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도, 음식도, 사람도 복원의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만큼 기다려주면 오래갈 수 있다. 존재하는 것은 각자로 존재하게 해야 한다. 가지려 하기에, 집착하기에, 편애하기에 괴롭다. 남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나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가지지 않아도 때가 되어 함께이면 된다. 함께이지 못해도 잊지 않으면 된다. 마음을 주었다면, 소중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야 한다. 어쩌면 그것이 세상에서 온전히, 행복하게, 사람과 만나는 길이다.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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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판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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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22 15:17   좋아요 0 | URL
조명이 은은한 카페 같은데요,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서 도서관 같아요,
쑥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적당한 음주 후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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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과 나는 앞뒤로 줄을 이어 길을 따라 들판으로부터 올라오고 있다. 목화 창고에서 누군가 우리를 본다면, 내가 주얼보다 15피트 정도 앞서 걷고 있는데도, 나보다 머리 하나만큼 키가 큰 주얼의 밀짚모자를 넘겨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모자는 가장자리가 닳아빠지고 뜯겨 있다.

 

 

 

 

 

 

 

 

 

 

 

그는 이혼까지 한, 쉰둘의 남자치고는, 자신이 섹스 문제를 잘 해결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는 목요일 오후, 차를 몰고 그린포인트로 간다. 두 시 정각에 윈저 맨션 입구에 있는 부저를 누른 뒤 이름을 밝히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113호실 문 앞에서 소라야가 기다리고 있다. 그는 향긋한 냄새와 은은한 조명이 적절하게 뒤섞인 침실로 곧장 들어가서 옷을 벗는다. 소라야는 욕실에서 나와 옷을 벗고 그의 옆으로 들어온다.

 

 

 

 

 

 

해리엇과 데이비드가 만난 것은 직장 파티에서였다. 두 사람 다 특별히 가고 싶던 파티는 아니었지만, 만나자마자 둘은 이야말로 그들이 기다리던 일이라는 것을 단숨에 알았다. 퇴보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보수적이고 답답한 사람, 수줍고 비위 맞추기가 어려운 사람.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이렇게 불렀고 그외에도 비호감 형용사들이 끝없이 이들에게 붙어 다녔다. 그들은 자신들에 대한 이런 오랜 견해들에 대해 자신들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고 그러므로 감정적 까다로움이나 절제가 요즘 인기 없는 자질이라는 이유만으로 비판받아서는 안 된다고 옹호하곤 했다.

 

 

 

 

 

 

헤르만 보르데르는 돌아누우면서 한쪽 눈을 떠보았다. 머리가 몽롱해서 여기가 미국인지, 치프케프인지, 아니면 독일의 수용소인지 알쏭달쏭했다. 심지어 립스크의 건초 다락에 숨어 있는 상상까지 해보았다. 이따금씩 이렇게 여러 장소가 한꺼번에 떠올라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다. 지금 이곳이 브루클린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엉뚱하게도 귓가에는 나치들의 고함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를 끌어내기 위해 총검으로 건초 더미를 푹푹 찔러 대는 중이었다. 그는 건초 속으로 점점 더 깊이 파고들었다. 총검의 칼날이 그의 머리를 툭 건드렸다.

 

 

 

 

 

이 책은 사회구성체의 역사를 '교환양식'에서 다시 보려는 시도이다. 기존의 마르쿠스주의에서는 그것을 '생산수단'에서 보려고 했다. 구체적으로 말해, "누가 생산양식을 소유하고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보려고 했다. 그와 같은 생산양식이 '경제적 토대'이고, 정치적 종교적 그리고 그 밖의 문화적인 것은 관념적인 상부구조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경제와 정치를 분리하는 것은 자본주의사회에 근거한 견해이다. 따라서 그것은 자본제 이전의 사회를 설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아시아적 국가나 봉건사회에서는 정치적인 지배와 경제적인 지배가 분리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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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 한가운데 숨은 씨앗은 보이지 않는 과수원이다.

-영국 웨일즈 속담

 

씨앗에는 생명의 거울이 숨어 있다. 이것은 자연의 기원이면서 문학과 상상력의 소재가 된다, 웨일즈의 속담은 씨앗의 생물학적 잠재력과 그 은유적 힘을 동시에 말해준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환경보호론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씨앗의 세계에 큰 감명을 받고 영감을 얻어 이렇게 썼다. "나는 씨앗을 매우 사랑한다. 씨앗이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경이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명체로 '제너럴 셔먼'이라는 별명을 가진 나무 자이언트 세쿼이아는 보잉747 점보 제트 여객기 여섯 대를 합친 것만큼이나 거대하다. 하지만 이 나무도 2000년 전 단지 6000분의 1그램에 불과한 씨앗에서부터 싹이 트고 자랐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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