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배꼽, 그리스 - 인간의 탁월함, 그 근원을 찾아서 박경철 그리스 기행 1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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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넓고 깊게 그리스 여행하기, 『문명의 배꼽, 그리스』

 

 

 

아는 만큼 보인다, 이 말이 정말이라면 나는 이 책 『문명의 배꼽, 그리스』을 처음 접하면서 나는 눈뜬 장님이 된 기분이었다. 두꺼운 두께, 적당히 묵직한 책의 무게감은 ‘니코스 카잔차키스’라는 낯선 이름과 함께 나의 눈을 멀게 했던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그 니코스 카잔차키스라니. 늘 피해왔던 그 작가와 그 책을 여기에서 만나는 구나, 나는 탄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스·로마 신화와, 별자리 이야기, 그리고 꽃들의 전설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어려있는 신들의 발자취를 나는 늘 동경해왔다. 어릴 때에 즐겨듣던 교육방송 라디오에서 별자리 이야기를 하면 늘 등장하던 것이 신들의 이야기였다. 포세이돈은 얼마나 강렬하고도 멋진 존재로 내게 다가왔는지. 나르시시즘은 왜 또 꽃 이야기 속에 숨어있었지. 작가 이윤기 선생님이 직접 해설을 하신 책들도 두루 읽으면서도 나는 막상 그리스를, 그리고 그 부르기도 낯선 꼬부랑 외국어로 적힌 신들의 이름을 어려워 했던 것 같다.

9개의 장으로 크게 구분되어진 이 그리스 여행기는 역시나 처음부터 말썽을 일으켰다. 저자는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관문, 코린토스를 향해 기운차게 걸어가고 있었지만, 나는 ‘코린토스’라는 지명이 낯설기만 했다.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서 버린 채 즐거이 떠나는 그와 박경철 선생님을 원망스럽게 바라보고만 있었다. ‘제가 카잔차키스 선생님과 안친하다고 안챙기고 그냥 가시는 거죠?’하면서. (그리고 슬프게도 이 ‘코린토스’ 이야기는 9개 중 4개 장에 걸쳐 펼쳐진다. 맙소사.)

카잔차키스와 저자가 나란히 문답을 하면서 즐거이 걷는 그 길을, 한참을 쉬었다 걷다 뒤처진 걸음을 따라잡다 보니 그리스의 이야기가 하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는 만큼 볼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라면, 나는 이 여행을 함께 걸으면서 ‘내가 아는 한국’을 통해 ‘그리스’를 알아가기로 마음먹었으므로 가능한 일이었다.

 

"로마인들과 그리스인들의 관계는 애증의 관계였다네. 하지만 그들이 코린토스에 대해 가진 집착은 유별난 데가 있었어.“

그는 그것을 ‘집착’이라고 표현했지만, 애당초 로마는 코린토스를 적대시하지 않았다. (p.49)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민족은 노예의 신세를 면할 수가 없지, 아무렴. 분열은 반드시 역사의 대가를 치르는 법이야.” (p.55)

로마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자신들을 괴롭히던 마케도니아의 힘이 약해지자 코린토스인들은 로마에게 기대기 시작했다. 외세를 이용하여 해방을 이루겠다는 기대는 짐짓 삼국 시대의 말기의 신라와 고구려의 힘싸움, 그리고 당나라의 지원이 떠올랐다. (혹은 어렴풋이 광복 이후의 조선이 떠오르기도 했다.)

 

페리안드로스는 운하건설을 꾀하였지만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큰 배는 지나지 못하고 작은 배들만 오가는 한가로운 관광지가 되어버린 코린토스를 바라보며 저자는 무엇을 떠올렸을까. 그리고 나는 무엇을 떠올려야 했을까. 지도자로서의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건 정말 많은 요인이 있을 것이다. 저자와 내가 가만히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운하를 바라보자 카잔차키스가 말한다.

“각 시대는 그 시대가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 이상을 의식하지 못하는 법이지. 각 시대는 지나간 시간 속의 사상과 사건들 중에서 오늘의 시대에 동화하고 변화시켜 행동화할 수 있는 것만을 적절히 선택할 뿐이거든.” (p.125)

저자는 시대가 바라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그의 말을 내게 풀어 설명해주었다. 또 대중의 일부로서 내가 깨달아야 하는 것을 이야기해주었다.

