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러지 말죠.
요 몇 년 사이 등록금이 동결되었었습니다. 안 그래도 비싼 학비, 동결이나마 되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덜덜 떨면서 학교 다녔었죠.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야! 등록금이 엄청 뛰었군요! 올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제시한 등록금 가이드라인이 3% 미만인데, 그것도 돌파! 이것이 성대 퀄리티! .......라는 겁니까. 거기에 대학원생 선배님들께는 이게 뭡니까, 요 몇 년 새 100만원이 올라주시는 이 등록금. 쩔어줍니다.
은행에 갔습니다. 등록금 고지서에는 ‘일반대학원 인문계열 사백칠십사만구천원’ 두둥. 옛날에는 ‘우골탑’이라고 했다지만 이제는 소 팔아도 475만원 안 나오잖아요? 어디서 돈을 가져오란 말입니까. 무조건 대출 받으라고요? TV 나오는 대출 광고 보면 전화기에 손이 갑니다. 근데 거기 전화하면 신용등급 떨어지고 나중에 취업하는 데 지장 생기고, 그런데 은행에서는 대출 요즘 불경기라고 잘 해주지도 않잖아요. 친척집 돌며 손 벌리는 것도, 은행 돌면서 학자금 대출 받는 것도 한계가 있죠. 제 2금융권에 사채까지 가야 하는 건가요? 돈 없어서 공부 못하는 게 말이나 됩니까?
총장님, 저희 돈 싸들고 다니는 거 아니에요. 저희 돈 남아돌아서 공부하는 것 아닙니다. 총장님...... 공부가 하고 싶어요. 정말 하고 싶습니다. 근데 이러시면 저희 힘들어요. 100만원이 오를 동안 학교 시설이 나아졌습니까? 교수님이 충원되었나요? 학생들을 위한 학교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까? 아니잖아요. 그 돈 진짜, 다 어디로 갔나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한다고 공부에 손을 놓을 동안 학교는 100만원 올려서 어디에 썼습니까? 궁금합니다.
그리고, 총학생회장단 여러분들, 여쭙겠습니다. 총학생회장단 여러분, 등록금 심의 위원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홍보가 덜 된 것만 문제는 아니죠. 학우들의 의견 수렴에는 노력하셨나요? 예를 들어 서명운동이라도 전개해서 최대한 여론을 끌어볼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만일 학교 측에 맞서서 열심히 등록금 인상을 막으려고 하셨다면 기자회견도 하고, 자료도 제대로 제공할 것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그러실 수 있으셨잖아요. 왜 안 그러셨어요?
말도 안 되는 등록금 인상, 반대합니다.
475시간 릴레이 1인 시위, 절대 찬성합니다.
등록금 인상, 진짜, 우리 이러지 말죠.
성균관대학교 김귀정 생활도서관 운영위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