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나는 천재다! - 어느 천재의 일기 다빈치 art
살바도르 달리 지음, 최지영 옮김 / 다빈치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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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천재의 일기'라는 부제처럼 일기라는 장르에 충실한 글이다. 읽는 사람이 이해하건 말건, 동의하건 말건 상관없이 스스로 하고 싶은 말만 한다.  - 어쩌면 이해 못하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진지하게 해봤다. - 괴발개발 갈겨놓은 낙서같은 문장들에 문득문득 짜증이 몰려와 읽기를 집어치우고 싶을 때도 있다. (결국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던 비결은 그 '이해'를 포기한 데 있다.)

 예술작품을 보면서 창조에 대한 욕구를 대리만족하듯이, 책을 읽으면서 예술가의 삶에 대해 대리만족한다. 출근도 없고, 퇴근도 없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그리고 싶을 때 그리고, 게다가 이따위로 휘갈긴 글로 책까지 낼 수 있다! 창작의 고통, 인정받지 못하는 설움, 가난, 예술가에서 쉽게 연상할 수 있는 고뇌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적어도 이 책에서 달리는 그저 즐거운 예술가일 뿐이다. 

 달리는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지금도 잘 모른다. 언제 어디서 태어났고 몇살에 어떤 작품을 그렸고 그런 건 멋진 그림을 즐기기 위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저 그림은 무슨 의미인지, 그 때 시대 상황은 어떻고 작가는 어떤 사상을 가졌는지, 밥벌어먹고 살 거 아닌 바에야 머리 아프게 따질 필요있나, 내 눈에 멋지면 엽서나 한장 사서 벽에 붙여 놓으면 그걸로 좋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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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이웃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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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서의 글은 항상 물 흐르듯 매끄럽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글을 써본 사람은 - 정확히 표현하자면 글을 잘 쓰려고 애써본 사람은 - 그 진부한 칭찬에 목말라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왜 내가 쓰는 문장은 항상 '어딘가' 어색한지, 왜 고치면 고칠수록 더 어색해지는지, 왜 결국은 맨 처음 썼던 문장으로 돌아오는지. 이런 고민 사이를 몇 번 오가다 '역시 천부적 재능'의 문제로 결론내리고 어설픈 살리에르 흉내를 낼 때 상대로 고르는 사람 중에 하나가 박완서다.

 이 책은 내가 지금까지 읽어왔던 박완서 책 중에서 가장 '덜 매끄럽다'. 속셈이 너무 빤히 보이는 장치나, 실제로는 아무도 소리내 말할 것 같지 않은 대화체. 이야기하고 싶은 의욕 가득한 설익은 네가 - 나보다 너인 경우 훨씬 크게 잘 보인다 - 항상 하는 낯익은 실수들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반가우냐고? 천만의 말씀. 결국 '역시 천부적 재능' 타령은 노력하지 않는 자의 변명일 뿐이라는 진부한 진리를 다시 한번 쓰게 삼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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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patience was the mood of the young sit-in demonstrators: impatience with the courts, with national and local governments, with negotiation and conciliation, with the traditional Negro organizations and the old Negro leadership, with the unbearably slow pace of desegreation in a century of accelerated social change. p.56


 Between the unequivocal supoorters and the conservative diehards in the adult Negro community was a third group, whose response to the new militancy of the college generation was complex and curious.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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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9년 티베트에서 중국의 침략을 피해 80이 넘은 노스님이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에 왔었다. 그때 기자들이 놀라서 노스님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 나이에 그토록 험준한 히말라야를 아무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넘어올 수 있었습니까?"
 그 노스님의 대답이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왔지요"
 자신의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왔단다. 그에게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일도 이와 같다. 순간순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면서 산다. 문제는 어디를 향해 내딛느냐에 있다. 당신은 지금 어느 곳을 보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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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산처럼 - 이오덕의 자연과 사람 이야기 나무처럼 산처럼 1
이오덕 지음 / 산처럼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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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받기 싫은 질문이 몇가지 있다. 그 중에서 으뜸은 '이거 알아?' 그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그 주제에 대한 나의 지식이나 관심도를 가늠(대부분은 단정)하고자 하는 질문. 이 할아버지께서도 같은 질문을 하신다. "~새 울음 소리가 어떤지 알아요?" 책장을 덮은지 얼마나 됐다고 그 새 무슨 새였는지도 기억 못하니 난 빼도박도 못하는 면박감이다. 그래도 밉지않은 영감님이다.

 나무 하나 풀 한포기 함부로 하지 않는다. 이렇게 아끼는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소중함을 느끼고 함께 아끼게 된다. 앞으로 계속 써먹기 위해서 지금 아껴야한다는 소위 이성적인 환경보호론보다 잘설명할 수는 없어도 마음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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