지도자는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 더군다나 무모하게도 역사와 직접 대화하려는 지도자는 위험하다. 역사에 이름을 남기겠다는 지도자의 욕심은 눈을 멀게 하고 이성을 마비시켜 반드시 무모한 결정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역사에 남겨야 할 것은 자신의 이름이 아니라 동시대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역사상 최초로 어떤 일을 한 지도자’ 혹은 ‘이 엄청난 구조물을 건설한 지도자’ 혹은 ‘이런 제도를 만든 지도자’처럼, ‘최초로’라는 이름을 만기는 것에 집착하는 유아적 도취에 빠진 지도자를 둔 국민은 불행할 수 밖에 없다. (p.126)

시골의사 박경철을, 그 누가 ‘시골’의사라고 얕잡아 볼 것인가. 그의 눈은 한낱 그리스의 낡은 운하를 바라보면서도 시대와 역사와 우리의 이야기를 함께 바라보고 있는데. 나는 멋모르고 쫄레쫄레 떠나온 그 길이 새삼 대단해 보였다. 코린토스의 지리한 역사를 길게 늘어놓는 것도 어쩌면 저자의 계획의 일부일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다른 지역의 문화재의 속성을 꿰뚫어 보는 심미안 또한 가졌다. 이름은 달리 불리우고, 시대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각자가 가진 조각상, 그리고 신전의 기둥하나까지 그는 속속들이 파악하고 우리에게 설명해준다. 폐허가 된 신전의 공터 혹은 바윗돌 하나까지도 그는 샅샅이 살피는 매의 눈을 가졌다. 그의 말을 빌어 그리스를 둘러볼 수 있게 된 것이 참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때쯤 저자는 또 ‘행운이 따라다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낯선 유럽의 여행지에 나타난 동양인에게 여러 행운이 따랐으므로. 아침 개장에 맞추어 방문한 저자에게 혹자는 입장료를 받지 않고, 그를 미행하기 위해 따라 붙었던 사람은 그의 좋은 유물 가이드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리다가 카잔차키스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나에게도 영웅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친구입니다.”

그는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스인들에게 우정이란 이런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을 같이 사랑하고, 내가 살아가는 곳에 같이 살아가고, 내가 아끼는 것을 같이 아끼는 사람. 그것이 친구이고, 친구에게는 모든 선의를 베풀어야 하는 것. 그것이 그리스인들의 명예의 한 축을 담당하는 ‘우정’이란 말의 의미다. 이 우정은 곧 명예고, 거기에 용맹을 더하면 탁월함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 명예를 누구보다 드높인 사람을, 그들은 ‘영웅’이라 부른다. (p.321)

저자에게 카잔차키스가 영웅이라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우정을 보여준 어떤 택시 운전사의 미소. 나는 그 안에서 경주나 제주도 같은 관광지에서 생활하고 있을 법한 우리의 택시 운전사 아저씨들을 떠올려보았다. 그들 앞에 나타난 ‘멀리서 온 서양인’은 우정을 보여줘도 될 친구로 받아들여질까, 아니면 한국 실정 모르니 마음껏 뜯어내도 될 돈줄로 보일까. 아마도 전자의 마음을 가진 사람은 적지 않을까. (역사 유적지를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마음이 열린, 우정이 가득한 택시 운전사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아, 우리에게 ‘우정’은 어떤 의미일까.

 

 

 

저자는 마음 속에 코잔차키스를 품고 그렇게 여유롭게 그리스를 걷는다. 그리스의 종교와 사람들과 유적지와 사상, 그리고 역사를 차근차근 곱씹으며 천천히 걷는다. 그래서 앞으로 이 그리스 기행 시리즈는 아홉권 정도의 책이 더 나올 것이라 한다. 처음에 멋도 모르고 따라나선 나마저, 이 찬찬한 걸음 걸음에 동화되어 버리고 만다. 남은 아홉권의 분량에서 또 얼마나 깊은 이야기가 오고갈지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헤로도토스의 『역사』, 이윤기 선생님이나 천병희 선생님이 번역하신 온갖 책들의 목록을 따로 챙겨 적었다. 분명 함께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더 많이 보기 위해서는 ‘이 책들’을 읽어놓는 편이 더 행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나의 욕심일 뿐, 책은 참 친절하게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간다. 쉬엄쉬엄 간다면 저자의 목소리만으로도 그리스는 잘 보인다.)

 

한편으로는 우리 ‘한국’을 찾아 오는 낯선 이방인의 모습도 떠올려봤다. 저 멀리에 사는 낯선 이방인 하나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을 읽고 혹은 삼국유사를 읽고 혹은 고은 시인의 시나, 백석 혹은 이육사의 시를 읽고 한국을 방문하는 일은 없을까. 그들의 글 속에서 ‘한국인’을 가장 잘 알아봐줄 독자는 어디 없을까. 나는 그 설레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가 누구이건 한국에서 한국의 역사와 사상과 종교, 그리고 우리 민족을 꿰뚫어 ‘한국 기행’을 책으로 써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의 책을 사고 또 사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선물하리라 생각해봤다.

