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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100개야! ㅣ 살림어린이 새싹 동화 (살림 1,2학년 창작 동화) 2
원유순 지음, 연주 그림 / 살림어린이 / 2010년 5월
평점 :
며칠 뒤에 기말고사인 4학년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책가방 내팽개치고 이 책을 후루룩 읽어버린다.
가만보니 시험 걱정은 엄마 혼자 하고 딸아이는 너무나도 느긋하다.
시험공부는 내가 알아서 할테니 엄마는 걱정말라고 한다.
얼마전에 '자율'이라는 책을 읽고 난 후부터 부쩍 내가 알아서 잘 할거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래, 널 믿으마... 제발 네 도끼에 발등만 찍히지 않기를 이 엄마는 바랄 뿐이다.
책이 어땠냐는 내 물음에 딸아이가 조금 뜸을 들인다.
이렇게 뜸을 들일땐 뭔가 할 말이 있다는 것이다.
"재미있기는 한데 1, 2학년이 보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 나(4학년)도 읽으면서 좀 헷갈렸거든. 끝까지 읽고 나니 그제야 이해가 되더라구" (현실과 상상사이를 왔다 갔다 하기에 좀 헷갈릴 수도 있겠다 싶다)
<내 꿈은 100개야!>는 살림 1,2학년 창작 동화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다. 딸아이가 겉표지를 살피면서 이 부분을 보았던 모양이다.
1학년 수업시간, '우리는 자라서 무엇이 될까요?'란 주제로 그림을 그리게 된다.
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미나는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된다.
피아니스트, 축구선수, 피겨 스케이트 선수, 간호사, 꽃...
유치원시절 꽃이 되고 싶었던 미나는 이제는 되고 싶은 게 너무도 많은 꿈많은 1학년생인 것이다.
하지만 같은 반 아이들도, 담임선생님도 미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심지어 선생님이 미나의 그림을 빼앗는 과정에서 미나의 그림이 찢어지기까지 한다.
게다가 공부 시간에 하라는 건 안 하고 엉뚱한 짓이나 한다는 핀잔까지 듣게 된다.
아! 이 부분은 좀 아닌 것 같다. 요즘 선생님들 이렇게 까지 의식이 없을라고...믿고 싶지 않은 부분이다.
놀토에 동물원으로 놀러 간 미나에게 한 아기 원숭이가 빨간 모자를 씌워준다.
그때부터 모자 색깔이 바뀔 때마다 다른 직업을 경험하게 된다.
동물병원 의사, 피아니스트, 우주 비행사, 유명한 패션 모델...
학급 게시판에 붙어 있는 미나의 그림. <꽃처럼 어여쁜 사람>
선생님은 찢어졌던 미나의 그림을 테이프로 붙이고 너무나도 친절하게 제목까지 자기 마음대로 지어서 게시판에 붙여 놓았다.
아! 이 선생님을 어찌할까... 미나가 이야기 하려고 했던 건 그게 아닌데...
'선생님은 뭐든지 자기 맘대로야' 하고 생각하던 미나는 순간 '꽃처럼 어여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한다.
다시 노란 모자를 쓰고 알게 된 '꽃처럼 어여쁜 사람'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나누는 삶을 사는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아! 다행이다. 그래도 선생님이 마지막에는 잘 하셨네...휴...그럼 선생님인데...(선생님이 잘 한건지, 미나가 생각을 잘 한건지...)
미나는 말한다.
'내 꿈은 아직도 여러 가지야. 그렇지만 딱 한 가지는 알겠어.
흉내쟁이 원숭아, 가장 중요한 것을 가르쳐 줘서 고마워.
이 모자는 내가 어른이 될 때까지 지니고 있어도 되지? '
책에는 그 '딱 한가지'를 글로 표현해 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알 것이다. 그 딱 한가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