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인 것 같아서 불안합니다>는 불안장애가 어떤 원인으로 발생하고 증상을 보이는지, 또 공황장애는 어떤 근거로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지, 불안과 공황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낸 정신과 전문의 3인의 심리 처방전이다. 거짓된 이야기와 믿을 수 없는 허위 정보가 가득한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숙련된 전문가들만이 전할 수 있는 핵심 내용과 신뢰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공황장애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나 정신질환과 관련된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혼란을 최소화하고 비정상, 교정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바로잡기 위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특히 일선 현장에서 직접 환자들을 진료하며 쌓아온 수많은 상담 사례와 실제 검사지가 수록되어 있어서 우리 스스로의 상태를 셀프 진단할 수 있다.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불안장애 유병률은 9.3%. 10명 중 1명은 불안장애로 일을 하거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고 한다. 불안이 심해져 신체적 증상을 유발하는 공황으로 이어지게 되면 더 이상 혼자 감당하거나 참는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게 된다. 막연한 걱정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한 걸음씩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는 건 어떨까.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의 오늘을 무사히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용기가 필요한 여름>은 어린이들 혹은 사춘기 청소년들이 실제로 학교에서 겪을 법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쉬쉬하거나 침묵하기 바쁜 문제를 다뤘다. 또한 논란이 될 수 있는 책의 소재를 다루기 위해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취재하고, 현직 교사의 감수를 받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동화의 설정이지만 사실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법한 사실적인 이야기라서 나 또한 내가 민유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지금의 나라면 당연히 친구를 위해서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민유 나이의 어린 시절이라고 생각하니 진실을 등지고 회피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책 속에서 주인공의 친구가 했던 '내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라는 말이 마음에 깊게 와닿았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또한 살아가면서 깊은 고민에 빠지고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겪기도 한다. 이런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우리는 머뭇거리는 대신 용기를 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현실을 마주하지 않는 방관자의 모습에 타협하지 않고 옳고 그름을 확실하게 구별하여 아닌 건 아니라고 소리 낼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개인의 작은 목소리가 모이면 결국 큰 함성이 될 수 있다는 걸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엄마 북극곰>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곰이 처한 현실을 사스키와 엄마 북극곰의 만남과 우정에 담아 따스하게 그려 낸 동화책이다. 감성적이고 따뜻한 책 속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읽으며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죽어가고 있는 동물들과 소리 없이 쓰러지는 자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북극곰들이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갈 미래는 우리 손으로 지켜야만 한다. 지구가 구름을 만들어 지구 온도를 스스로 낮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면 극지연구소 연구팀에서 지구온난화로 늘어난 북극의 미세조류가 구름 생성에 기여하면서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에너지를 차단하는 과정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한다. 우리 모두 예전부터 기후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은 자주 들어왔을 것이다. '지구야 미안해'를 남발하며 농담처럼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이야기를 우스갯소리로 하고 듣는 사람들은 기후 위기라는 것을 어디 먼 나라에 있는 남의 일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 마트에만 가도 급격하게 치솟은 물가 때문에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식량이 줄어들면 수요는 많아지고 공급은 점점 감소한다. 이렇게 물가가 오른 제품은 현재 한둘이 아니다. 바닐라, 생크림, 초콜릿, 커피, 감자, 설탕, 딸기... 다음 기후재앙 흉작으로 가격이 오를 식료품은 또 뭐가 될까?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후 변화 대응은 기부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 즉 부자들이나 하는 이타적인 행동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고 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다. 각자의 자리에서 환경과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지금은 우리가 우리의 멸망이 되지 않도록 노력할 때다.
간호사는 아름답기만 한 백의의 천사가 아닌 질병과 죽음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전사다. 환자들을 케어하는 건 기본이며 화장실을 갈 시간도, 밥을 먹을 시간도 없이 더 이상 쪼갤 시간도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든 그 시간을 쪼개며 매일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질병과 싸운다. 세상에 병과 고통, 병원과 치유로부터 벗어난 사람은 없다. 작은 동네 병원에서부터 큰 대학병원에서까지 우리가 만나는 모든 간호사는 우리를 이러한 고통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해 주기 위해 오늘도 발 벗고 뛰는 중이다.<낭만 간호사>를 읽으면서 유난히 책장을 넘기기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 읽기 어렵거나 힘들어서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속의 파동이 잔잔하게 울려 깊은 여운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질문과 답이라는 제목으로 쓰여진 이 글은 당장 내년의 봄을 생각할 시간도 여유도 없는 환자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환자를 위해 손안에 작은 봄을 선물한 간호사 작가님의 배려와 애정이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 누군가에게 봄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보통 봄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따뜻함, 꽃, 새싹, 새로운 시작 등... 나의 작은 애정과 행동이 누군가에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봄이라는 계절이 되는 건 한순간이고, 잊지 못할 순간은 정해진 시간에 찾아오는 것이 아닌 갑작스럽게 다가온다.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생의 편을 들지만, 생은 늘 죽음의 편이다. 죽어가고 있는 생은 그 자체로 아름다워서 슬프다. 하지만 슬퍼서 아름다운 것이 우리의 생이 아닐까.
하면 된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뭐 이런 말이 다 있나 싶었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뭘 하면 되는지 방법을 알려 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하면 된다'라니. 참 무책임하고 멋없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일에 열중함을 넘어 미쳐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그냥 하면 된다. 물론 처음 시작할 때는 방법도 모르고 요령도 모를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신만의 요령이 생기고 어찌어찌 비슷하게나마 흉내 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계속하다 보면 뭐든 된다. <냥도리의 그림 수업>에서는 앞서 내가 소개한 다소 무식한 방법이 아닌 다정하고 차분한 방법으로 낙서부터 드로잉, 캐리커처까지 쉽게 그리는 것을 도와준다. 무엇을 배울 때 내 곁에 조력자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크게 차이가 난다. 또한 <냥도리의 그림 수업>은 일반적으로 그림 그리는 데 필요한 스킬 위주로 알려 주는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스킬보다는 그림의 원리와 사물을 관찰하는 방법을 공들여 설명하는 것에 더 집중한다. 그림을 잘 알고 있는 고수의 시각이 아닌 초보자와 배움을 원하는 학생의 시각에서 천천히, 그리고 세심하게 살피며 도움을 준다.박순찬 작가는 그림 그리기는 말을 하는 것, 글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소통의 방법이자 세상을 보는 시각을 키워나가는 행위라고 말한다. 말이나 글처럼 그림 또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누군가는 미적 재능은 타고나야 하는 것이며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타고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재능은 선택할 수 없지만 꾸준함은 선택할 수 있다. 꾸준히 준비하고 노력하면 설렘이 두려움을 압도한다는 말도 있다. 내일을 위해 하고 싶지 않은 내 일도 잘은 아니더라도, 완벽하지 않더라도 묵묵히 해나가 보면 뭐든 된다. 우리는 그렇게 하면 되는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