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성균관대가 먼저 일어납니다.

 

전국의 대학원생님들!

이제 그동안 글로만 배운 '궐기'라는 걸 한 번 해보시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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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등록금 인상 반대 475시간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하며

 

 

   최근 몇 년간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의 등록금은 일반인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폭등했다. 2008년 6.6%, 2010년 5.1%, 2011년 4.2%의 인상폭은 평균 물가상승률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가히 “미쳤다”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2010년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 학교 당국은 대학원 등록금을 5.1% 인상한 채, 학부 등록금만 동결하면서 “학생들과 가계의 고통을 분담”하겠다며 대외적인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학부 등록금 동결 조치에 따른 재정 부담을 대학원생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한 것이다. 그리고 올해에도 학교 당국은 이 같은 기만적인 행태를 반복하며 학부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대학원 등록금을 인상했다.

 

   매년 급격히 상승하는 등록금 때문에 학업현장에서 이탈하여 노동현장으로 강제 편입되는 대학원생의 수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등록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금액만을 지급하는 교내 장학금 제도는 수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정부와 서울시에서 시행하던 대학원 장학 사업도 점차 중단 ․ 축소되고 있다. 월 40~80만 원짜리 연구보조원 자리를 얻기 위해 동학들끼리 신의를 저버린 아귀다툼을 해야만 하는 것이 대학원생들의 현실이다. 이처럼 학문후속세대인 대학원생은 학업에 대한 경쟁력을 쌓기보다 당장의 생계와 등록을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하는 지경에 처해 있다. 이는 대학 당국이 방치하고 자행하는 대학원생에 대한 엄연한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

 

   학교 당국이 등록금 인상의 이유로 거론한 건물 신축과 교원 임용 역시 적절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는지 알 수 없다. 이로 인한 재정 적자는 교육시장에서 십여 년간 ‘우수한 경영’을 과시하고 있는 성균관대의 명백한 자기모순을 증명할 뿐이다.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서비스 향상을 전면에 내세우며 자기선전에 여념이 없는 성균관대가 그간 대학원의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보인 소극적인 처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일류 교육기업을 자처하는 성균관대는 교육 서비스의 소비자이자 성장 파트너인 대학원생들과 과연 공정한 거래를 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매년 반복되는 학부 등록금 인상 문제는 이미 충분히 “미친 등록금의 나라” 대한민국의 심각한 현실을 반영한다. 그러나 사회적 관심을 비교적 덜 받는 대학원생들의 고통도 더 이상 묵인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 당국은 학위과정에 한 번 발을 들여놓은 이상 쉽게 행로를 바꿀 수 없는 대학원 제도의 구조적 모순과 청년 학생들의 미래를 담보로 대학원생들의 목을 비틀고 있다. 그동안 이 같은 부당한 처우에 순응하기만 했던 대학원생들의 무기력과 비저항을 반성한다.

그리하여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생 일동은 아래의 사항을 요구하며, 2011년 고지된 일반대학원 인문계열 등록금 4,749,000원에 저항하는 의미의 ‘475시간 릴레이 1인 시위’를 단행한다.

 

 

1. 2011학년도 대학원 등록금 인상의 철회 및 등록금 재협상을 요구한다.

   정부 권고안인 3% 이하의 인상률을 크게 넘어서는 4.2% 인상 조치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총장은 지금까지의 무분별한 대학원 등록금 인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라. 학교 당국은 학생들과의 성실하고 합리적인 대화를 통한 등록금 재협상을 지원하라.

 

1. 대학원생들의 지속 가능한 연구 및 대학원 발전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요구한다.

   학교 당국은 장학제도 개선, 연구 공간 및 자원 지원 등 고액 등록금에 걸맞은 대학원생들의 학습 환경 개선 및 실질적인 연구 지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

 

1. 대학원 총학생회의 반성과 쇄신을 요구한다.

   대학원 총학생회는 ‘등록금 심의’라는 합의 절차의 식물화를 사실상 묵인하고, 등록금 인상 조치에 대한 설명과 안내마저 소홀히 했다. 실패한 협상의 책임을 지기는커녕 학생들의 대표자 역할에 대한 자의식조차 없는 대학원 총학생회는 그간의 직무유기를 반성하고 쇄신하라.

 

 

2011년 2월 16일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생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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