 

엉뚱한 생각에 빠져 있다 보니 카잔차키스와 저자가 다음 여정으로 얼른 오라며 내게 손짓해준다. 아, 조금 어렵지만 즐거운 여행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그리스는 참 넓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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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자본 - 매력을 무기로 성공을 이룬 사람들
캐서린 하킴 지음, 이현주 옮김 / 민음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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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애들은 짜증을 내도 귀엽고 못생긴 애들은 짜증을 내면 밉상. 이 더러운 세상”

고1 한 소녀의 고백이었다.

그렇지 않다고, 하는 행동이 예쁘면 누구이건 사랑받는 것이라고 진심어린 위로를 했다.

그러나 그 아이에겐 절대로 마음에 와닿지 않는 모양이었다.

이내 친구들과의 댓글을 통해 그 이야기 속에 감추어진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었다.

감수성이 예민한 그 소녀의 눈에 비친 사람들의 편견은 뭘까, 무엇이 그 아이를 이토록 분노케 만들었나.

예전에 범죄를 저지른 한 여자의 몽타주가 세계의 누리꾼들을 주목시킨 일이 있다.

사람들은 그녀의 ‘출중한’ 외모에 관심을 가졌고 어떤 누리꾼은 ‘이렇게 예쁜 여자가 범인일 리가 없다’는 말까지 서슴치 않았다.

이것은 또 어떤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상황인가.

 

 

사람들을 ‘겉으로만 판단하는 것’ 나는 이런 세태가 싫다.

외모는 다가 아니며 분명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사람이 있게 마련이라고 나는 믿는다.

좀 더 눈길을 끄는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결국은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내게 ‘매력을 무기로 성공을 이끈 사람들’이란 타이틀이 적힌 이 책은 꽤나 관심을 끌었다.

 

 

 

매력자본이 무엇이냐,

이것에 관해 1장의 첫 부분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매력자본은 여러 가지 하위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름다운 외모, 성적인 매력, 사회적인 요소(대인관계에서의 기술), 활력, 사회적 표현(치장), 섹슈얼리티 등이다.

저자는 피에르 부르디외의 경제 자본, 문화 자본, 사회 자본의 항목이

시대착오적인 주장일지 모른다며 당당하게 자신의 ‘매력자본’을 피력한다.

(부르디외는 내가 아는 몇 안되는 사회학자 중에 한 사람이다. 그만큼 유명한 학자이리라.)

부르디외를 가르켜 그가 관심을 잘못 기울여서 연구를 했을 거라고 비난하다니.

이 부분에서 저자의 강한 자신감에 반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학자는 그렇게 자신의 논문에 힘을 싣겠거니 하고 읽어내려 갔다.

 

‘4장 매력 자본은 어떻게 마법을 일으킬까?‘에서는 두 자매, 이사벨과 파멜라의 경우를 들어서 ‘매력 자본’의 힘을 설명한다.

같은 집에서 자란 두 자매의 인생이 현재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이 경우를 들었는지도 모른다.

이것은 하킴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경우이면서도, 그의 주장이 늘 반박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케이스이기도 하다.

그는 극적으로 다른 두 사람의 현재 모습은 두 자매의 매력 자본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같은 가정환경에서 성장했고 같은 학교를 다녔고 둘 다 석사 학위를 땄기에 인적 자본 요소에는 거의 다른 점이 없다고 설명한다.

나는 여기에 반론을 하고 싶다.

부모의 사랑, 주변의 관심과 같은 인적 자본의 요소를 ‘양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질적’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부모들은 대부분 자신의 모든 자녀에게 똑같이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p.142)라 하였지만,

막상 좀 더 예쁜 아이쪽으로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의 주장처럼- 결과적으로 ‘매력 자본’의 영향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이 부분은 굉장히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것.

사회학의 거장 부르디에가 왜 ‘매력 자본’이라는 것을 발견하지도, 굳이 명명하지도 못했을까.

아마 다른 자본과 구별해내기가 힘들어서가 아닐까.

 

크게 여덟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 중 ‘2장 욕망의 정치학’은

하킴의 속내가 가장 드러나는 장이자 다소 지루한 장이라 할 수 있다.

주장하고 싶은 한 가지를 위해 많은 수치와 통계 자료들을 분석하고 있다.

