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된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뭐 이런 말이 다 있나 싶었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뭘 하면 되는지 방법을 알려 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하면 된다'라니. 참 무책임하고 멋없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일에 열중함을 넘어 미쳐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그냥 하면 된다. 물론 처음 시작할 때는 방법도 모르고 요령도 모를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신만의 요령이 생기고 어찌어찌 비슷하게나마 흉내 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계속하다 보면 뭐든 된다. <냥도리의 그림 수업>에서는 앞서 내가 소개한 다소 무식한 방법이 아닌 다정하고 차분한 방법으로 낙서부터 드로잉, 캐리커처까지 쉽게 그리는 것을 도와준다. 무엇을 배울 때 내 곁에 조력자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크게 차이가 난다. 또한 <냥도리의 그림 수업>은 일반적으로 그림 그리는 데 필요한 스킬 위주로 알려 주는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스킬보다는 그림의 원리와 사물을 관찰하는 방법을 공들여 설명하는 것에 더 집중한다. 그림을 잘 알고 있는 고수의 시각이 아닌 초보자와 배움을 원하는 학생의 시각에서 천천히, 그리고 세심하게 살피며 도움을 준다.박순찬 작가는 그림 그리기는 말을 하는 것, 글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소통의 방법이자 세상을 보는 시각을 키워나가는 행위라고 말한다. 말이나 글처럼 그림 또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누군가는 미적 재능은 타고나야 하는 것이며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타고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재능은 선택할 수 없지만 꾸준함은 선택할 수 있다. 꾸준히 준비하고 노력하면 설렘이 두려움을 압도한다는 말도 있다. 내일을 위해 하고 싶지 않은 내 일도 잘은 아니더라도, 완벽하지 않더라도 묵묵히 해나가 보면 뭐든 된다. 우리는 그렇게 하면 되는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