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이별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고스케는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난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 같은 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 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인연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침몰하는 배를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 네 명의 멤버들은 비틀스를 구하려 하지 않은 것이다.(269쪽)
"당분간 용돈은 없으니까 그런 줄 알아."
고스케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 거울에 비친 아버지를 보았다.
"당연하지." 아버지가 말을 이었다. "너, 만 엔 있잖아. 그거면 충분해."
또 그 얘기인가 하고 짜증이 났다. 기껏해야 만 엔에. 게다가 아이를 상대로.
아버지는 손을 씻지 않고 화장실을 나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스케 안에 있던 어떤 끈이 뚝 소리를 내며 끊겼다.
아마도 그건 아버지 어머니와 맞닿아 있기를 바라는 마지막 마음의 끈일 터였다. 그것이 뚝 끊겼다. 그것을 고스케 스스로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278쪽)
일단 마음의 끈이 끊겨버리면 두 번 다시 이어지는 일은 없다......(293쪽)
포스트잇을 붙이다 알았다.
내가 '끈'에 연연하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