어쩌면 이 책이 ‘논문’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가장 잘 깨달을 수 있었던 부분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많은 매력 자본을 가지고 있으나, 남성들이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 개략적인 주장이다.

 

개인적으로는 ‘3장 억압받는 매력 자본’이 제일 좋다.

저자는 미국 등지에서 발발한 ‘급진적인 페미니즘’이 페미니즘을 대변하는 것처럼 널리 퍼져나가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프랑스 등지에서 일어나는 페미니즘이 덜 모순적이고 덜 피해망상적이라고 설명한다.

나 역시 읽으면서도 수긍을 했다.

간혹 ‘진취적인 페미니스트’를 표방하면서 스스로를 무채색 옷에 파묻고는

‘외모를 가꾸는 것은 죄악’처럼 행동하는, 괴상한 페미니스트들이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나 다른 사람을 쉽게 설득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부분이 좋았던 것은 읽으면서 앞으로 읽어야 할 책들의 갈피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의 페미니스트들의 활동과 미국에서의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을 비교해보자는 것이 현재의 계획이다.)

 

 

나는 사회학이나 인문학에는 취약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꽤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한번쯤 의문을 가졌을 법한 현상에 대해 ‘매력 자본’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점,

일상이나 영화에서 발견했던 불편한 진실을 있는 그대로 ‘깨보여준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끝까지 주의를 잃지 않았고 더 나아가, 앞으로의 독서 방향을 잡을 수 있어서 유익한 독서였다고 생각한다.

모쪼록 캐서린 하킴이 이 이론을 발전시켜서 더 많은 정보들을 제공한다거나, 명확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내주었으면 한다.

 

 

자신이 가진 장점, 그것이 바로 ‘매력’이 될 수 있게 우린 더 똑똑해져야 한다.

갈색 머리의 노마진 베이커란 소녀가 ‘마릴린 먼로’라는 금발의 섹스심벌로 유명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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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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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전쟁 속에서도 빛이 나던 사람...사람들.

 

 

 

소피에게

 

 

혹시 선댄스 영화제라는 걸 알아? 미국에서 열리는 유명한 영화제인데 최근에 29회째를 맞은 것으로 알아. 맨날 옛날 영화만 찾아보던 내가 왜 갑자기 ‘최신 영화계 소식’을 꺼내냐고? 영화계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줄리엣, 그리고 엘리자베스가 떠올랐거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이 편지 구길 생각은 마, 읽다보면 알게 될 거야. 우리나라의 <지슬>이라는 영화가 선댄스 영화제의 월드시네마 극영화 부문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고 다들 떠들썩해. 우리나라의 민주화과정에 있었던 역사 속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작품이거든. 1948년 4월 3일부터 약 6년간 제주도의 섬마을 사람들은 폭력 앞에 놓이게 돼. 자칫 잘못하다간 -그게 누구건- 총살이라고! 주민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할 수 밖에 없는 험난하고 고달픈 생활을 했겠지, 아마? 나도 모르게 건지섬 사람들이 떠올랐어. 게다가 대단한 우연이 또 있어. 영화 제목인 ‘지슬’이 제주도 방언으로 ‘감자’라는 말이거든. 자, 내가 왜 영화제 얘기를 했는지 알겠지? 시대도 다르고 경우도 조금 다르지만, 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군이 영국의 채널제도에 있는 건지 섬에 들어왔을 때, 주민들의 삶은 비슷하지 않았을까 했어. 물론 영화를 보기 전이라 더 이상 비교하면 안될 것 같기도 하구나.

 

소피, 너도 건지섬 이야기는 알지? 군인들의 지시에 따라 ‘해야할 것/하지 말아야 할 것’이 갈리는 생활을 해야 한다니, 전쟁이란 건 참 포악한 것 같아. 똑같은 사람인데 갑자기 편이 갈리고 생활이 달라지고 태도도 달라져야 하잖아. 비누를 사용해서 씻을 수 없고 사람들은 가축들을 모두 뺏겨서 고기는 구경도 하지 못하지. 머리 위로 비행기가 날아가면서 폭격을 퍼붓고, 토드 노동자를 가두어 주었다간 감옥 행. 독일군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영국인들은 괴로운, 그런 상황 속에서 어쩌면 ‘엘리자베스’는 그렇게 빛이 나는 존재일 수가 있을까. 사람이 ‘사람다움’을 잃어가는 그 전쟁의 광기 안에서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줄리엣이 그녀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부터 그녀와 친해지고 싶어했다는 걸 나는 온전히 이해할 수 있어. 아멜리아 모저리라는 마을 아주머니가 주최하여 돼지 고기 파티를 열었던 밤, 주민들은 군인들과 마주치지. 통금이 넘은 그 시간에 고기까지 먹고 귀가하던 길이란 걸 들킬 뻔한 위기에 처했을 때, 눈빛을 초롱초롱 반짝이면서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라니. 그 일화를 들으면 사람들은 누구나 그녀의 인생에 한발짝 가까이 다가서고 싶어할 거야.

