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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 뼉다귀 ㅣ 힘찬문고 5
이주홍 지음 / 우리교육 / 1996년 12월
평점 :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들에게 맞는 동화만을 아동문학가 이재복님이 일일이 신문과 잡지에서 찾아내어 따로 모아 엮은 책이다.
총 12편의 동화중 처음 7편의 동화는 해방 후 발표한 작품들이고, 나머지 다섯 편의 작품은 1930년대 <신소년>과 <동아일보>에 실린 작품이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해방 후 발표한 작품보다는 일제강점기에 발표한 이주홍 선생님의 작품을 좀 더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일제 강점기라는 어두운 시절이었음에도 현실을 작품 속에 적극적으로 반영했고, 살아 숨쉬는 듯한 생동감 있는 인물(캐릭터) 표현 또한 놀라웠다.
<청어뼉다귀>, <잉어와 윤첨지>에서는 볼썽사나운 지주의 모습을, <개구리와 두꺼비>, <멸치>에서는 우화 형식을 사용하여 현실을 풍자하며 재미까지 더한다.
<눈물의 치맛감>은 마해송 선생님의 <꽃아! 내 춤을>과 비교하여 읽어보았다. 동시대에 활동한 두 작가가 같은 소재를 가지고 다른 결말을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두 작가의 민족관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도 이런 현실적인 소재를 다룬 이주홍 선생님이어서 해방 후의 작품 또한 분단의 아픔 등 시대를 반영한 작품들 일거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가난으로 고통 받는 처참한 현실과 그럼에도 지켜야 할 윤리의식만 남아 있어 다소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청어뼉다귀> 동화집에는 이주홍 선생님의 글맛을 살리기 위해 사투리를 그대로 사용하고, 책 하단에 표준어를 명시해 놓았다. 만약 <청어뼉다귀>를 표준어로 고쳐 '청어뼈다귀'로 했더라면 글의 맛이 훨씬 덜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뼉다귀'라는 단어에서 왠지 모를 우리 민족의 근성, 힘, 울분 이런 것들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