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기 좋은 방, 13월에 만나요의 작가 용윤선님이 성북동에 서점커피집을 열었다.
오늘 2시부터 6시까지 위의 두 책을 펴낸 달출판사의 대표인 이병률시인이 십삼월에 만나요 주방을 지킬 모양이다. 이시인이 내려주는 커피를 맛보실 분들은 성북동 가을나들이를 계획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박연준시인의 시집 베누스 푸디카를 읽고 있는데 베누스 푸디카의 뜻을 알고보니 최근 이병률시인의 사진이 실린 책 신화에게 길을 묻다에서도 베누스 푸디카이미지를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베누스 푸디카 뜻은 첫 시 각주에 달려있다.)
박연준시인의 시가 좋다는 얘기는 여러 차례 들었는데 이제서야 읽는다. 소문이 헛되지 않다.슬픔이 기저에 깔려있는 시들이 많고 그런 느낌들이 좋다. 기대하지 않았던 어휘를 사용해서 사유를 비트는 이런 시들이 내 취향인 것 같다.
사랑이 길어져 극단까지 밀고 가다
견디지 못하면
지구 밖으로 밀려나는구나
피가 솟구치다 한꺼번에
증발하는구나
베누스 푸디카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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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리로 가득한 숲속에서
나무는 얼굴이 어디일까 생각한다
바람의 힘으로 사랑에서 떨어질 수 있다면
이파리들은
나무가 쥐고 있는 작은 칼
한 시절 사랑하다 지는 연인
‘녹‘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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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태어난 슬픔은 악다구니를 피해
여전히 질투 나게 말랑한 누군가의 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붉고 끈덕지게 새끼를 치고
나는 멀리에서 가벼워진 몸,
이라 생각하며
포기,포기,포기하겠다고 눈을 감지만
‘술래는 슬픔을 포기하면 안된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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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더 인용하고 싶지만 누워쓰는 북플이라 손목에 압박이 온다. 막더위가 속으로 들어와 오늘 내내 얼음물을 들이켰는데도 그 물이 시원하지가 않았다. 돌이켜보니 일주일 내내 그랬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