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여름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16
하타 코시로 그림, 후지와라 카즈에.하타 코시로 글,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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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이 되면 난 이 그림책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앞표지와 뒷표지를 쫘~악 펼쳐서 아들에게 보여줬다.
"와! 나도 저기 가고 싶다."
그 맘 이해한다. 나도 달려가고 싶은데...

희멀건 도시 촌놈 케이와 유이는 심심해서 미칠 지경이다.
방학은 했는데...아, 심심해. 뭐 재미있는 일 없을까?

외삼촌에게 시골로 놀러 오라는 엽서를 받은 케이와 유이.
이제부터 진짜 여름방학 시작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엄마는 안녕하시니?" 하고 묻고, 이발사인 외삼촌은 보자마자 머리를 싹둑싹둑 잘라버린다.

발가락까지 새까만 마을 아이들과는 대조적인 케이와 유이.
마을 아이들 쫓아다니느라 힘겹기만 하다.

이 장면 정말 날 미치게 만든다.
이렇게 매미소리 들리는 시원한 계곡에서 수박 한 입 베어 물고 책이나 한번 실컷 읽어봤으면...

지칠대로 지친 케이와 유이.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소나기가 마치 하늘에서 뿌리는 샤워 같았다고...

이리 놀았으니 밥맛은 그야말로 꿀맛!
한 공기 더 달라는 소리가 절로 난다.

저녁밥을 먹고나니 이제야 피곤함을 느낀다.
보송보송하고 해님 냄새나는 이불에서 달콤한 잠에 빠진다.

바다로 놀러 간 케이는 수평선 너머로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본다.
케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여기서 계속 살고 싶다는 생각?

한밤중, 커다란 물고기한테 쫓기는 꿈을 꾸고 집에 가고 싶다고 울음을 터뜨리는 동생.
이제야 엄마가 보고 싶은 게로군.

"이제 겨우 여기 애들하고 구분이 안 되는데. 또 놀러 오너라!" 하며 아쉬워하는 외삼촌.
"네, 또 놀러 올게요." 하며 건강해진 얼굴로 손을 흔드는 케이와 유이.

석모도로 휴가를 떠나면서 이 책을 챙겨갔다.
바다에서 실컷 논 후 회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들은 보송보송하고 해님 냄새까지는 나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청결한 이불을 덮고 모두 누워 이 책을 함께 읽었다.케이,유이처럼 새까매진 아이들 모습을 보니 자꾸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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