 

참. 줄리엣은 킷과 잘 지낸데? 킷은 커갈수록 엘리자베스의 용감함과 영민함을 그대로 보여줄거야, 암 누구 딸인데. (줄리엣이 아무리 잘 해준다 해도, 킷 속에 흐르는 피는 엘리자베스의 빛나는 영혼으로부터 온 거라고.)

그나저나 줄리엣이 바보같은 남자들과 결혼하지 않은 건 참 다행인 일이야. 파혼을 했던 그 남자 기억나니? 허락없이 책들을 치워버린 것부터 원아웃이야, 그런데 거기다가 금색이나 은색으로 도금한 트로피를 늘어놓다니 투아웃이고, 줄리엣이 길길이 날 뛸 때 이해할 수 없어했다는 것으로 쓰리 아웃을 완벽히 채웠지. 그 다음에 마크였던가, 꽃다발을 갖다 바치는 그 미국 남자? 소피 너도 본 적 있니? 난 소문만 들었어, 말이 안통하는 고집불통의 마초였다는 것만 빼면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본인은 알까, 자기의 치명적인 약점이 ‘페미니스트들이여, 창궐하라’의 구호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거? 그에 비하면, 도시Dawsey는 진짜 진국인 남자야. 우리처럼 책 읽는 걸 좋아하고 듬직하고 지혜롭고 수줍기까지 하다고!

 

소피, 이 참에 건지섬에 함께 가볼까? 이참에 줄리엣과 도시가 킷의 백점짜리 엄마아빠가 되어주고 있는지 감찰단이 되어 보는 거야. 사실 난 이솔라에게서 내 머리뼈를 봐달라고 한 다음, 그 골상학 책을 빌려올 생각이 더 커. 시드니 오빠가 너희 오빠인데 험담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이솔라는 그 책에만 빠질 사람이라고. 생업에 지장이 없도록 도와줘야해. 약초로 이것저것 더 제조해 볼 수 있게 허브(herb)도감을 선물하면 어떨까. 골상학 그 책이 선물 받은 책이라고 내어주지 않으면 어쩌지? 그럼 시드니 오빠에게 부탁해서 우정어린 조언을 꼭 해드리라고 해줘, 너무 한 곳에만 빠지지 말라고 말이야. 오빠와 이솔라의 우정은 돈독한 데가 있어서 잘 통할 거야.

 

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려시대’에 관심이 많았어. 조선시대의 앞뒤 꽉꽉 막힌 남자들이 목에 힘주고 사는 세상이 아니라, 남녀평등을 실현해온 시대라고 해서 말이야. 그런데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관심이 옮겨갔어. 혼란기에도 빛나는 ‘진짜 용기있고 지혜로운 사람’을 찾는 것이 굉장한 경험이라 느껴졌거든. 그래서 우리나라의 조선 시대 후기를 좀 더 들여다보고 싶어. 나라의 안과 밖이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그 속에서, 건지섬의 엘리자베스처럼 조선의 ‘엘리자베스’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찾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야. 그런 내용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면 어떨까? 시드니 오빠가 출판사를 십여년 간 쭉 유지할 수 있다면, 나를 줄리엣 다음으로 그 출판사의 대표작가로 키워달라고 해볼까해. 물론, 시드니 오빠한테는 한 5년 이후에 내가 말할 테니까 소피, 너는 그냥 알고만 있어줘. 내가 시작만 시끌벅적하고 마지막은 좀 약한 거 알잖아. 말뿐인 사람으로 낙인찍혀서 편집자 시드니 선생님의 눈 밖에 나면 안되니까. 간혹 줄리엣한테도 자문을 구해야겠다. ‘이지 비커스태프’란 필명으로 유럽을 종횡무진 활약하던 줄리엣인데 설마 그때의 노하우를 꼭꼭 간직해두기만 할까?

 

소피, 꼭 건지섬에 가보는 거야? 아멜리아 부인이 군인들 몰래 돼지를 빼돌린 것처럼, 난 이솔라에게서 꼭 ‘골상학’에 대한 관심을 빼내와야겠어.

 

다음 편지엔, 영화 <지슬> 속에 ‘감자’는 어떤 의미였는지 알려줄게. 아직은 짐작도 못하겠어. 내가 너무 섣불리 ‘건지섬’에 갖다붙였다고 네가 날 원망해서는 안되는 거잖아.

