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주택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1
유은실 지음 / 비룡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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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巡禮)‘라는 이름이 가진 자유가 좋다.
삶에서 닥치는 어려움을 ‘실패‘ 보다는 ‘경험‘으로 여길 수 있는, 부와 명예를 위해 발버둥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괴롬과 죄가 있는 곳‘에서도 ‘빛나고 높은 저곳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이름, 순례.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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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씨가 좋아하는 유명한 말 -관광객은 요구하고, 순례자는 감사한다-가 떠올랐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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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번 게 내 돈이 아니야. 내가 벌어서 내가 쓴 것만 내 돈이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못 쓰고 죽으면 어떡하지?"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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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놀이가 끝나면 사계절 그림책
황선미 지음, 김동성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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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꿈을 꾸는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이 꾸는 꿈은 아니고 중년 이후 어른이 어린 시절로 돌아간 꿈. 아련하게 떠오르는 장면 장면들이 웃음 짓게 하고 가슴 저리게 하는 꿈이다.

지오는 무지개다.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은 만날 수 없는 무지개, 잡힐 듯하다 끝내 놓칠 수밖에 없는 무지개, 애틋한 첫사랑 같은 무지개. 그 무지개가 지오로 왔다.

언니의 소꿉놀이는 끝났다.
어른들을 다 믿지 말라고 하며 요정과 마법의 왕자를 믿던 언니는 이제 꿈과 진짜를 착각하는 어린애가 아니다. 연지도 언젠가 지오를 까마득히 잊게 되겠지.

그렇게 어릴 적 소꿉놀이 추억을 잊고 살다 한참 만에 꿈을 꾼다. 그 꿈을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진짜가 만드는 균열로 소꿉놀이는 끝나버린다. 실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더이상 지속될 수 없는 세계,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맴도는 노래의 정서다. 그림만 보기도 하고 글만 따로 소리 내어 읽어도 본다. 이 책이 무지개 같다. 아름다운데 그 형체가 분명하게 와닿지 않는다. 이리 꿈을 쫓듯이 읽는 것이 맞나. 필사해보기도 한다. 고와서 담고 싶은 문장들이 이름을 알게 된 풀꽃 같다. 또 그림만으로 가득 채운 면들을 다시 찾아본다. 연지, 지오, 고양이, 개, 새끼쥐, 인형이 다 같은 몸 크기로 소꿉 만찬을 즐기는 장면,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종이비행기를 들고 줄지어 다 두 발로 뛰어가는 장면, 연지와 지오가 팔짱을 끼고 그늘나무 한 바퀴를 도는 장면이 다 꿈처럼, 아니 꿈 그대로 아름답다. 물고기의 생명을 느끼곤 톱날이 있는 칼을 들고 놀라는 연지와 지오는 각각 다른 세계에 갇힌다. 꿈이 깨지는 순간, 소꿉놀이가 끝나는 순간이다. 영영 지오를 만날 수 없을 것만 같다. 책을 덮기가 머뭇거려진다. 깨고 싶지 않은 꿈, 놓치기 싫은 순간이 사라질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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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올까? 사계절 저학년문고 70
이반디 지음, 김혜원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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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아니지만 그림으로 먼저 만난다. 몽글몽글 기분 좋아지는 표지다. 살짝 뒤돌아 웃는 아이 옆 동글동글한 고양이, 여우, 너구리가 무장 해제시킨다. 그래서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꽃나무 아래 ‘누가 올까?’라는 물음에 ‘내가 갈까?’ 설레발 대답을 하고 싶어진다. 뒷표지는 또 어떤가. 분홍 솜사탕으로 얼굴을 다 가린 노란 아이가 그네를 타고 있다. 읽기 전부터 뭔가 행복한 기운이 전해진다.

세 편의 이야기 중 ‘여우 목도리’부터 차례로 읽는다. 타자와 관계 맺음으로 인해 아무렇지 않게 했던 일에 대해 부끄러워할 줄 알게 되는 이야기로, 책 속의 관계가 책 밖 관계로 영향력을 갖길 바란다. 여우를 죽이는 현실을 여우 꼬리를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환상으로 슬쩍 버무리며 에둘러 비판하고 있다. 부끄러운 어른들을 답습하지 않을 아이들을 길러내는 동화의 힘을 본다.

두 번째 ‘고양이의 수프’, 저학년 대상 동화라지만 탄탄한 구성에 긴장하며 읽었다. 대접하는 귀한 마음을 헤아리자니 정말 난처한 상황에서 주인공은 용기를 내고, 뜻밖에도 다행히도 동화다운 맛을 구현한다. 고양이 선생님은 “우리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하지요.”라고 말한다. 길고양이들이 어렵게 먹이를 구하고 추운 겨울을 나는 현실을 짚으면서 진정한 배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진학, 취직을 위한 수단으로 간접적 도움만 주는 공부가 아닌 살아가는 데 직접적 도움을 주는 공부가 진짜 공부인데 말이다. 끝 장면 나무라는 엄마 말에 어쩔 수 없이 수긍하고 속상해하는 아이가 아닌 “재수 없지도 않고, 모두 힘껏 열심히 살고 있던 걸!” 똑똑하고 야무지게 할 말 하는 아이가 통쾌하다. 고양이는 고양이일 수도 있지만, 다른 사회적 약자들을 대체해 읽어낼 수도 있겠다.

거칠게 요약해 은혜 갚은 너구리 이야기인, ‘봄 손님’은 잔잔한 여운이 남는다.

누가 올까? 기대하고 기다리며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이 사는 일이다. 여기 고운 동화 세 편은 누구든 반기고 어울릴 수 있는 마음의 길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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