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를 만나 분 보 싸오를 먹으려고(2주째 진유정작가님의 강의를 들은 덕분 쌀국수 열공)가는 길에 공원 어귀 난전에서 비트를 샀다. 순무김치를 담고 싶은데 아직 순무가 나오기 전이므로 비트로 물김치라도 담아볼까 싶어서다. 비트가 든 검정 봉다리를 들고 인근에서 꽤 유명한 포식당으로 가서 분 보 싸오와 짜조를 시키고 **처럼도 한 병.

분 보 싸오는 처음 시켜봤는데, 지난 주 강남역 인근에서 먹은 분짜와 비슷했다. 분짜는 돼지고기를 구워서 가는 쌀국수위에 얹어 나오는 것이고 분 보 싸오는 얇은 쇠고기를 데쳐서 국수위에 얹어 나오는 것이다. 야채가 곁들여 있고 넉넉한 소스가 따로 나와서 찍먹하거나 끼얹어 먹는 것은 같다.

스타일로 보자면 강남역이 더 베트남스럽고(베트남 가본 적 없음) 저렴한데, 동네는 동네대로 깔끔 양 많아서 괜찮았다. 하나 시켜서 둘이 먹고 국물 있는 국수를 하나 더 시켜야지 했는데 배불러서 그냥 나왔다.

오늘 진유정작가님 강의 듣고 넘 감동받아서(국수사진을 스무장은 본 것 같다) 동네 쌀국수라도 한 그릇 하실라예? 하려고 강의실 밖에서 기다렸는데 정말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지셨다. 아쉬움이 남아 도서관 앞에서도 한참 기다려봤는데 증발하심. 멀리서 오셨다고 했는데 혼자 쓸쓸히 주린 배를 안고 전철역으로 가셨을까봐 마음이 쓰였다. 물론 약속이 있어서 바쁘게 걸음을 재촉하셨거나 처음 보는 사람이 점심 먹자고 했어도 불편해서 거절하셨을 수도 있지만 말이라도 못 건네 본 게 영 한스럽다.

언제 어디서 진유정작가님을 또 만나게 되는 날이 오면 그 때는 꼭 쌀국수 한 그릇을 같이 하고 싶다. 또 어찌아나. 인연이 닿으면 하노이 구시가지 36거리에서 같이 국수그릇을 들이키고 있을지도!

씬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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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D 2017-09-13 13:31   좋아요 1 | URL
진유정 작가님의 <나는 그곳에 국수를 두고 왔네>, 쌀국수 모두 좋아하는데 좋은 강연을 놓쳤네요. 아마 저도 강연을 들었더라면 분명 작가님과, 그리고 쑥님과도 점심하고 싶었을 것 같아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