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에도 별로 중독되지 않고 열심이 아니라면, 어쩌면 찬겸이는 꽤 행복한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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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입니다 - 2024 여름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추천도서 반올림 52
김해원 외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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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여행.. 다 의무같다. 가족은 나면서 부여된 의무, 여행은 살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부여하는 의무같다. 결코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 이 두 단어의 조합이라니 심호흡 한번 하고 시작한다.
김씨 임씨 작가, 해와 혜, 원과 연, 진 돌림.. 무언가 묘하게 라임 맞춘 작가들의 이름 인연, 일부러 맞춘 것도 아닌데 맞춘 듯 어울린다. 김해원 작가 작품만 몇 편 읽었다. 1/4은 보증하고 진짜 시작!
차례, 공모전 공고와 당선작 발표가 수미쌍관을 이루며 유치한 듯 아기자기한 흥미가 동한다.

....

짝짝짝짝!! 결론적으로 다 재미있었다. 그 중에서 특히 부자간 여행을 담은 네번째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프로패키저 경험으로 비율상 모녀 여행객이 대다수이고 모자가 드물게 있는 정도지 부자 여행객은 본 적이 없다. 자유여행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듯하다. 질풍노도 중학생 아들과 아버지의 여행이라니. 사춘기 아니라도 어느 연령대인들 아버지는 대체로 어렵지 않은가. 일상 스침도 버거운데 낯선 여행지에서 종일 부대껴야 하다니. 윤후의 낭패감이 200%이해된다. 예상대로 투닥거림, 껄끄러움, 말못하는 갈등이 쌓여가다 하몬이 입 안에서 녹듯 풀릴 땐 찔끔 눈물이 났다. 가족 아이가? 여행의 마법이 이런 거지..잉잉~

마지막 당선작 발표 페이지에서 내 이름 찾듯 꼼꼼히 현정아, 정다정, 이소, 윤후의 이름을 찾았다. 혹시나 빠뜨렸을까 하며 재차 찾아봤지만 없다. 누구의 이름도 없는 게 당연하고 멋진 결론이겠다. 이렇게 로또는 남일이지만 비바 라 비다, 인생 만세다!

제주도, 교토, 크로아티아, 스페인.. 가보고 싶고, 또 가고 싶은 여행지들을 코로나19 제약없이 잘 다녀왔다.눈앞에 풍경을 4D로 재현해 자유로이 쏘다닌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양한 가족, 가족 저마다의 내밀한 속내를 파고드는 네 작품 다 참 괜찮았다. 오~ 실하다! 간만에 흡족한 단편집을 만나 누구에게라도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겠다. 앗, 역주행같지만 '가족입니까'부터 얼른 찾아 읽고 세트로 추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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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왕이 되겠습니다 사계절 그림책
야누시 코르착 지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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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분
내 왕관이 아닙니다. 아버지의 보호 아래 자라났습니다.

2 의자 아래
왕이라는 자리는 내게 너무 위태위태합니다.

3 총에 걸린
전쟁이란 덫에 걸렸습니다. 실상을 봤습니다. 나는 어떡해야 합니까?

4 목에 매단 북
팽팽한 줄에 걸려 넘어진 것만 같습니다. 당신들의 장단에 놀아나는 것도 괴롭지만 내 결정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5 금박
6 검은 모자 위에 낀
7 광대
8 경찰
9 파일럿
10  붕대 감긴
다양한 시도, 개혁..  경험 많은 대신들의 조언을 귀담아 들어야겠습니다.

11 딛고 올라 서서
왕은 왕관이나 쓰라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웃 왕의 조언을 들었습니다.

12 낙하산
친구가 필요합니다.

13 편지
나라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생각할 게 너무 많습니다.

14 사자의 재갈
나는 어린이의 왕이 되겠습니다.

15 저금통
개혁에는 돈이 굉장히 많이 듭니다.

16 뒷짐 지어 들고
처음엔 환호였습니다.

17 눈가리개
무엇을 못 보고 무엇을 못 듣고 있었을까요?

18 상처뿐인 영광
내가 무슨 일을 한 건가요?

19 커튼 뒤에 숨어
...


마치우시가 왕관의 무게를 견뎌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결정을 한다는 게 어렵고, 새로이 바꾼다는 게 어렵고, 모두의 요구에 부응한다는 게 불가능하다. 마치우시의 삶을 대리로 살아내느라 읽는 나도 머리가 아팠다. 몇 년 전 원전을 읽을 때도 계속 갸우뚱거렸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만만찮은 그림과 높은 압축률로 줄인 이야기로 읽는 게 다시 어렵다. 막막해 자꾸 미뤄두다 왕관에 주목해봤다. 주되고 다양하게 변주되는 왕관의 의미를 짚어보며 마치우시의 목소리를 들어보려 했다.

읽고 또 읽고, 자꾸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꼬리를 무는 공부 거리가 많은 책이다. 우선 꼭 마치우시 왕 1세 원전을 찾아 읽고 비교해봐야 한다. 그리고 덧붙여 야누시 코르착의 글과 삶,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 다른 책들을 찾아 읽게 될 것이다. 표지에 눈 가리고 있는 마치우시의 모습은 본문 내용을 떠나 이 자체로 더듬더듬 세계를 더듬는 우리들의 모습같아 눈 감고도 자꾸 생각나는 이미지다. 안 보여, 못 찾겠어 하며 멈출 수 없지 않은가. 저마다 자신의 왕이 되겠습니다 선언하고 부딪혀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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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네오픽션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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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네오픽션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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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아냐. 평범하게 길거리 정도가 보일 뿐이야. 너희가게 유리창이 크니까 작업하는 걸 볼 수 있었고………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어. 나는 탄소 대사를 하지 않는데도 네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싶었어. 
촉각이 거의 퇴화했는데도 얼굴과 목을 만져보고 싶었어. 
들을 수 있는 음역이 아예 다른데도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너를 위한, 너에게만 맞춘 감각 변환기를 마련하는 데 긴 시간이 들었어."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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