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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마케팅 브레인 - 마케팅의 본질에 관한 브랜드 심리학자의 질문과 통찰
김지헌 지음 / 갈매나무 / 2026년 8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저는 AI를 꽤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AI 시대의 마케팅 브레인>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단순히 “AI로 마케팅하는 법”을 알려주는 실용서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읽어보니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이 책은 AI 활용법보다 AI 시대에도 결국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책이었습니다.
저자 김지헌 교수는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자 브랜드 심리학자로, KAIST 경영대학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KT 마케팅연구소와 CJ제일제당 브랜드 애널리스트를 거쳤고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강연과 컨설팅도 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라기보다 소비자 심리와 실제 브랜드 사례를 함께 연결하는 방식이 강점이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프롤로그에서 “AI 시대에는 마케터가 필요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오히려 AI가 발전할수록 마케터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입니다. 저도 AI를 사용하면서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AI는 무엇인가를 굉장히 빠르게 만들어줍니다. 카피도 쓰고, 아이디어도 내고, 이미지를 만들고, 자료도 정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 누구에게 필요한가, 왜 이걸 해야 하는가는 AI가 대신 결정해주지 못합니다.

이 책에서는 “기술은 변했지만 중요한 것은 여전히 사람”이라는 취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이 책 전체를 가장 잘 설명한다고 느꼈습니다. 킷캣의 “Have a break” 캠페인 사례도 흥미로웠습니다. AI 관련 유행을 단순히 따라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AI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피로와 관심을 기존 브랜드 메시지와 자연스럽게 연결했습니다. 결국 성공한 이유는 AI를 잘 알아서라기보다 사람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사업을 준비하면서도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은 자기가 만든 것에 너무 익숙해져서, 고객이 어디에서 망설이고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놓치기 쉽습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탐색 비용, 거래 비용, 사용 비용, 처분 비용, 공유 비용, 통제 비용이라는 개념은 그래서 실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탐색 비용’ 부분은 요즘 환경과 정말 잘 맞았습니다. 정보가 부족했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오히려 정보가 너무 많습니다. 소비자는 선택지가 적어서 힘든 것이 아니라, 너무 많아서 지칩니다. 저 역시 무언가를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고를 때 검색하다가 피곤해져 그냥 익숙한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케팅이 “더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선택을 쉽게 만들어주는 것”일 수 있다는 점은 사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꽤 중요한 힌트였습니다.
책의 또 다른 장점은 AI의 가능성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동화와 추천 기술이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소비자가 자신의 선택권을 잃었다고 느끼는 ‘통제 비용’도 함께 설명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특히 좋았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서비스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완벽하게 자동화된 시스템보다 내가 마지막에 선택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는 감각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남은 생각은 AI 시대의 경쟁력은 AI를 얼마나 빨리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AI는 평균 이상의 결과를 쉽게 만들어주지만, 그만큼 비슷한 결과도 쏟아냅니다. 결국 브랜드다운 선택, 고객에게 실제로 필요한 선택, 오래 기억되는 경험을 만드는 일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AI 시대의 마케팅 브레인>은 마케팅 분야로 나갈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AI 사용법을 하나 더 배우기보다, 고객이 무엇을 가치 있게 느끼는지부터 제대로 생각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무척 즐거운 독서가 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