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이와 함께 지도 만들기 로렌의 지식 그림책 13
로렌 리디 글 그림, 박상용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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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과서는 참 수준 높다. 물론 내 어릴 적과 비교하면 안되겠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 아이의 수준에 비해도 그렇다. 한 반에 열 댓명 남짓 앉혀 놓고 해야 하는 그런 수준의 교과서다. 그런데 서른 명이 넘는 아이들이 한 교실에 앉아서 수업을 받고 있으니 수업 내용이 개인에게 얼마나 효과를 미칠지 의심스럽다.

그래서 간혹 이건 숙제로 해 갈 일이 아닌데 싶은 과제를 숙제로 처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숙제만 하고 지나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부모로서 그 숙제를 어느 선까지 도와 주어야 할지, 아이 혼자 하기는 버거워 보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아니면 우리 아이가 이 정도 수준의 숙제를 혼자 해갈 수 있도록 이미 키워 놨어야 했나 머리가 복잡해진다.


내 경우 큰 아이가 마을 지도 그리기 숙제를 해야 한다고 했을 때, 고민하다 그냥 대충 해서 가져 간 기억이 있다. 나의 고민은 그런 것이었다. 단지, 마을 지도를 그려만 간다면 얼기설기 어찌어찌 그림을 그려 가면 되는 것이지만. 아이가 지도에 대한 개념이 서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숙제는 참 무의미하단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막연한 대충의 개념을 심어 주기도 싫었다.


그래서 손을 잡고 직접 동네를 돌아 다녀 볼까. 어쩔까 그랬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내가 어떤 쉬운 말로 아이에게 지도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까..막막했다. 둘째 아이가 다시 그런 숙제를 받아 올 나이가 되어서, 교과과정에 도움 될 만한 책을 찾다가 <초롱이와 지도 만들기>를 만났다. 우선 가장 마음에 든 점은 그림과 글이 모두 쉽다는 것이다. 취학 전부터 보여 주었더라도 이해했을 만한 그런 수준이다.


어쨌든 이 쉬운 책도 어려운 지도 용어를 담고는 있는데, 축적이나 기호도 아이가 그림 속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했다. 첫 페이지는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단순한 세계지도 그리는 장면이 나오고 지도에 대한 간단한 정의가 나온다. 그리고 점차로 자기 방의 지도, 강아지가 보물을 숨기는 곳의 지도, 친구 강아지가 자기 집을 찾아 올 때의 지름길, 산책로와 자건거길의 지도, 입체지도등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저절로 지도의 효능과 활용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기호등을 이용하여 지도를 그리는 방법까지 익히게 된다.


지도에 대한 아이들 그림책으로 보림의 <세상을 담은 그림 지도>와 문학동네의 <세상을 보는 눈 지도> 가 있다. 그러나 이 두 권은 초등학생을 위한 그림책으로 만들어 졌으되, 우리나라 고지도가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과 고지도 자료등의 정보로 이루어져 있기에 현대적 느낌의 마을지도를 그려야하는 아이들에겐 자칫 어렵게 다가 올 여지가 있다. 그런데 <초롱이와 지도 만들기>는 지도를 읽는 법과 지도를 그리는 방법 둘 다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그래서 취학전 아동이거나 학년을 초월하여 지도에 대한 인식의 첫걸음으로 권할 만하다.


  어쨌거나 첫 시작은 서툰 법이다. 그 서툼은 쉽게 배우고 익힐 때 무안함 없이 해결 될 것이다. 또 초등학교 수업의 학급 구성원 간 개인차등을 고려한다면 교과 보조 자료로서 그림책 수업은 권장할 만한 일이다. 초롱이의 지도 만들기, 세상을 담은 그림 지도, 세상을 보는 눈 지도 순으로 읽으며 즐겁게 배우고 익히면 마을지도 그리기는 숙제가 아니라도 저절로 하고 싶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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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누리 2004-09-10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도 그리기 숙제는 아이에게 참 고역이었는 데 말입니다. 저도 둘째를 위해 구입해 두겠습니다. 저는 아직 리뷰 삭제의 고통은 없었는 데... 삭제의 아픔 속에 다시 일어 선 리뷰에 추천하고 갑니다. ^^

아영엄마 2004-09-10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삭제되서 다시 쓰셨다구요.. 그 뼈져린 아픔을 압니다.. 저도 추천!!

2004-09-10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ㅅ'.. 어쩐지 동정표 같다는 땀삐질..추천 2회라 ㅋㅋ..삭제 될만 합ㄴ다..감솨,,꾸벅...바람 솔솔 공원에 아그들 풀어 놓고 에미들 끼리 커피 마셨ㅇ면 좋겠는 밤...크흐/

미누리 2004-09-10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나님, 진정한 추천이었습니다.

2004-09-10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진지 버젼..부끄^^*

로드무비 2004-09-10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앞으로 아이가 학교 가서 숙제 도와주고 할 일이 무척 부담스럽습니다.
특히 수학. 흑흑^^;;;

2004-09-11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흑흑.

호랑녀 2004-09-11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도와줘서 문제가가 되고 있는 내 아이... 흑흑...
(이 책 꼭 봐야겠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마을 지도 얘기가 나오고, 3학년 되면 정식 지도가 나오는데, 아이들이 좀 힘들어하거든요. 그런데... 뭐 거의 엄마들이 나서서 숙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잘 모르시는 듯.)

2004-09-14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집 둘째, 오늘 드데여 현장학습으로 우리 마을 돌아보기를 하고 왔답니다..좁은 소극장에서 땀 삐질 흘리며 연극이랍시고 보고 오는 거 정말 싫었는데...이번 2학년 선생님들 좀 세련이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