그 동안 건강하렴. 안녕.

네 친구가.

 

 

참. 킷이 엄마의 그 일화를 알까? 샐리 앤 프로비셔가 정수리에 옴이 나서 병원에 근무하던 엘리자베스에게 수술 받았던 얘기 말이야. 아픈 부위를 도려내는 동안 그 아픔을 잊도록 해주려고 게임을 해줬다 했잖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여자들 이름을 큰 소리로 외치면서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 싹둑싹둑, “앤 블린!” 톡톡톡. “마리 앙투아네트!” 탕탕. 킷이 이 이야기를 몰랐으면 좋겠다. 나 킷에게 이 이야기를 꼭 직접 들려주고 싶거든. 그러기엔 킷이 너무 많이 커버렸을까 모르겠지만.

 

 

 

 

 

-----------소설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와서 서평을 써봤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분들이라도 이 책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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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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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까치를 봤다.

키 큰 가로수와 전신주 옆을 가로지르며 까치가 날아갔다.

날개를 펼친 제 (가로)길이만한 기다란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어디론가 날아갔다.

“어, 저기 까치다!” 나는 외쳤다, 여기까진 굿.

“자기 집을 지으려나 봐.” 감성적인 느낌이 나는 의인법, 괜찮다.

“새 봄 맞이를 하는 저 제비처럼 우리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지.” 좋지 않다.

아마 마지막의 말을 맨정신으로 했다면 난 오래도록 눈총을 받을지도 모른다.

다행스럽게 난 그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았고 (마음 속으로 조용히 되뇌었을 뿐) 굳이 쓸데 없이 ‘싸늘한 눈빛‘을 받을 일 역시 없었다.

 

친구를 배려하고 소중하게 대하는 것이

자신에게 부담이 된다면, 그 배려와 ‘소중함’은

조금 거짓이다,

라고 하야카와는 생각합니다. p.9

 

나는 괴짜다.

중학교 1학년 때 국어 선생님께 이 말을 처음 들은 이후로

‘무심코 던진 말이 굉장한 발언이 되어 친구들로부터 낯선 눈빛을 받는다’가 하나의 주기(週期)가 되었고

‘괴짜’라는 말은 여러 번 증명되곤 했다.

(또래는 나를 괴짜로 ‘만들곤 했지만’ 어디까지나 이것은 또래 집단 내에서의 일이지, 사실 손윗 분들은 나를 예뻐하시곤 한다.)

이제는 괴짜스러운 발언과 그에 따른 친구들의 반응을 즐길 수 있지만,

가능하면 해가 떠있을 때 혹은 덜친한 사람이 섞여 있을 때 그런 낌새를 절대 흘리지 않는다는 것이 내 원칙이다.

 

문득 생각했습니다. ‘그래 시골에서 살자.’

확고한 의지로 결심했던 것이 아니라

되는대로 해보자, 한번 해보지, 뭐!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P.4 -하야카와)

 

잡지의 독자 선물에 응모했다가 자동차에 당첨되어서

(주차비가 비싸기 때문에) 시골로 이사온 하야카와에게서 익숙함을 느꼈다.

왠지 모를 괴짜의 향기랄까.

시골 생활을 하면서도 굳이 농부가 되지 않고, 택배를 애용한다.

번역일은 본업, 이웃과의 일들은 부업(이라기 보다는 일상)이다.

가까이에 있는 숲에 가서, 보고 듣고 느끼는 그녀는 점점 더 나와 같은 향기를 풍겼다.

하야카와는 도시 속, 사람들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친구 둘-마유미와 세스코를 반겨 맞이하곤 한다.

그리고 그들은 ‘함께’ 숲에 가곤 한다.

나무들을 살피며 봄눈을 보기도 하고 맥주 안주로 열매나 풀을 뜯는다.

저녁놀에 반하고, 태론 카약을 타고, 눈 내린 벌판에 누워 웃기도 한다.

 

 

숲 속에는 ‘괴짜같은’ 발언조차도 눈총받지 않아도 되는 주술이 가득한 걸까?

“그냥 ‘인간’이라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거야.

그저 ‘인간’이라고만 여기니까 생명이 가벼워진다,라는 말이지(P.67)"

이 뜬금없고도 심오한 말을 하고도 하야카와는 별탈이(?) 없다.

숲이 주는 아늑함과 평온함이 세스코의 몸과 마음을 열어준 것 때문일까.

주말이면 숲을 찾으면서, 초봄-여름-가을-겨울을 보낸 마유미와 세스코는 어떻게 변했던가.

