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 - 제1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276
임지윤 지음, 조승연 그림 / 창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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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걸 우연이라고 해야 하나...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을 읽자 마자 새가 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뒤이어 읽은 책이 데이비드 알몬드의 <내 이름은 미나>였는데 이 책에도 새 이야기가 제법 많이 나온다. 새 뿐만 아니라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의 마니엄마가 좋아하는 명언도 꽤 나온다.

또, 런던도서전에 참가하여 우리 그림책을 알리고 돌아오신 이상희선생님께서 선물로 챙겨주신 가방(출판사 홍보용)에도 아주 커다란 앵무새가 떡하니 인쇄되어 있었다. 런던에서 한국까지 내 품에 안기기 위해 날아온 앵무새~

아! 소름.... 이 정도면 우연이 아닌 필연? 좀 억지스러운가?

 

 겉보기에 평범해 보이는 마니네 집에 우연히(절대 우연이 아니었지만) 날아든 한 마리의 앵무새 덕분에 마니네 가족은 자신들의 문제를 들여다보게 된다. 가장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마니아빠, 성공을 위해 매일 명언을 벽에다 붙여가며 스스로에게 긍정최면을 거는 마니엄마,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꿈은 무엇인지 자신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마니, 입을 굳게 닫아버린 동생 차니.

게다가 우연히 날아든 앵무새 한비마저도 스트레스로 제 털을 스스로 뽑아대는 문제있는 앵무새였다.

 앵무새를 돌려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속에서 마니는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없어도 크게 상관없었던 '친구'라는 존재를 받아들이게 된다. 특히 어른들이 바라는 앵무새 같은 아이가 되기 보다는 '내 인생의 조언자는 바로 나' 라고 외치는 당당한 아이로 성장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좀 당황스러웠다. 마니의 눈에 비친 마니엄마의 모습때문이다. 마니엄마의 행동이 여러가지로 나와 중첩되는 부분이 많아 어쩌면 내 아이들도 나를 저런 눈으로 보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뭐든 엄마 식대로 말하는 버릇이 있다.

엄마는 동물을 싫어한다. 강아지는 커녕 물고기 한 마리도 못 키우게 한다.

엄마의 어릴 적 꿈이 선생님이었다며 대한민국에 그만한 직업은 없다고 했다.

아줌마들의 대화는 언제나 나를 당황하게 한다, 원래는 다른 이유가 있는데 그게 완전히 새로운 이유로 탈바꿈한다고나 할까.

우리 엄마가 수다쟁이로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집에서는 별로 말이 없다. 꼭 필요한 말(잔소리)만 한다.

엄마는 다른 사람 앞에서 꼭 내 흉을 본다.

엄마는 내 편은 안 들어주고 남의 편만 든다.

나는 엄마와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엄마는 그런 줄도 모르는 것 같다.

 

어쩌면 동화는 아이들보다 어른이 먼저 읽어야 하는 게 아닐까.

명언을 좋아하는 마니엄마에게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를 강추한다. 꼭 벽에 걸어두기를 바란다.

 

즐겁게 살기 위해 태어난 새가

어찌 새장 속에 갇혀 노래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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