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전, <어린이를 위한 준비 습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딸아이가 말한다.
"엄마, 이 책 방학하기 전에 읽게 되서 참 다행이에요."(웬 존댓말?)
"왜?"
"개학하고 나서 읽었더라면 아마 엄청 후회했을거예요. 나도 주인공 건우처럼 방학숙제를 막 몰아서 하고 일기도 한꺼번에 쓰고 그랬을거예요. 이번 여름방학땐 절대 그러지 않을 거예요."
"헉!.....(쟤 왜저래? 하는 놀라운 마음과 얼마나 갈까 하는 반신반의 하는 마음이 교차한다.)
어제 영화 '슈렉 포에버'를 보러 갔다가 상영시간이 30분 정도 여유가 있자 딸아이가 근처 문구사로 내 손을 잡아끌었다.
워낙 문구사만 보면 사족을 못쓰는 모녀인지라 그날도 평상시처럼 문구사 서핑을 즐기려나보다 했다.
딸아이는 메모지가 쌓여있는 곳으로 곧장 가더니 한참 고민을 한 후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메모지를 하나 골랐다.
집으로 돌아온 후 딸아이가 제 방에서 아까 산 메모지에 분주하게 무언가를 적는다.
한 시간 후, "엄마, 나 오늘 할 일 다~~ 했어요." 하며 제 방으로 나를 부른다.
벽에 붙여 놓은 노란색 메모지를 가리키며,
"앞으로는 매일 매일 이렇게 오늘 할 일을 적어놓고 다 한 것은 줄을 그어서 표시할 거예요."(와우^^)
2010. 7. 12 (딸아이의 메모내용이다)
1. 파워베이스 채점하기(Day 10, 11)
2. 학교 숙제(생활의 길잡이 97쪽, 영어 단어, 문장 쓰기)
3. 영어 단어 외우기
4. 가방 싸기
<어린이를 위한 준비 습관>에서 시인 아저씨가 건우에게 알려준 메모지 활용법(일명 길잡이)을 딸아이도 시작한 것이다.
스스로 달라지기로 결심한 딸아이가 대견하기만 하다.
열 마디 잔소리 보다 한 권의 책의 힘이 훨씬 더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또 느끼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