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화분 내 왕관이 아닙니다. 아버지의 보호 아래 자라났습니다. 2 의자 아래 왕이라는 자리는 내게 너무 위태위태합니다. 3 총에 걸린전쟁이란 덫에 걸렸습니다. 실상을 봤습니다. 나는 어떡해야 합니까? 4 목에 매단 북팽팽한 줄에 걸려 넘어진 것만 같습니다. 당신들의 장단에 놀아나는 것도 괴롭지만 내 결정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5 금박6 검은 모자 위에 낀7 광대8 경찰9 파일럿10 붕대 감긴다양한 시도, 개혁.. 경험 많은 대신들의 조언을 귀담아 들어야겠습니다. 11 딛고 올라 서서왕은 왕관이나 쓰라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웃 왕의 조언을 들었습니다. 12 낙하산친구가 필요합니다. 13 편지나라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생각할 게 너무 많습니다. 14 사자의 재갈나는 어린이의 왕이 되겠습니다. 15 저금통개혁에는 돈이 굉장히 많이 듭니다. 16 뒷짐 지어 들고처음엔 환호였습니다. 17 눈가리개무엇을 못 보고 무엇을 못 듣고 있었을까요? 18 상처뿐인 영광내가 무슨 일을 한 건가요? 19 커튼 뒤에 숨어...마치우시가 왕관의 무게를 견뎌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결정을 한다는 게 어렵고, 새로이 바꾼다는 게 어렵고, 모두의 요구에 부응한다는 게 불가능하다. 마치우시의 삶을 대리로 살아내느라 읽는 나도 머리가 아팠다. 몇 년 전 원전을 읽을 때도 계속 갸우뚱거렸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만만찮은 그림과 높은 압축률로 줄인 이야기로 읽는 게 다시 어렵다. 막막해 자꾸 미뤄두다 왕관에 주목해봤다. 주되고 다양하게 변주되는 왕관의 의미를 짚어보며 마치우시의 목소리를 들어보려 했다.읽고 또 읽고, 자꾸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꼬리를 무는 공부 거리가 많은 책이다. 우선 꼭 마치우시 왕 1세 원전을 찾아 읽고 비교해봐야 한다. 그리고 덧붙여 야누시 코르착의 글과 삶,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 다른 책들을 찾아 읽게 될 것이다. 표지에 눈 가리고 있는 마치우시의 모습은 본문 내용을 떠나 이 자체로 더듬더듬 세계를 더듬는 우리들의 모습같아 눈 감고도 자꾸 생각나는 이미지다. 안 보여, 못 찾겠어 하며 멈출 수 없지 않은가. 저마다 자신의 왕이 되겠습니다 선언하고 부딪혀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