무엇이건 엉겹결에 시작하고 금세 질리던 마유미는

카약과 쌍안경만큼은 친구에게 팔아버리지 않게 되었고,

여행사 일을 하면서 사람이 싫어지던 세스코 곁엔

봄과 함께 멋진 남자가 다가왔다.

번역일을 하는 하야카와는 ‘자연의 이야기’도 번역할 수 있게 되었으리라.

 

 

 

주말엔 숲으로 가야겠다.

내가 더 뻔뻔한 괴짜 철학자가 되건 함께 가는 친구가 싱그러운 변화를 겪건

내겐 아쉬울 것 하나 없을테니. ㅎㅎㅎ

^^숲은 푸르름을 가득 머금은 요정의 요새다.

요정의 주문 속에서, 우리 한 번 변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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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여자들의 정신적 지주라고 불리우는 '마스다 미리'의 만화책 아시나요?

전에 마스다 미리의 책에 대한,

100인의 여자 공감단을 모집한다고 해서 응모했는데요.

 

 

마스다 미리의 책 세 권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주말엔 숲으로』

 

셋 중에서 고민고민한 끝에 숲이 가지는 푸른 이미지에

마음을 위로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로 『주말엔 숲으로』를 신청했었죠.

 

그리고 2월 8일 금요일, 설연휴를 앞두고 이 녀석들을 받았습니다.

 

 

짜잔~

접이식이지만, 만화의 일부가 실려있는 알찬 구성(?)의 엽서 세 부와

만화 책『주말엔 숲으로』.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에 해당하는 엽서인데요.

굳건한 독립심을 가진 듯한 여성분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군요.

 

짧은 소개에 따르면 '수짱'입니다.

싫어하는 말이 '자아 찾기'라고 하니... 강건하고 올곧은 여성이 맞긴 맞는 것 같아요ㅋ

 

(저도 모르게 이것을 선물하고 싶은 친구가 살짝 떠올랐어요.ㅎㅎㅎㅎ)

 

 

 

참. 그리고 깨알같은 엽서와 함께 온 '공감단 인증 카드' ㅎㅎㅎㅎ

작은 봉투 속에 들어있던 3가지 세트입니다.

(책 표지와 동일한 그림이 들어있어요. 뒷편에 짤막한 메세지가 함께 있죠.)

여자 공감단 100인이 되신 분들께 한분 한분 번호를 부여해주셨더군요.

^^특별한 기분이 들어요, '100명의 여러분'이 아닌 '(유일한) 당신'의 의미같잖아요.

저의 번호는 몇 번이었을까요? (요 숫자에 얽힌 제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제가 받아 본 『주말엔 숲으로』의 책과 엽서, 책갈피 세트를 함께 보여드리죠.

책은... 무광택 표지예요.

꺼끌함이 조금 묻어나는 색지의 질감 그대로구요.

총총총 걸어가는 여인 셋의 모습이 보입니다, 숲으로 가는 모양이죠? ^^

참. 일본만화책 답게 책은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넘겨야 합니다.

 

습관대로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만화를 보다가

자칫하면 만화를 못 읽을 뻔 했어요.ㅋㅋ ('음. 이건 뭐지;; 이야기가 안 이어져;;;'했었어요;;ㅋ)



표지를 넘기고 녹색의 면지를 두장 넘기고

( 녹색의 면지에도 그림은 있어요.ㅎㅎ)

제목만 들어있는 표제지를 넘기면, 이런 '숲의 광경'이 보여요.

토끼 세 마리가 숨어 있는 숲.

저는 이 녀석을 보는 순간부터 '아, 숲에 가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일었답니다.ㅋ

 

 

 


다른 두 책에 비해서 별로(?) 기대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예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나『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는 사실...주제가 명확히 보이지 않나요?

2030 여성들이 걱정하는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니까 읽으면서도 쏙쏙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란 느낌이 들잖아요.

 

 

 

『주말엔 숲으로』를 우습게 봤다가 큰 코 다칠 뻔 했어요.

더 담백하고도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었어요.

 

 

듬성듬성하고 대충 그린 듯하 마스다 미리의 그림 속에서, 인생 전체를 관망할 수 있었거든요.

 

예를 들면.

#1. 

세상에. 격하게 공감.

 

네네, 그렇게 생각하곤 했죠.

'어른이 되면 뭐든지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같은 어렵고 무겁고 부끄러운 주제를

쉽고 가볍고 무덤덤하게 꺼내어 친구에게 물을 수 있는 건, 아마도 숲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만화의 다음 내용이 궁금하시죠? 이 다음에 p.122를 보시면 이 여인들의 나머지 대화를 알 수 있어요.ㅋㅋㅋ)

 


#2.


