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 허벅지 좀 밟아 줘

내가 밟혀도 시원찮을 판이야 싫어

그러지 말고 서서 그냥 한 쪽 발로 밟았다 뗐다만 해주라.

 

(당신 오기 전에 나 소주 한 병 마시고 주무시고 일어난 몸이야

나 기운 없거든 ㅠㅠ)

 

남편은 평소에 뭘 해달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집요하게 저러는 건 몸살기운이 있나 보다 싶었다.

심드렁하게 다리와 발을 대충 눌러줬는데, 본인은 정작 너무 시원해하는 것이다.

어제 내가 밤새 뒤척이느라 덩달아 잠을 설치게 한 죄도 있고 해서 점점 더 신경 써서

누르기에 몰입했다. 엊그제 마사지 받은 기억을 되살려 혈을 찾는 심정으로 눌렀더니

진심으로 칭송을 한다. 안그래도 엊그제 마사지 샾에 누워 있어보니 남편과 친구들 생각이 절로 나긴 했다. 다들 데려와서 눕혀 놓고 이 시원한 경지를 누리게 해주고 싶었다.

너무 시원해하길래 정정당당하게 돈을 요구했다. 5만원을 챙기고,비페이위의  마사시사를 들고 앉았다.

 

당신 이거 읽고 마사지 배운거야?

 

너무 진지하게 묻는다. 음...내가 이러고 산다. 비페이위의 마사지사가 순식간에 실용서로 둔갑한 순간이다..농담이었겠지만 넌무 적절한 순간에 넘 진지하게 웃겨서 웃지도 못했다. 첫 부분에서 영업 기술이 나오는 건 알겠는데, 마사지의 기술까지 나오는지는 더 읽어봐야 알 일이다. 밤새 중부 지역에 눈이 십오센티 온다고 하니 당장 내일 출근길이 걱정이긴 하지만, 몇 년 별러 산 눈부츠를 활용할 수는 있겠다. 밖에는 눈이 내리고 나는 밤새 마사지사와 벗하게 생겼다. 일상 리듬 찾기가 쉽지 않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맹이 2017-01-20 00:1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꿈꾸는섬 2017-01-20 04:47   좋아요 0 | URL
ㅎㅎㅎ벌써 눈이 제법 쌓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