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안녕? 사계절 그림책
제니 오버렌드 지음, 김장성 옮김, 줄리 비바스 그림 / 사계절 / 200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보면서 어린이판 '죽어도 좋아'란 기분이 떠오르는 것은 너무 외람된 생각일까? 영화 '죽어도 좋아'는 섹스란 뭐 그다지 특별히 아름답지도, 그렇다고 추잡한 것도 아닌 밥먹고, 잠자는 것과 같은 일상임을 발가벗은 노인의 몸을 통해 보여준다 동화 '아가야 안녕'은 출산이 뭐 그닥 특별히 신성하지도, 그렇다고 무섭거나 못볼 것은 아닌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상일 뿐이라고 발가벗은 엄마를 통해 보여준다.(실로 엄마의 밑으로 아가가 머리를 내미는 모습은 충격적이고, 그러나 그 장면 하나로 이 책의 매력이 배가 된 것은 사실이다.^^')

아가가 태어나는 날은 '온 마을 사람들이 애 낳는 걸 알 정도'로 엄마가 시끄럽고, 태어난 아기는 천사처럼 뽀사시 한 것이 아니라 주름이 쭈글쭈글 하다. 기쁘긴 하지만 진이 다 빠져버린 가족은 한 방에 모여 일상처럼 잠이 들고 마는데... 이 모습이 그동안 수중분만이다, 그네분만이다 다소 호들갑스러웠던 우리네 출산 문화를 제 자리로 조용히 되돌려 놓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한가지 생각이 더. '나라면 어떻게 태어나고 싶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