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애애~”
한밤 중 골목길 여기저기서 공포영화에나 나올 법한 애기 소리를 들어봤을 것이다.
때는 바야흐로 봄. 인간에게 3월이 화이트데이의 찬스라면 고양이에게 역시 연애의 계절이다. 고양이들이 밤의 향연을 즐기는 반면, 개들은 모닝섹스를 선호하는 편이라 예전에는 학교 길에 개들이 흘레붙는 모습을 여기저기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개들이 통 외도를 안 하는 모양이다. 등교길 버스 승객 다 같이 못 본 척 지켜보는 재미가 참 쏠쏠했는데….

“발정난 암코양이 같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주로 안젤리나 졸리, 알리시아 실버스톤처럼 “나 무지하게 섹시하지~”하며 대책 없이 덤비는 열정녀를 두고 하는 말인데 옛말 그른 것 하나 없다고 발정난 암코양이의 암내는 장난이 아니다. 꼬리를 바짝 들고, 궁디를 난짝 땡기고, 제 체취를 묻히려고 떼굴떼굴 뒹구는 모양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라도 벌떡 일어날 판이다. 뿐이랴, 수컷이 좀 시큰둥하다 싶으면 전원일기의 종기엄마 같은 야시시한 눈을 뜨고 슬그머니 암놈이 수컷의 등뒤로 올라타기도 한다. 그럴 때면 수컷은 기겁을 하고 도망치는데 그 꼴이 영락없이 백지영의 ‘대쉬’다. “이런 얘길 내가 먼저 한다면 언제나 남자들은 부담스러워 하지~ㅜ0ㅜ”

암코양이는 또한 개보다 발정이 잦아서 거의 한 달에 두 번 꼴로 애심이 생긴다. 어떨 땐 새끼 낳고 젖 먹이는 중에 발정이 오기도 하는데…하~ 그 뜨거운 사랑과 정열에는 그저 꾸벅… m-_-m. 하지만 발정기마다 새끼를 놓게 하면 고양이 가족이 햄스터 가족처럼 불어나는데다 밥 잘 먹고 잠 잘 자는 애완고양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미가 중랑천 하수구의 배곯은 너구리 부부처럼 부스스하고 영양가 없는 모습 되기 딱 좋으니 딸 가진 부모는 봄 가을, 딸 단속 잘 하실 일이다. -_-+ (그렇게 낳은 새끼들도 건강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수컷 얘기 한 토막. 재미있는 게 남자 고양이 중에도 인간 남자처럼 다양한 군상이 있다는 것이다. 신사적인 넘, 터프한 넘, 테크닉만 뛰어난 넘, 체력 딸리는 넘… . 어떤 수컷은 암컷이 옆에서 누워 자는데도 기술적으로 살그머니 다리를 암컷 밑에 뻗어넣어 옆으로 누운 채 기어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내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실로 중국의 소녀경, 인도의 카마수트라 보다 더 위대한 신기 그 자체였다. @.@ 반면 어떤 숫넘은 너무 맘이 착해서 암넘이 조금이라도 싫다고 하면 화들짝 물러나 소심하게 발 한번 건드리고, 냄새 한 번 맡아보고, 슬쩍 옆에 가 앉았다 다시 오고를 반복하며 샌님 시늉을 한다. 결과는? 그 날 숫넘은 ‘첫날밤’에 그냥 자는 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 법일까.
고양이들의 사랑에서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고양이 레즈비언이다. 숫넘들이야 개들 종종 봐왔듯 베개, 손님 다리 가릴 것 없이 아무데나 붙들고 혹은 저희들끼리 올라타고, 태우고 해가며 넘치는 춘정을 해결하기 십상이지만 암넘들도 그런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때문에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 다 자란 암넘 둘이 올라타고 ‘나쁜 장난 (^^;)’을 하고 있을 때는 내가 여태 수컷을 키웠나 하며 너무 깜짝 놀랐던 적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개하고 달라서 고양이는 꼬추가 너무 쪼꼬맣기 때문에 병아리 감별사의 프로페셔널한 디테일이 아니면 암수를 가끔 착각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 못난 에미의 상심과 충격에는 (늘 그렇듯) 전혀 신경 안 쓰고 밤낮으로 보던 재미를 보곤 한다.

우스운 것은 교미나 출산 경험이 있는 암컷이 멋도 모르는 소녀 암컷들에게 이런저런 성교육을 시킨다는 사실이다. 나이 어린 소녀 고양이들은 처음 발정이 왔을 때 제 몸에 어떤 변화가 왔는지 잘 모르고 “아웅~ 내가 왜 이래 *’_’*” 하는 싱숭생숭한 표정으로 그저 떼굴떼굴 구르기만 한다. 그러면 어디선가 큰언니들 등장! 올라타고, 물고, 비비고 해 가며 수컷을 꼬이기 위해 제대로 우는 법 10가지, 가장 섹시하게 궁디를 보이는 포즈 5개, 체취를 묻혀두면 효과적인 장소 베스트 3에 대한 특강이 시작된다. 비법을 전수받은 아가들은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숙하고 마침내 동백꽃 카르멘, 금홍이도 울고 갈 세기의 명기로 다시 태어나는 것였다.ㅜ0ㅜ


<처녀 동생 줄티에게 성교육 중인 유부녀 언니 물루>  (둘 다 암넘임 ^^;;;;;; )


<진짜 연애 중인 하구하구와 그녀의 색시 폴드*^^* >

 
지금은 새벽 2시. 창 밖엔 그야말로 발정난 암쾡이 한 마리가 ‘굉음’을 내고 있다. 어릴 때 느꼈던 애기귀신의 공포는 사라지고 지금은 그냥 사랑스런 그림(?)이 그려질 뿐이다. 몇 달 있다 만나게 될 뒤뚱뒤뚱 귀여운 아기 고양이들의 모습과 함께….^^

  아아~ 고양이, 그들은 지금 연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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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3-12-08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을 제대로 키워 본적이 없어서 경험이 없지만..타잔님의 잼난글 읽으니
제옆에 고양이들이 놀고 있는듯합니다..
광견병동...기대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