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이의 안데스 일기 - 보고 듣고 읽고, 생각하며 쓰다
오주섭 지음 / 소소의책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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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질이의안데스일기 #오주섭 #소소의책 #신간 #추천도서 #베스트셀러


아침 7시 50분. 비행기는 리마 공항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옆 좌석에 앉은 미국인은 남태평양의 파도를 즐기러 왔다 했다. 내가 마추픽추에 간다 했더니 지금 갈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관문 공항의 비행기들이 한산하다. 입국 심사자이 한가하다. 짐을 싣고 돌아가는 벨트가 하나만 움직인다. 네 개의 벨트는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31 p <모질이의 안데스 일기> / 소소의 책 / 오주섭 지음




저는 여행 에세이를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시간을 따로 내어 여행을 훌쩍 떠나지 못하는 사회인이 되고부터 한 달에 최소한 두 권 정도 여행 에세이를 읽습니다. 여행 에세이를 읽으며 제가 가지 못하는 멋진 곳들을 상상하고 간접 경험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외출이 꺼려질 정도로 날씨가 추운 날에는 더욱 여행 에세이를 찾게 됩니다. 비록 현실은 추운 겨울이지만, 따뜻한 나라를 여행하는 글들을 읽으면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보다는 따뜻한 나라를 여행한 에세이를 찾고 있었는데요. 마침 이번에 소소의 책에서 출간된 신간 <모질이의 안데스 일기>를 읽으면서 남미 지역에 다녀온 듯한 낭만을 느껴보았습니다.


이 책을 쓴 오주섭 작가님은 철학, 문학, 역사, 과학 등의 책을 탐독하시는 박식한 분입니다. 그리고 연암 박지원의 글을 좋아한다고 책의 첫 부분에 쓰셨는데요. 확실히 <모질이의 안데스 일기>에도 연암의 글처럼 자유로운 분위기가 풍깁니다. 딱딱한 정보성 여행기가 아닌, 보고 듣고 읽은 것들을 솔직하게 쓴 글이어서 좋았습니다. 마치 여행의 현장에서 작가님과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그리고 마치 일기처럼 그 날 쓴 에세이들은 '날짜'가 모두 적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일기라면 이렇게 여행 에세이로 출간될 수 없을 것입니다. <모질이의 안데스 일기>는 소설처럼 흥미롭고 쉽게 읽히면서 여행지의 역사, 문학, 문화 등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페루, 잉카문명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이 책의 2장이 '페루의 사막과 나스카 라인과 쿠스코 광장'이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와키치나 사막의 해넘이 사진도 이 책에 컬러로 들어있는데 사진을 보면서 '와!' 감탄을 했습니다. 리마의 아르마스 광장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스페인이 지배했던 남미의 주요 도시에는 모두 아르마스 광장이 있다고 하는데요. 아르마스 광장에서 작가님은 잉카 제국의 피비린내를 맡는다고 썼습니다. 참으로 아픈 역사를, 작가님의 글에서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피사로가 페루에 도착하는 모습을 그린 리마 대성당의 벽화도 정말 멋있었습니다. 작가님은 프란시스코 피사로에 대한 설명도 글 속에 넣으셨는데, 여행지만 이야기하는 것보다 이렇게 여행지와 관련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잉카 제국에 대한 이야기는 3장에서 더 자세히 나옵니다. 이 책에는 마추픽추 전경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사진이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신비롭습니다. 잉카 제국에 대한 이야기는 역사책에도 많이 언급이 되어서 알고 있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 책에는 이미 알려진 이야기들보다는 작가님이 현장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들이 더 많이 실려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지식이 더 보완되는 느낌이어서 좋았습니다.




이 책은 영화, 다큐멘터리, 소설책보다도 더 재미있습니다. 페루, 볼리비아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는데, 파블로 네루다에 대한 이야기도 너무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예전에 TV에서 파블로 네루다의 집을 영상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설령 여행을 가지 못하더라도 다시보기 영상으로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작가님이 파블로 네루다의 집을 보고 쓴 이야기를 보니 더욱 관심이 생겼습니다. 라 체스코나가 파블로 네루다가 젊은 시절을 보낸 육신의 흔적이라면, 태평양의 파도가 일렁이는 이슬라 네그라는 그의 시적 영혼이 태어난 자궁이라고 합니다.


