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 오는 길.
몹시나 더위에 지쳤던 사람마냥
선선한 바람이 반가웠다.
좀 터벅터벅 오래 걷고 싶은 마음.
천변이나 좀 걷다 들어갈까?
아침에 나오려다보니 샌들이 없다.
아이가 신고 나갔나 보았다.
할 수 없이 쪼리를 - 바닥이 푹신해서 좋아는 하지만
나름 놀러갈 때만 신는지라-신고 나왔기에.
터벅터벅 걸어지지 않았다.
질질 끌렸다. 삶의 무게가.
문득 옛날 애인이 한 말이 생각났다.
자긴 왜 신발을 질질 끌어? 했던가
터벅터벅 걸어? 했던가
정확한 표현은 생각나지 않고 뉘앙스만 떠오르는데.
암튼 선선한 바람이 옛날 애인을 떠올리게 했나
질질 끌어지는 쓸쓸한 그 무엇이
아니면 아직도 그 사람은 나의 애인일까
누구한테 물어보면 정답을 말해줄 수 있는 질문일까
조금 더 천천히 오래 오래 걷고 집에 와서 맥주를 마셨다.
아 오늘 맥주는 넘 묽은데?
옆사람이 말했다.
나 월급 조금 밖에 안되니까
이제 하루 한 캔씩만 마셔...
아^^;;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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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8 00: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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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8 00: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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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당살롱 2016-06-08 01:18   좋아요 0 | URL
^^ 걸어다님, 거기에서 떠 올리는 옛 기억 속 사람, 나. 아이의 갑작스러운 행동 등등...ㅎ
참 재미있네요


2016-06-08 03: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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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6-08 11:24   좋아요 0 | URL
옛 애인이 쑥님에게 자기야~~ 라고 불렀다는 대목만 눈에 쏘옥~~ @@ ㅎㅎ

저, 서점 구경 나왔다가 이석원씨의 <보통의 존재> 읽고 있어요. 넘 즐겁고 행복해요. 달 출판사 좋은 출판사예요~~*^^*

2016-06-09 11:21   좋아요 0 | URL
보통의 존재 어때요? 전 괜찮더라구요..좀 놀랐다고나 할까. ㅎㅎ
`달`은 사랑입니다~~ㅎㅎ

2016-06-08 11: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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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9 11: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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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8 19: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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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9 11: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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