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간호사
송상아 지음 / 포널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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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는 아름답기만 한 백의의 천사가 아닌 질병과 죽음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전사다. 환자들을 케어하는 건 기본이며 화장실을 갈 시간도, 밥을 먹을 시간도 없이 더 이상 쪼갤 시간도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든 그 시간을 쪼개며 매일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질병과 싸운다. 세상에 병과 고통, 병원과 치유로부터 벗어난 사람은 없다. 작은 동네 병원에서부터 큰 대학병원에서까지 우리가 만나는 모든 간호사는 우리를 이러한 고통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해 주기 위해 오늘도 발 벗고 뛰는 중이다.

<낭만 간호사>를 읽으면서 유난히 책장을 넘기기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 읽기 어렵거나 힘들어서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속의 파동이 잔잔하게 울려 깊은 여운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질문과 답이라는 제목으로 쓰여진 이 글은 당장 내년의 봄을 생각할 시간도 여유도 없는 환자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환자를 위해 손안에 작은 봄을 선물한 간호사 작가님의 배려와 애정이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

누군가에게 봄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보통 봄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따뜻함, 꽃, 새싹, 새로운 시작 등... 나의 작은 애정과 행동이 누군가에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봄이라는 계절이 되는 건 한순간이고, 잊지 못할 순간은 정해진 시간에 찾아오는 것이 아닌 갑작스럽게 다가온다.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생의 편을 들지만, 생은 늘 죽음의 편이다. 죽어가고 있는 생은 그 자체로 아름다워서 슬프다. 하지만 슬퍼서 아름다운 것이 우리의 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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