칠레 정치사를 장식한 두 인물이 태어난 '발파라이소'라는 도시에 대한 글을 읽을 때도 집중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역시 여행을 하기 전에 이렇게 인물, 역사 등을 미리 공부해둔다면 훨씬 더 풍부한 것들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은 남미 지역의 역사, 문학, 문화 등 인문학적인 지식도 풍부하고 이백의 <춘야연도리원서>를 인용할만큼 한문 고전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남미 지역을 종횡무진 작가님과 돌아다니며 한껏 보고 듣고 깨닫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제가 알지 못했던, 신비로움으로 둘러싸인 남미의 세계를 이 책을 통해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뛰어난 글솜씨과 인문학적인 소양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떠나가지 않았습니다. 오주섭 작가님의 여행기가 앞으로도 계속 출간되기를 바랍니다. 더 많은 세계를 여행하시고 지금처럼 좋은 여행에세이들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남미 지역에 관심이 많은 예비 여행가분들께도 <모질이의 안데스 일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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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 뉴질랜드 - 크라이스트처치ㆍ퀸스타운ㆍ오클랜드ㆍ웰링턴, 2025~2026년 최신판, 완벽 분권 follow 팔로우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
제이민.원동권 지음 / 트래블라이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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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팔로우뉴질랜드 #travelike #여행 #신간 #추천도서


통가리로 국립공원은 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방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마운트 루아페후에는 스키장이 있는데 개인 차량으로 비교적 쉽게 갈 수 있으며, 약 8시간 걸리는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핑 트레킹 코스를 걸으면 마운트 나루호에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팔로우 뉴질랜드> 1. 여행 준비의 모든 것을 한 권에! 최강의 플랜북 중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가보고 싶은 나라가 '뉴질랜드'입니다. 뉴질랜드는 자연환경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어떤 지역이든 인구밀도가 낮아서 환경이 쾌적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야말로 판타지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멋진 신세계같은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상대적으로 미국, 일본, 중국 등과 같이 접근성이 좋은 나라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여행 정보가 잘 알려져 있지 않기도 하고, 출간된 책도 많지 않은 편입니다. 그래서 뉴질랜드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혼자 발품을 팔아 정보를 모을 수밖에 없는데요. 최근 <팔로우 뉴질랜드>라는 책이 출간되어 뉴질랜드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팔로우 뉴질랜드>에는 인터넷에 없는 새로운 여행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뉴질랜드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유용한 정보들이 가득 들어있어요. 뉴질랜드는 행정적으로는 16개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 책에서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주요 여행지를 중심으로 동선을 직접 계획할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습니다. 또한 뉴질랜드에 대한 약간의 호기심만 가지고 계신 분이라도 이 책을 읽다보면 뉴질랜드의 매력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쓴 제이민 작가님은 뉴질랜드를 마치 지구의 축소판과 같다고 썼습니다. 남반구의 알프스라 불리는 마운트 쿡 국립공원, 북유럽이 떠오르는 피오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세 권으로 분리할 수 있게끔 되어 있어서 실용도도 높습니다. 1권은 플랜북, 2권과 3권은 실전 가이드북으로 되어 있는데요. 1권은 뉴질랜드 여행 준비를 위한 기본 정보, 여행법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2권과 3권보다는 좀 더 얇은 편입니다. 뉴질랜드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는 2권과 3권에서 나옵니다. 2권에는 크라이스트처치를 기준으로 웨스트코스트, 마운트 쿡, 퀸스타운, 스튜어트 아일랜드, 더나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3권에서는 케이프 레잉가, 와이카토, 로토루아,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으로 가는 코스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관광명소, 맛집, 쇼핑, 숙소, 액티비티, 온천, 트래킹, 방문자 센터, 주차장, 주유소, 대성당, 로드 트립 등 뉴질랜드 여행자라면 꼭 알아야 할 각종 정보들이 들어 있어서 이 책만 읽어도 마치 뉴질랜드를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이 책에는 <반지의 제왕> 촬영 명소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도 몰랐던 사실인데, 뉴질랜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찾아오는 모험과 판타지의 나라가 되었다고 합니다. 영화 속 마을인 호비튼, 영화 속 쳇우드숲인 타카카 힐, 영화 제작소 웨타 워크숍 웰링턴 등이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는데 단순한 정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관광 팁'까지 있습니다. 작가님은 개인 차량이 없다면 웰링턴 일대 촬영지를 방문하고 웨타 워크숍까지 돌아보는 당일 투어를 이용하는 게 편하다고 추천해 주셨는데요. 요금도 하루 코스와 반나절 코스도 나누어 소개해 주시고 홈페이지 주소까지 책에 있어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꼼꼼한 여행 가이드 책은 처음입니다.




