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 여름을 보내면서 백일홍에 빠졌다. 백일홍은 이번 여름이 내게 준 선물이다. 상록수 몇 그루가 고작이던 아파트 화단에 어느 분인가가 씨를 뿌려서 백일홍이 여름 내내 피고 졌다. 그리고 우리가 보는 백일홍꽃이 한 송이가 아니라 실은 그 안의 작은 꽃들로 이루어진 집합체라는 것을 알고 더 신기하여 눈여겨 보게 되었다.

화단에 있던 백일홍은 분홍색 한 가지 였는데, 우연히 밥집 앞에 무리지어 핀 백일홍을 보고 더 홀딱 반하게 되었다.  무리지어 핀 꽃들은 정말 탄성을 자아낸다. 봉평의 메밀꽃과 함평의 석산- 석산은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사진으로만 봤을 뿐- 한 송이 한 송이의 어여쁨도 귀하지만 무리지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사람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혼자 있을 땐 내 안의 여러 모습들을 조화롭게 다스리고 여럿이 모였을 땐 무리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그렇게 살고 싶다. 저렇게 어여쁜 백일홍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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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4-09-20 13:20   좋아요 0 | URL
혼자 있을 땐 내 안의 여러 모습들을 조화롭게 다스리고 여럿이 모였을 땐 무리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그렇게 살고 싶다.

참 좋은 말씀입니다. 여럿이서 있을때 조화 ! 여럿이서 함께하는 노력이어야 하겠죠.

2004-09-20 18:05   좋아요 0 | URL
수암님 방문해주셨네요..언제 님의 서재에 가서 퍼오고 싶은 자료들이 있어요. 본격적으로 작업을 해얄 것 같아서 차일피일 하고 있습니다. 왕창 퍼오더라도 양해해주실거지요..^^

2004-09-22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거름 2004-12-30 13:25   좋아요 0 | URL
백일홍이랑 금잔화 채송화 봉숭아 이런 꽃들은 내가 좋아하는 꽃이에요.(우리꽃은 다 좋아하지만)친정집 뜰에 피어 있던 백일홍이 생각나네요. 이런 꽃들은 화단에 정열하듯이 혼자 피어 있는 것보다 다른 꽃들이랑 자연스럽게 피어 있는 모습이 더 예뻐요. 이를테면 키큰 꽃과 다른 색과 다른 모양의 곷이 함께 피어 있어야 더 자기만의 빛을 발하죠. 꾸미지 않는 정원에 피어 있는^^

해거름 2004-12-30 13:35   좋아요 0 | URL
백일홍의 오므린 모습과 반쯤 핀 모습 정말 신기하네요. 감탄이 절로 나와요. 아마 사진으로 봐서 더 그런가 봐요. 꽃무릇이라고도 하는 석산은 일본에도 많이 있어요. 요즈음은 화분에 심기도 하지만 군락지의 석산을 보아야 석산을 제대로 보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해거름 2004-12-30 13:35   좋아요 0 | URL
백일홍의 오므린 모습과 반쯤 핀 모습 정말 신기하네요. 감탄이 절로 나와요. 아마 사진으로 봐서 더 그런가 봐요. 꽃무릇이라고도 하는 석산은 일본에도 많이 있어요. 요즈음은 화분에 심기도 하지만 군락지의 석산을 보아야 석산을 제대로 보았다고 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