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5집 - Seo Tai Ji [재발매](솔로 1집)
서태지 노래 / 예당엔터테인먼트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지금까지 들어온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반, 그리고 서태지 혼자 이름으로 나온 세장의 정규음반 모두를 통틀어 가장 정체성이 뚜렷한 음반이다. 이 음반으로는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았고 처음에 발매했을 때는 가사마저 없었다. 오로지 음악 그 뿐이다. - 물론 뮤직비디오도 내가 알기로만 세편 이상 나왔고 은퇴번복이라는 이벤트가 있었지만, 다른 음반들에 비해서는 가장 조용히 내놓았다 -

 서태지는 대중에 새로운 것을 소개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그것이 새로운 음악 장르이건 새로운 패션이건 새로운 공연문화이건. 그 새로운 무언가를 항상 멋지게 소화하고는 있지만 가끔은 그 '새로움'을 위해 서태지 '그 자신'을 보류해두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둔한 대중이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서태지의 음반 중 가장 편하게 들을 수 있다. 음악도 목소리도 화려하진 않지만 지루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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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윌 헌팅
구스 반 샌트 감독, 로빈 윌리암스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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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느 대학 청소부가 복도에 적어놓은 수학 문제를 푸는 천재라는 것이 밝혀진다, 두 무명 배우가 함께 쓴 시나리오로 영화가 제작되고 두 사람은 모두 스타가 되었다. 어느 쪽이 영화라고 해도 믿어질 정도로 현실에서 일어날 확률이 낮은 사건이다. 영화도 동화같고 코멘터리도 동화같다. 화면은 밝고 따뜻하고 감독과 배우는 친밀하다.

 윌은 천재에다 아동학대를 받았던 기억이 있는 극단적인 인물이지만, 윌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낯설지 않다. 자신의 재능에 대해 믿음이 없고, 자신이 속한 세상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무도 정해주지 않는다. 나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이 나에게 다가올 수록 나의 단점들을 보고 도망갈까봐 두렵다. 이 모든 문제들을 당신은 물러서서 볼 수 있다. 그 똑똑한 윌이 헛똑똑이 짓하느라 자신이 가진 기회와 소중한 사람을 날려버리려는 그 모든 과정을.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당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스스로 그런 바보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사람 앞에서 일 앞에서 생각만 너무 많으면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다. 20대니까, 아직은 잃을 게 없으니까, 30대에 40대 걱정은 그때 가서 하기로 하자. 지금은 윌처럼 집을 떠나도 괜찮을 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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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템 아쿠아수르스 논 스탑 수분크림(중성,복합성용) - 50ml
비오템(Biothe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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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피부타입 : 지성

 스킨에 수분크림 하나만 발라도 번들거려보이는 막강 지성이라 화장품 리뷰 사이트에서 상품평도 좋고, 면세점에서 샘플을 발라봤을 때의 느낌도 좋아서 구매하게 되었다.

 예전에 쓰던 제품은 참존에서 나온 시알디 하이드레이팅 크림이었는데 그 제품과 단순히 비교해보자면 이 제품이 훨씬 유분이 없고 흡수도 잘 되는 편이다. 그리고 얼굴에 붉은 기운이 많고 여드름이나 기타 트러블이 생기고 나면 가라앉고 나서도 그 자리가 붉게 오래 남아 있는 편인데, 이 제품을 사용하면 조금 덜 붉어보이고 시원한 느낌이다. 향도 자극적이지 않고 산뜻하다. 가격이 보통 국내 웬만한 브랜드 수분크림 두배 정도 하는데 메이크업을 하지 않아서 기초 화장품 외에는 화장품에 돈 들일 필요가 없는 나로서는 제 값을 한다고 평가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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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객체지향적 프로그래밍
노희영 / 상조사 / 199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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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부 2학년,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고급 혹은 저급 프로그래밍 언어'들'의 광풍에 넋을 잃고 방황하던 시절, 한줄기 광명의 빛(을 봤다면 졸업 후 한 삽질의 80-90%는 안했겠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소 위안이 되어준 책이다. 개념과 문법, 두마리의 토끼를 잡겠다고 죽도 밥도 아닌 500-1000페이지짜리 배게 책이 가장 많이 나오는 언어가 C++인데, 이 책은 개념 하나만 생각한 책이다. '예제를 위한 예제' 코드도 없고 어거지로 만든 멤버 변수나 함수를 덕지덕지 붙인 클래스도 없다. 책은 가볍지만 실속 있다.

 다른 원서나 일반적인 번역서의 용어와 도저히 연결할래야 할 수 없는 해괴한 용어의 한글화(오버로딩 같은 건 웬만하면 그냥 번역하지 말거나 적어도 영어 병기는 해줬으면), 혹은 조사나 접속사 외에는 모두 원문 그대로 옮긴 번역 덜 된 책(혹은 번역 덜 된 책처럼 쓴 책), 이해하기 쉬우라고 든 비유가 더 헷갈리게 하는 책, 이런 '고문'서들에 지친 사람이라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점으로 한 번 읽어보면 도움이 될 수 있다. - 물론 대부분 절판이다. 학교 도서관에는 종종 있는 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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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음식에 관한 사소한 비밀
김안나 지음 / 리즈앤북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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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 시간이 조금 어긋나서 서점에서 동생을 기다리다가 선 채로 다 읽었다. 어디에 '비밀'이 있는지는 모르겠고 정말이지 '사소'하긴 하다. 신문이나 잡지 한 귀퉁이에서 심심풀이로 읽던 내용들을 이리 저기 모아 짜집기 한 것 같다. 그것도 얼기 설기, 활자도 크고 여백도 많다.

 음식에 대해 나름대로 철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문화사에 조예가 깊은 것 같지도 않다. 누구나 어떤 책이든 대단한 동기 의식과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소소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얼마든지 재미있고 보람있을 수 있다. 자신의 경험이나 느낌을 잘 다져넣을 수도 있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독자를 유혹하는 재주를 부릴 수도 있다. 다만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책의 저자가 되고 싶은 의지가 별로 없는 듯 하다.

 서점에서 만화책이나 잡지만 랩핑할 게 아니라 이 책도 랩핑해야 할 것 같다. 예쁜 표지에 끌린 파리만 너덜해지도록 들끓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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