또한 지도 QR코드도 수록되어 있어서 노선 정보, 메트로카드 판매 처 등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를 여행할 때 이 책 한 권만 들고 가면 시간 낭비, 돈 낭비 할 것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마운트 쿡 국립공원에도 관심이 많은 편인데, 이 책에는 '마운트 쿡을 더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도 나와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마운트 쿡 빌리지 트레킹 고스가 빠짐없이 정리되어 있고, 사진과 표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습니다. 여행 정보, 가는 방법, 주소, 전화번호, 운영 시간, 홈페이지, 사진이 빈틈없이 들어 있어서 뉴질랜드 여행자에게는 필독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뉴질랜드 여행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편집도 잘 되어 있어서 보기에도 편하고, 올 컬러판임에도 부담스러운 크기, 무게의 책도 아닙니다. 그야말로 여행 가이드책의 장점, 실용서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는 책입니다. 뉴질랜드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께 꼭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저도 뉴질랜드 여행 계획을 세우기 전, 이 책을 꼭 참고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멋진 책을 만들어주신 작가님들과 출판사 관계자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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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비 오앵도 탐 청소년 문학 37
신현수 지음 / 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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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듣는 앵도 목소리가 율은 너무 반가웠다. 지금 읽는 책이 뭔지도 금방 알아봤다. 율과 건휘가 마루로 막 오르려는데 이번엔 공주 목소리가 날아왔다.

"아이고 어떡해! 농사를 다 망친 게야?"

"계속 들어보시어요, 공주마마."

앵도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107 p <책비 오앵도>






로맨스에 역사물이 가미된 소설 장르는 유행을 타지 않고 언제나 인기가 많습니다. <해를 품은 달>, <성균관 유생의 나날>은 발표된 지 꽤 오래된 작품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습니다. 저는 현대 로맨스보다 이렇게 옛 역사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굳이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이야기를, 시간을 내어 소설로 읽는 것보다는 제가 잘 몰랐던 역사 속에서 로맨스를 만나는 게 더 설렌다고 해야 할까요? 요즘 조선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물을 읽고 싶던 차에 신현수 작가님의 <책비 오앵도>를 만났습니다.


<책비 오앵도>는 재미있고 달달한 연애소설입니다. 저는 '책비'라는 직업을 이 소설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책비'는 책을 읽어주는 직업을 말합니다. 책을 읽어주는 직업이라고 하면 왠지 고상하고 멋진 직업 같지만, 조선 시대에는 신분이 낮은 사람이 했던 직업이라고 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앵도는 본래 천한 신분이 아니었습니다. 실은 예조 판서였던 윤공회의 4남 1녀 중 외딸이며 본명은 유설영이었지요.


그런데 윤 예판이 주상을 독살하려 한 역모의 주모자라는 누명을 쓰게 됩니다. 그리고 설영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말아요. 아버지, 오빠들이 참형을 당하고 어머니는 자결을 하고, 친가와 외가 쪽 삼족이 멸해지는 비극을 겪습니다. 그나마 설영은 전라 관찰사의 사노비로 하사되며 목숨을 건집니다. 이때 윤 예판의 막역지우였던 우 대감이 극비리에 설영을 빼내 자결한 것으로 위장시킵니다. 그 후 설영은 '앵도'라는 이름의 책비가 되어 세책방에서 머물게 됩니다.