자연 속에 있는 이야기들은 참 무궁무진한 비유를 이끌어내는 것 같지 않나요? ㅎㅎ

 

 

 

 

 

#3.

참. 이 컷은 제가 '그렸던(꿈꾸었던, 상상했던) 그림'과 일치하기도 해요.

 

제가 허브 화분을 키우는데요.

잎들에게서 나는 향기, 혹은 풀냄새 같은 것에서 마음 속 깊이 산뜻함을 느끼곤 해요.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몸도 마음도 위로받는 기분, 함께 한다는 기분 같은 걸 얻죠.

 

간혹 내 주변 사람들도 그런 좋은 것들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 생각을 하는데,

이 만화 속의 '하야카와'는 기꺼이 친구들(마유미, 세스코)에게 그것을 안내해줘요.

삼나무 잎의 향기를 맡지 않아도 코끝이 산뜻해지는 기분!!

+게다가 '카약'이라뇨! 와웅. 부럽구로.ㅋ

 

 

#4.

"마유미~~ 서른다섯 살에도 아직 처음 경험하는 게 있네~"

이히히히히히힛. 이 부분 보면서 살짝 빙구 미소가 번지고 있었......^_______________________^;;

 

 

숲이 가지는, 아늑한 느낌이 첫 기대였다면

그 안에서 제 또래의 평범한 여인들이 '도시'와 '숲'을 오고가면서

문득문득 잊고 살았던 삶의 귀중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맛이 깊고도 맑아요.

 

음.... 마치 피톤치드 삼림욕이라도 한 듯한 기분?!ㅋㅋ

(참. 피톤치드가 강하게 나오는 나무 곁에서는 다른 식물이 제대로 못 자란다는 건 아시나요?

쿨럭, 때 아닌 토막상식 자랑질이라니;;ㅋ)

 

여러모로 힘겨운 2030 도시 여성들을 위한,  산뜻하고 따뜻한 책 같아요. ^-^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겉표지 직전에 다다르면.... 요런 귀요미 '토끼 눈 사람'을 만날 수 있어요.

헤헤. 이 녀석들을 잘라서 선물이라도 하면 좋을텐데, 너무 예쁜 나머지

그저 '개인 소장'의 욕심으로만 남겨두려고요.ㅋㅋㅋㅋㅋ

 

 

 

 

 

 

참. 제게 와준 '여자 공감단 카드'의 인증 번호는 12번입니다.


(책 갈피 대용으로 사용하기 좋게 되어 있어요.)

(이 글귀를 보고, 이 책도 꼭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다시 일어났어요. 흑흑.ㅠ_ㅠ) 

 

12, 열 둘, 십 이.

 

 

열 둘, 기회의 숫자 아닐까요?

시계의 시침이 12개의 숫자를 지나면 '다시 1부터' 시작할 수 있고

열 두 달을 견디면 다시 '새로운 시작'이 열리는 '새로운 기회'를 일깨워주는 숫자.

 

저도 열두살 무렵, 사춘기가 시작되었죠.

어린 아이의 시기를 열두 해 넘기고 나니

전 '예비 어른'으로서의 환경과 맞닿았던 것 같아요.

그때, 그 시절엔 미처 몰랐지만. (그래서 그 때는 조금 힘들었던 것도 같지만 말이예요.)

 

열둘, 여자 공감단 인증카드에 적힌 숫자 '12'는

제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단다'하고 위로하고 응원해주는 것 같았어요.

 

설을 앞둔 제게 와 준 것만 해도.....그런 것 같지 않나요? ^-^*

 

 

 

 

 

 


책을 읽는 동안, 여러 번...

울컥울컥 '숲에 가고 싶단 말이야'하는 욕심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다이어리를 오가면서 제법 여러번... '주말엔 숲으로?'를 계획하고 허물고 계획하고 없애고 하곤 했어요. 

 

 

봄-여름-가을-겨울, 열두 달을 오가며 더 자라야 하는 저를 위해...

이 담백하고 고운 이야기가 담긴 엉성한 만화책을 

열심히 귀하게 여기면서 읽겠습니다. ^^여러번 곱씹을 거예요.ㅎㅎㅎ

 

 

 

 

 

 

이상 여자 공감단,

12의 숫자 안에서 돌고 도는 '시작의 기회'를 마음에 품은... 열두번째 여자였습니다.ㅎㅎㅎ

(다 읽고 나서, 리뷰도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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