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동안 감동을 받을 만한 소설들을 읽고 싶어했다면, 요즘엔 그와 다른 소설들을 읽어보고 싶다. 공포나 범죄, SF소설, 아픈 역사적 사건에 대한 소설 등등.

우연히 팟캐스트를 통해 제이스 캐롤 오츠를 알게 되었고 그의 작품 중 하나인 이 《좀비》라는 제목이 시선을 끌었다.

연쇄살인범의 입장에서 쓴 일기 같은 짤막한 서술들은 아주 담담하다. 내용은 잔인하기 그지 없지만.

자신에게 순종할 좀비를 만들기 위해서 어린 남성들을 잡아다 심리학 책에서 본대로 해보는 장면들은 생생히 상상히 되어서 끔찍했다. 보통의 연쇄살인범들이 그러하듯 쿠엔틴에게서도 죄책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 연쇄살인사건 얘기를 듣거나 연쇄살인 영화나 드라마, 책 등을 접할 때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왜, 무언 때문에 그런 잔인한 짓들을 저질렀는가? 어릴 적의 학대나 방치 같은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낸 모든 아이들이 자라서 연쇄살인범이 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주인공 쿠엔틴은? 그에 대한 답이 이 책에서 딱히 나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의 배경은 무난하고 가족들은 그를 아끼고 화목한 듯 보인다. 선천적인 문제라고밖에 볼 수 없는 걸까?

이 책은 연쇄살인범 제프리 다머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고 한다. 검색해보니 이 책 내용과 많이 비슷했다. 그가 사망하기 전에 자기가 한 일들을 서술하는 인터뷰 화면이 있는데, 그 침착하고 덤덤한 태도가 놀라웠다.

알라딘 인터뷰 글에 의하면 조이스는 일반적인 우리와는 아주 다른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연쇄살인범에 매료되었고, 그것을 표현했다고 한다. 매료까지는 아니더라도 전혀 다른 인종 같은 그들이 왜 생겨나는건지 나도 참 궁금하다. 연쇄살인 이야기를 다루는 다른 작가들은 그들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도 읽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