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칠맛 난다

내 배가 하얀 이유 ㅣ 초승달문고 4
구마다 이사무 글 그림, 양미화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2월

'내 배가 하얀 이유'는 첫눈에 참 만만하게 보이는 것이 장점이다. 리더스 다이제스트만한 두께와 크기(쬐끔 더 크다)...쉬는 시간 10분에라도 금방 읽어 치울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아이들로 하여금 손이 가게 한다.

실제로 펼쳐보면 책이 주는 분위기가 내용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동시처럼 보이는 문장구성과 간결한 문체에선 귀여움이 송송 배어나오고, 귀엽고 심플한 삽화까지 간간히 즐감하더라도 십분 안에 읽을 수 있다!  이렇게 귀엽고 심플하면서 감각적인 리듬감까지 느껴지는 이 짧은 동화가 얘기하는 것은 바로

내가 늦잠을 자서 그래. 맨 처음 약속을 안 지키니까 전부 엉망이 되어 버렸어.

다.  '나는 아침 일찍 못 일어 난다' 와 같은 1인칭  문장으로 독자를 끌어 당기고, 주인공 '톰'이 약속을 못 지킨 사건에 대한 원인과 결말을 회상 형식으로 앞 뒤로 배치하고 있다. 단순한 이야기 한 편이 이런 짜임으로 인해 뭔가 복잡한 구성을 갖춘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재미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