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 산책 1권 - 개화기편, 천주교 박해에서 갑신정변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11월
장바구니담기


최익현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항로에 대한 평가와 통하기 마련이다. 이항로는 상인들이 가난과 착취에 시달리는 반면 소수의 양반계층이 풍족한 물질생활을 누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 인물이었다. 그는 토지는 경작자에게 주어져야 하며 어떤 종류의 염출도 민간생산의 10퍼센트를 넘어선 안 된다고 했다.
이항로는 그야말로 민중의 대변자였던 셈이다. 이항로를 비롯한 화서학파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바로 이런 애민정신에 근거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애민정신은 그가 상위 개념으로 여기는 것의 도구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화서학파의 애민정신은 기존의 강력한 사회신분제를 전제로 한 것이었으며 이들은 사회신분제가 무너지면 세상이 끝나는 걸로 아는 사람들이었다.
당시 서원이 민중에게 어떤 고통을 주고 있었는지 이항로는 과연 몰랐을까? 유초하는 "그는 나중에 그 나름의 근본적인 개혁의 주장에서 실상 몇 걸음 뒤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138~139쪽

"더구나 그가 주장한 개혁은 결국 당시까지의 지배질서와 윤리를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것으로 확립하기 위한 것이었고 그 질서.윤리 자체를 문제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아니었다. 또한 이항로가 현실개혁에서 가장 근본적인 개혁을 끝까지 주아했다 해도(또 그것이 실현되었다 해도)그것은 도리 실현이라는 궁극목표를 위한 한 단계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가장 우려한 것은 국가의 존망이 아니라 도학의 존부였던 것이다."-140쪽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뷰리풀말미잘 2009-07-13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준마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