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슨살인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67
S.S. 반 다인 지음, 정광섭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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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박학다식하고 똑똑하다는 벤스탐정이 등장한다. 벤스 탐정...잘 나긴 잘 났지만 (미술평론가로서, 또 저명한 저술가로서 작가의 능력이 모조리 이 재수없는 탐정에게 투영되어 있다) 사람 염장 지르는데 일가견이 있는 녀석이다. 벤스의 친구인 검사만 불쌍하다. 놀림당하고 모독당하고 그런데 화도 못내고...(내 친구면 가만 안 뒀다)

탐정 특유의 수사론이 등장한다. 물질적 증거는 믿을게 못된다. 그런 건 머리 좋은 범인이 꾸며낼 수도 있고, 우연에 의해 여러가지 다른 원인으로 생겨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범죄 현장에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심리적 특징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마치 화가를 몰라도 그림만 보면 누가 그린것인지 알수 있는 것처럼... 따라서 범죄수사에서는 범죄에 드러난 범인 고유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사를 해야한다...뭐 이런 주장을 끈질기게 하고 이 소설 자체도 이런 수사론을 옹호하기 위해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단 이 책을 읽은 결론은 '별로 아닌 것 같은데'이다. 반 다인의 다른 소설을 더 읽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일단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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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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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남짓한 기간을 반짝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전설의 프로야구팀 삼미 슈퍼스타즈. 주인공 (아...소설 속에 주인공 '나'의 이름이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것 같다. 혹시 궁금한 분은 읽어보시고 주인공 이름이 한번이라도 등장하면 저에게 연락을 주시라)의 유년과 청춘, 그리고 성년의 시작은 바로 삼미슈퍼스타즈와 함께이다. 80년대 초, 처음으로 '프로'야구가 생겨나고 인천 (본인의 집도 바로 인천이다. 소설에서 뚝뚝 떨어지는 그 변방의 설움 ㅠ.ㅠ)에 이름 한번 요란한 삼미슈퍼스타즈가 생겨난다. 소년들의 꿈과 정열을 한몸에 받으며 출범한 삼미는 그러나 곧, 아마도 세계역사상 유례가없을(지도 모르는) 엄청난 성적으로 꼴찌를 질주한다. 삼미와 함께 낙오자, 패배자로 유년 시절을 지낸 소년들은 어떤 이는 변절하고 (오비 베어스나 뭐 그런 팀으로) 어떤이는 잊은 듯하나 마음 한곳에 삼미를 간직한 채로 살고, 어떤 이는 (주인공) 아예 야구를 잊는다. 그러나 삼미를 통해 깨달아버린 아마추어리즘, 이미 그 의미를 알게된 소년들은 '프로는 아름답다' '프로만이 살아남는다'고 외치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위화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혹자들은 뒷부분으로 가면서 책이 재미없어진다고 하나 개인적으로는 뒷부분에서 주인공과 그 친구의 인생역정이 참 가슴 찡했다. (아, 아무래도 나도 그 팬클럽에 가입해야할까보다....세뇌돼버렸다 --;;) 이 소설아닌 소설은 주장한다. '그들은, 백성들에게 '프로가 되라'는 주문을 걸며 체제의 열혈 톱니바퀴로 살아가길 강요하는 자본주의에 저항한 -야구를 무기로- 게릴라들이었다...' 얼토당토 않아 보이나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정말 그들은 한국 자본주의의 게릴라가 아니었을까 하고 세뇌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재미도 있고, 일종의 감동(?)도 있는... 책을 읽고 '나의 삼미는 무엇이었을까'를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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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1
김나경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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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웃어서 배가 아픈데 멈출 수가 없었던 경험이 있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런 경험을 했다. 만화가라는 인종이 얼마나 불쌍한지 대책없이 가르쳐주는 만화. 잊을 수 없는 명장면 하나 : 만화가가 잠을 자다가 죽이는 꿈을 하나 꾸었다. 그 꿈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괜찮은 소재 하나 잡으면 죽자사자 붙잡는다...아 불쌍해라... 우리 독자들을 위해 그들은 그렇게 사는구나) 자다가 비틀거리며 일어나 메모를 끄적인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서 발견한 메모는 대체~ 이 장면 보면서 나, 나랑 함게 만화보던 친구는 그야말로 배가 아프도록 웃었다. 아마도 만화가의 고생하는 이야기를 이렇게 그리기 위해서 김나경 작가는 또 무쟈게 고생했겠지. 그나저나 이런만화 그리고도 김나경씨 시집은 잘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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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방의 비밀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8
가스통 르루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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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정열적이고 오만방자한, 그래서 너무나 귀여운 탐정 겸 기자 룰르타뷰가 등장한다. 신비로운(?) 과거를 가진 소년 기자, 그러면서도 각종 현장에서 탐정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하며 여러 사건들을 멋지게 해결하기도 한다. 그가 주장하는 새로운 탐정의 기법, 즉 물리적인 증거(로 보이는 것들)을 무시하고 불가능한 것들을 제거하여 최후의 진실만을 남긴다...는 상당히 설득력있다. 사실 홈즈(룰르타뷰가 작품 중에 무지 욕하는)류의, 발자국이나 진흙 등등을 근거로 범인을 추격하는 건 너무 허름하다. 범인이 그렇게 자신의 자취를 술술 남기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S.S.반 다인의 벤스처럼 범죄 현장에 반드시 남는 범인의 심리적 특징 (마치 미술작품에 지문처럼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화가의 터치가 남듯이)이 있다는 식의 주장보다 훨씬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기발한 밀실살인사건도 그렇고, 트릭 자체와 이것을 깨나가는 탐정의 추리 또한 추리소설의 진수를 느끼게 해준다. 또한 너무나 낭만적인 스토리가 소설의 매력을 200% 배가시킨다. 마지막,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허를 찌르는 반전이 준비되어 있다. (스포일러 : 룰르타뷰의 흑의부인이 혹시 마틸드...?) 여러모로 독자를 충실하게 만족시켜주는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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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페이크 1
후지히코 호소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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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새 작품이 기대되는 연재중 작품. 예전에 메트로폴리탄(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간 대단한 박물관이란다..)의 큐레이터였던 주인공이 미술과 관련된 여러가지 사건들을 멋지게 처리(해결은 좀 아니다)해가는 이야기. 이 주인공은 한 때 엄청 잘 나가는 큐레이터였고, 탁월한 복원전문가이면서 예술사가, 중개상이기도 하다. 지금 현재 하는 일은 갤러리 페이크라는, 겉으로는 모작을 팔면서 뒤에서는 장물 등을 거래하는 수상쩍은 갤러리 주인이다. 얼핏 돈만 밝히는 야비한 인물로 보이기도 하나, 따뜻하고 정많은 인간적인 면모도 갖추고 있다. 미술방면으로도 교양을 쌓고 싶으나 전시화나 책을 소화해내기에는 좀 귀찮은 나같은 사람한테 딱좋다. 물론, 무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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