이렇게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니고 있는 앵도이지만, 성격은 늘 당차고 밝습니다. 사과 받을 일이 생기면 당당하게 따질 줄 알고, 현실에 안주하며 우울해하기 보다는 아버지의 누명을 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합니다. 세책방에서는 '인기있는 책비'로 활약을 하지요. 앵도의 이야기만으로도 재미있는데, 사랑 이야기까지 나오니 더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습니다. 이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로맨스'이기 때문이에요. 앵도는 자신만큼 책을 많이 읽고 외울 줄 아는 독서가인 세자 율과 점점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데요. 앵도와 율의 만남은 처음부터 낭만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되지요. 책이 둘을 이어준 고마운 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자인 율은 경서, 사서 등도 열심히 공부하지만 <광통교 연가>와 같은, 당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염정소설 또한 재미있게 읽는 진정한 독서가입니다. 조선 사대부들은 소설을 잡글이라고 폄하하며 무시하는 성향이 있었잖아요. 하지만 율은 독서에 대해 개방적인 견해를 보여주는데, 이러한 율의 성격도 참으로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앵도와도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소설을 찾고 계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소설입니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달달하고 설렌 기분을 느껴 보았습니다. 그리고 책비라는 직업을 알게 된 점도 좋았습니다. 앞으로 일너 스타일의 로맨스물이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포스팅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책비오앵도 #탐 #신현수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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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해상도를 높여라 - 일 잘하는 사람은 선명하게 생각한다
곤도 유타카 지음, 명다인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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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생각의해상도를높여라 #곤도유타카 #지니의서재 #신간 #추천도서


'해상도가 높은 사람'은 사고가 선명하고 세세한 부분까지도 깔끔하고 명확하게 바라본다. 이를테면 영업직에 있는 '해상도가 높은 사람'은 고객에 관한 정보를 상세하게 파악한다. 고객의 나이는 물론이고 어떤 생활을 하고 있고 어떤 옷을 즐겨 입는지까지.


-13 p / <생각의 해상도를 높여라> / 지니의 서재 / 곤도 유타카





학창 시절에는 단순히 공부만 잘하면 '훌륭한 학생'으로 인정받습니다. 그러나 사회에 나오면 공부를 잘하는 것과는 다른 능력이 필요합니다. 바로 '일머리'입니다. 학생 시절을 마치고 사회인이 되는 순간부터 '일머리'가 있느냐 없느냐는 한 사람의 진로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착하고, 성실하더라도 일머리가 없어서 일을 잘 못한다면 생계조차 위태로울 수가 있습니다. 일머리가 부족한 사람은 직장에서 더욱 위축되고, 자신을 비하하게 됩니다. 게다가 일머리는 공부처럼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능력처럼 보이지도 않아요.




하지만 일머리가 없다고 이제 더이상 위축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곤도 유타카 작가님이 쓴 <생각의 해상도를 높여라>에 '일 잘 하는 사람만이 아는 51가지 고해상도 사고 트레이닝'이 공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해상도는 그림을 종이에 인쇄하거나 웹 사이트에 파일을 올릴 때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작가님은 최근 이 해상도라는 용어가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사용되고 있다고 씁니다. '해상도가 높다'라는 말은 사고가 선명한 상태이고, '해상도가 낮다'라는 말은 사고에 안개가 낀 것처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과 미래 모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일을 잘하고, 잘하지 못하고는 결국 '해상도' 차이에서 온다는 게 작가님의 생각입니다. 곤도 유타카 작가님은 딜로이트 토마츠에서 3,000곳 이상의 기업을 맡아 총 1만 명 이상의 직장인들을 컨설팅한 엘리트입니다. 그래서인지 확실히 일반인들과는 다른 예리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의 45쪽에는 구체화 사고력, 추상화 사고력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요. 바로 이 두 가지가 높은 해상도를 지닌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해상도가 높은 사람이 되려면 구체화 사고력과 추상화 사고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 책에서는 해상도를 높이는 사고력 훈련을 제시하고 자신만의 답을 찾도록 유도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독자는 자연스레 해상도가 높아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추상화 사고를 훈련할 경우, 독특하고 예리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데 사실 통찰력을 갖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통찰력이란 그저 사람마다 타고난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여러 가지 통찰력을 기르기 위한 기본 훈련 문제들을 제시해 줌으로써 세밀하고 깊이있는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사실 사고력 트레이닝 책은 대부분 어렵습니다.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서 구입한 책인데, 책을 읽을수록 오히려 더 머리가 아파지는 경험을 하는 건 비단 저 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생각의 해상도를 높여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책은 술술 읽히고, 제시되는 문제들은 실제 회사원들이 사내에서 직면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현실성이 있기 때문에 집중이 잘 됩니다. 작가님은 막연히 이런 문제들을 연습하면 사고력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쓴 것이 아닙니다. 딜로이트 시절,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해보았던 방법들을 담아 놓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일을 잘 하고 싶어서 <생각의 해상도를 높여라>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일머리가 있어야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저는 일머리가 생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넘어서서 '똑똑한 생각을 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흐리멍텅한 상태로 살았다가 비로소 멀쩡한 정신으로 다시 깨어난 기분입니다. 직장에서 일을 잘 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분들 뿐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 자체를 배우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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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고르의 절망 수업 - 실존주의 철학자가 말하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삶의 연금술
쓰쓰미 구미코 지음, 전경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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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고르 #실존주의 #철학 # 철학자 #절망 #죽음에 이르는 병


