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방에 똥을 싸요. 방법이 없을까요?”
“고양이를 혼냈더니 복수로 쥐를 물어 왔어요!”
개, 고양이 많이 키우는 것도 벼슬이라고, 어쩌다 온 동네 소문이 나서 지인들이 가끔 저런 상담을 해 올 때가 있다. 개, 냥이라면 소주 2병 먹고 고꾸라졌다가도 정신이 번쩍 드는 광견병자인지라 보통 남 1마디 물으면 10마디씩 대답하는 편이지만…저런 질문에는 좀 할말이 없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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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강아지가 방에 똥을 싸요…’에 대한 답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밖에서 키우세요” 내지는 “본인도 발뒤꿈치로 똥꼬 막고 참아보세요” 이다. 방에서 사는 강아지는 방에 똥싸고 밖에서 사는 강아지는 밖에 똥 싼다. 개들에게 ‘똥질’이야 먹고 싸는 배설행위임과 동시에 영역표시되겠다. 그런 개들에게 화장실이 따로 있을 리 없고 지 싸고 싶은데다 싸는 게 개들의 도덕인 것이다. 그런 개들을 엄하게 방에 들여와 키우는 거 자체가 사람이 무리하기 시작한 거니 우리가 ‘개와 사람이 같이 사는 방안의 질서’를 함께 가르치고 배워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개들이 다 가린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고 대개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어쩌다 평생 못 가리는 개가 있으니 그걸 평생 치우든 자유롭게 밖으로 보내든 그것은 각자의 판단에 맡기게 되겠다. 단, 못 가린다고 화를 내서는 안 된다!! 또, 가르친다고 개를 똥쌀 때마다 닥달하는 것 역시 옳은 일 아니게 되겠다. 아까도 말했듯 개에겐 가리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며 인간이 무리한 걸 요구하는 것인 것이다. 가르치되 절대 때리거나 혼만 내지 말고 사랑으로 가르칠 일이다. 예수님, 부처님도 아니고 너무 좋은 말만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실제로 맞는 개보다 꾸준히 가르친 개가 더 빨리 똥오줌을 가린다. 똥 싼다고 혼나는 개는 혼나기 싫어서 안 보이는 장롱 밑, 침대 밑에 똥을 싸질러 평생을 눈에 보이지 않는 똥이라는 ‘디아더스’와 함께 살게 되는 엄청난 불상사 발생하게 되겠다.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서 하는 말 아니냐”고 되묻고 싶을 터이리라. 맞다. 이것은 엄청난 인내심을 요구하는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개들은 집안에서 살아가며 똥 참고, 사료만 먹고, 집안에 갇혀 지내는 등 엄청난 인내심으로 ‘우리들’을 참아주고 있는 것이다. 요거요거… 잊으면 배은망덕,적반하장,안하무인 되겠다.


<응가 중인 타잔 ^^;;; (쉬야가 아님, 쟤는 꼭 다릴 들고 떵을 쌈 -_- ) >

두번째. “고양이가 복수를 해요…’에 대한 답변
이 말 역시 쩝~이란 말밖에 할 말이 없는데, 일단 복수라는 것은 …

해꼬지에 대한 기억 -> 그에 따른 분노 -> 앙갚음 하기 위한 전략 -> 행동개시!!

이처럼 최소 4단계 감정처리 요구 되겠다. 이것은 굉장한 고도의 지능을 요하는 일인데 일단 고양이란 동물은 그만한 지능을 갖고 있지 않으니 (“무슨 소리냐! 우리 고양이는 문도 여는데! 라 하는 사람 또 분명 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고양이가 방정식을 풀 것이냐, 알파벳을 외울 것이냐! 사람보다 지능 높다고 하면 고거고거 우기는 거 되겠다.) 요거 복수 아닌 걸로 판단되겠다. 혹자는 고양이가 사과의 의미로 쥐를 갖다 놓는다고도 하는데 (웬만하면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쥐는 고양이의 별식이당. 냠냠~*^^*) 고양이가 주인을 그룹의 리더로 생각하거나 맘에서 충성심이 우러나는 1/1000일 경우 요럴 수 있으나 대개의 경우… “그냥 그랬다”가 정답 되겠다. ^^;  고양이는 개나 사람보다 집단생활 및 그에 따른 서열관계가 덜 발달하고 커뮤니케이션 다른 동물인데다… 고양이한테 그랬냐고 물어봤나? 물어봤어? 고양이 마음을 과연 누가 안단 말인가. 하여간 복종이든, 그냥이든 결코 복수는 아닌 거 되겠다. (잘난 척 했지만 결국 Dr.타잔도 복수 아니란 거 외엔 암것도 모르는 돌팔이 되겠다. 너그러운 용서를 바라는 바이다 mT_Tm)


<하하하...멍청해...이런 게 무슨 복수를 해요!! (어머, 내 아들인데 ㅠ_ㅠ) >

 

개한테… 개 이상의 걸 요구하지 말래…?!
“사람한테…사람 이상의 걸 요구하지 말래…?!”
얼마 전, 영화 <생활의 발견>에 나온 대사다. 주인공이 선배 애인과 ‘뒷다마’ 치고 그 선배한테 “미안해. 몰랐어. 그래도 우리 우정 변함없지?”하며 쿨~한 척 하니까 선배가 꾹 참다가 결국 못 참고 내뱉는 말이다. (상대방이 저러는데 화내면 나만 속 족은 넘 된다 ㅜ.ㅜ). 당하면 화나고, 뭔가 강요 받으면 성나는 게 사람…아니 모든 생명의 본 모습이란 얘기이리라. 
보면서 개, 고양이 생각이 났다. 본디 사람 아닌 그들에게 사람처럼 화장실 완벽하게 가리기 바라고, 도덕을 바라고, 사람 같은 감정을 느끼길 바라는 (심지어 복수라는 일그러진 감정까지) ‘우리들’이 생각났다.
“개가 똥을 참으랴”라는 말도 있지 않나. 개는 그저 똥도 싸고, 비오는 날 옷을 망쳐놓기도 하고, 화단을 파헤쳐놓기도 하고…그래서 예쁜 것 아닐까.
개한테 개 이상의 걸 요구하지 말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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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3-12-08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를 키우면서 "도"를 닦는다...사람이 마음을 닦는다고 산속으로 수행가지말고 살면서
수행을 하라는군요..
개,고양이 키우는분은 동물 키우면서 수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