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멍 강옵서 감동이 있는 그림책 1
박지훈 글.그림 / 걸음동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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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로 휴가를 다녀온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이 책을 보는 아이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첫장부터 마구 아는 척을 해댄다.
"와, 성산 일출봉이다. 우리 저기 끝까지 올라갔잖아. 힘들어 죽는 줄 알았지?"
"그래도 멋있었잖아."
자기들끼리 난리다. 

처음엔 <어멍 강옵서>의 뜻이 '엄마, 빨리 오세요' 인줄 알았다.
요즘 사람들이 자주 쓰는 표현중에 '걍'이라는 말이 있어서 '그냥... 빨리'  그런 뜻인줄로 착각했다.
제주도 방언을 찾아보니 '빨리 오세요'는 '혼저옵서'(혜은이 노래 '감수광'에 나오는)고, '강옵서'는 '갔다오세요, 다녀오세요'였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제주방언만 모아봤다.
어멍(엄마), 아방(아빠), 재게(빨리), 도르멍(뛰어), 과랑 과랑(쨍쨍). 

은정이 엄마는 해녀다.
엄마랑 함께 놀고 싶은 은정이는 물질하러 가는 엄마에게 "어멍은 나보다 바다가 더 좋지?" 하며 심통을 부린다.
속상한 마음을 안고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다 은정이는 엄마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은정이를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바다에서 물질을 하는 어멍한테 왜 심통을 부렸을까 생각하니 놀아도 신이 나지 않는다.
그때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하고, 은정이는 바다 속에 있는 어멍생각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다행히 비가 그치고, 어멍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면서 은정이는 말한다. 


"어멍, 나 밥 많이 먹고 쑥쑥 클 거다."
"왜?" 
"그래야 어멍이 물질할 때 같이 하지."
어멍은 먼 바다만 바라볼 뿐 아무 말이 없습니다.
 

어멍이 무슨 심정으로 바다를 바라봤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온다. 
고생하는 엄마를 위해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하는 딸의 마음이 고맙고 이쁘기는 한데, 이 힘든 일을 너마저...... 

작가 박지훈은 제주도에서 보냈던 어린시절을 생각하며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사실 박지훈의 그림책 <똥떡>을 보면서 딸아이가 너무 무서워해서 당황했던 적이 있다. 솔직히 나도 무서웠다.
반면 <어멍 강옵서>는 책 속의 유채꽃을 만지면 노란 물감이 손에 묻어날 것 같고, 돌담을 만지면 서걱거리는 돌의 느낌이 전해질 것 같아 자꾸 더듬어보게 된다. 

지금 제주도는 어디를 가든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바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선정 발표한 스위스 N7W(www.new7wonders.com)재단은 2007년 7월부터 3차에 걸쳐 전세계 1억명의 인터넷 및 전화투표, 전문가 심사 등을 통해 2009년 9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7대 자연경관 최초의 후보지 452곳 중 최종후보지 28곳을 선정, 발표하여 2011년 11월 11일 최종발표가 있다. 
어마어마한 경제적 파급효과와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 상승 등 선정시 기대효과가 큰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에 힘을 보태야 할 때이다. 
인터넷 투표로 참여했는데 번거롭지도 않고 생각보다 훨씬 쉬웠다.  
오는 11월 11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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