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맛

김장김치와 참치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 맛

속이 확 풀어진다.

개운하고 시원하게

김치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린다.

어젯밤 골치아픈 흔적을 싹 쓸어내린다.

봄날 아침에 입맛이 사로잡힌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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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있었구나.

어느 한 때의 시간을 함께 했던 물건들

여기에 있었구나.

한동안 있었는지도 모르는 내 모습들도 함께

여기에 있었구나.

오래전이라 하면 얼마의 시간을 가르키는 걸까?

70년은 되었을지 모르는  하얀 모시 치마

할머니가 치마결을 통해 손끝으로  느껴진다.

바늘 한땀 한땀, 씨줄 날줄로 짜여진 한올한올

할머니 손끝에서 태어났을  하얀 모시 치마

난 있는 줄도 몰랐는데

여기에 있었구나

17년 전 겨울에는 오리털 파커가 최고 였는데

한쪽은 오렌지빛 빨강 색 또 한쪽은 초록색 체크무늬라

양면으로 입을 수 있는 오리털 파커

그 해 아버지는 위암 수술을 앞두고 딸내미 추울까봐

손수 내 손을 이끌고 가서 비싸서 사달라고 말도 못하고 있는 오리털 파커를

사주셨지. 정말 잘입었는데

여기에 있었구나

빛깔이나 오리털의 폭신폭신한 느낌 그대로 새 옷 인듯

구석에 쳐박혀서도 시간은 널 빗겨갔나보다

아버지의 마지막 몇 해의 아픔과 안타까움이 여전하듯

눈물도 그대로네

떠나간 사람들도

여기에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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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지고 물크러졌지만 버리기가 망설여지는 김장 때 담근 백김치쪼가리 중 싱싱한 놈 하나을 

살짝 삶은 단맛나는 양배추 잎 위에 올리고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드룹나물을 넣어서 돌돌 말아

야채 샐러드 소스에  살짝 찍어서

입에 넣고 씹으면

 겨울 내음이 봄 내음에 씻겨나가는 맛이 온몸으로 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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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결에

 누군가 속삭인다

 네 마음은 손바닥이야

 쉽게 뒤집어지고 열갈래로 갈라져 버리고

 다른이의 마음을 한 움도 못 쥐고 있지

 활짝 활짝 펼쳐서

 살랑 살랑 흔들며

 잘가라는 소리만 잘해

문득 깨어서

발다닥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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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 여행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하루에 얼마나 시간을 내어서 생각해보나요?

사람풍경을 읽다 든 생각 중의 하나가 작가가 얼마나 치열하게 자기 자신에 대해 탐구하고 있는지가

느껴진다.

자기자신에 대한 탐구결과물을 여행속에서 나름대로 정리해서 쓰여진 한 권의 책이 사람풍경이다.

상처을 입었다든가,주변 상황이 마음에 안들었다 든가... 이유가 뭐든 지금 뭐든게 못마땅하고 눈에 가시같은 사람들투성이고, 의욕도 나지 않을 때 사람들은 대부분 불만을 토로한다. 내 잘못은 하나도 없고 다른 무언가 ‹š문이다.

사람 풍경은 그 다른 무언가가 결국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처받은 경험 속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여행속에서 만난 사람들 속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부딛친 상황들 속에서 왜 내가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정신분석학을 빌려 이해시키고 상처들을 극복해나간다.

 결국 작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처들이 어떻게 극복되어지고 있는가가 잘 나와있다.

무언가 내 마음에 문제가 생길 때 이 책을 더듬으며 산책에 나서서 곰곰히 생각해봐라.

그럼 내 마음의 어떤면이 문제를 일으켰는지 조금은 이해가 될듯하다.

아님 사람들을 구경해봐도 좋을 것이다.

그들의 표정 걸음걸이, 몸짓, 말투들.......이 무심코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당신에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난 또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었던건지.

세상에는 내가 아는 나와 나만 모르고 남들이 아는 내가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 풍경 속에는 내가 숨은 그림이 되어 어디서 발견되길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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