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기다리며

비가 왔으면 좋겠다
우장도 없이 한 십리
비 오는 들판을 걸었으면 좋겠다
물이 없다
마음에도 없고
몸에도 물이 없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멀리 돌아서 오는 빗속에는
나무와 짐승 들의 피가 들어 있다
떠도는 것들의 집이 있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문을 열어놓고
무연하게
지시랑물 소리를 듣거나
젖는 새들을 바라보며
서로 측은했으면 좋겠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아주 멀리서 오는 비는
어느 새벽이라도 당도해서
어두운 지붕을 적시며
마른 잠 속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

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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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5-06 23:41   좋아요 0 | URL
아 이 시집..가지고 있습니다^^..

2016-05-07 21:39   좋아요 0 | URL
아..네^^ 이 시 말고도 좋은 시가 많더군요..

순오기 2016-05-07 10:00   좋아요 0 | URL
아~이 시집, 저도 갖고 있어요! 2^^
시도 좋지만 사진도 멋져요!♥

2016-05-07 21:40   좋아요 0 | URL
네 ㅎㅎ 잘 지내시죠? 다시 걷고 싶은 길입니다^^

2016-05-07 2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7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