자신의 진심을 깨닫는 방법, 즉 진심으로 사는 삶의 중요성을 일찍이 설파한 철학자가 키르케고르입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온 마음을 다해 살았으면 좋겠다." 저는 이 책에서 키르케고르가 되어 이 진실을 전하고 싶습니다.


-<키르케고르의 절망 수업> / 쓰쓰미 구미코 지음 / 전경아 옮김 / 10 p




철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키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유명한 저작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철학과에 재학 중이던 시절, 저는 이 책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학부 수준에서는 중요한 철학자들의 사상만 공부하다보니 키르케고르의 철학까지 살펴볼 필요가 없었고,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책 제목도 무언가 음습한 느낌이 들어 일부러 관심을 두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와 이런저런 상처를 받으면서 다시 철학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세상과 사람에 실망을 하면서 철학에 기대고 싶었달까요. 그리고 문득, 키르케고르가 떠올랐습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제목이 대학 시절에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지만, 이제는 이렇게까지 우울한 제목을 쓸 수 밖에 없었던 키르케고르가 이해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키르케고르의 책을, 사회의 풍파를 거친 뒤에야 읽었습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를 읽고 무언가 아쉬움이 남아 키르케고르의 책을 찾던 중, 눈에 띄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쓰쓰미 구미코의 <키르케고르의 절망 수업>입니다. 이 책의 부제는 '절망을 연구한 철학자에게 배우는 꽉 막힌 인생에서 벗어나는 방법'입니다. 저는 최근 절망에 부딪히는 일이 있었는데, 그 마음을 어디에도 털어놓을 수 없어서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자는 키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을 탐독한 후 '자신의 고민을 깊이 이해하고, 스스로의 삶의 방식을 철저하게 고민하며, 영혼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솔직한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깨달음에서 끝내지 않고, 저자는 독자들을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구해내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니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키르케고르의 사상을, 딱딱한 철학서가 아닌 드라마 대본처럼 대화식으로 풀어나갑니다. 계속 들여다보고 싶은 대화인데, 사실 그 대화는 시시껄렁한 내용이 아닙니다. 저자의 직업이 가족 관계 심리사인만큼, 이 책에는 나름대로 개인적인 고민을 가지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사례가 나옵니다. 아내에게 말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고민이 있는 32세 회사원, 최근 들어 가슴이 답답하고 울적한 기분을 느끼고 있는 33세 회사원, 남편 때문에 고민이 많은 45세 주부, 친구들을 모아서 가상화폐 투자 그룹을 만든 46세 독신 남성,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좌천 위기에 처해 있는 38세 영업부 과장 등. 우리 사회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어른들이 이 책에 등장합니다. 이들은 키르케고르와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절망이 무엇인지, 그 실체를 확인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을 정합니다.


키르케고르는 실존의 단계를 총 3개로 나누었습니다. 심미, 윤리, 종교가 바로 그것인데요. 저자는 이 책의 68쪽에서 키르케고르가 '종교적 실존'이라고 말한 것이야말로 자신의 본래 모습을 깨닫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 즉 실존의 최종 단계라고 할 수 있다는 점을 썼습니다. 물질 만능주의 사회가 되어감에 따라 실존철학의 의미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와중에도, 저는 키르케고르가 말한 실존의 단계를 읽으며 무릎을 쳤습니다. 제가 알고 싶던 생의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까요? 아직은 저도 1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나약한 사람이지만, 3단계인 종교적 실존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키르케고르의 절망 수업>은 철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키르케고르 입문서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철학이라는 학문을 알기 위한 입문서가 아닌, 현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며 절망하는 원인을 키르케고르의 입장에서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상담서입니다. '키르케고르'나 '실존'에 너무 겁먹지 말고, 현재 누구에게도 꺼내놓지 못하는 답답한 고민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이 책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절망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해법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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