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사는 집 자연과 나 34
로렌 스트링어 그림, 린다 애쉬먼 글 / 마루벌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동굴일까? 나무 구멍일까? 이렇게 이쁜 빨간 지붕 집을 어디에서 누가 내려다 보고 있지?"

라고 얘기하면서 앞표지와 뒷 표지를 무릎 위에 앉아 있는 아이에게로 활짝 펼쳐 보자. 웅크린 채 잠을 자고 있는 곰이 보이고, 동굴 밖 나무에 집을 짓고 사는 꿀벌들이 낮잠자는 곰에게로 웅웅거리며 날아 온다 아...조마조마하면서도 유머스런 장면이다. 이런 유쾌한 기분을 안고 첫 장을 넘기면 종이 상자 안에 웅크리고 앉아 책을 읽는 아이들이 보인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면 새, 거북, 거미, 게, 불가사리,뱀, 달팽이, 거미...온갖 동물들이 집 안에 있는 모습이 부드럽고 포근하게 그려져 있다. 따뜻하고 안정감있다. 개인적으론 이 책을 보면서 완다 가그의 '백만마리의 고양이'를 떠올렸는데, 왜냐하면 '백만마리의 고양이'에서 본 그 둥근 이미지들이 이 책에서도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크릴 물감을 이용한 그림은 둥실둥실 직선의 느낌이 없다. 직선이 간혹 사용되었어도 부드럽게 처리를 하여서 날카로운 느낌이 없기 때문에 모두 요술경 안의 풍경을 보듯 둥글둥글하다. 이런 둥글림은 자궁의 이미지를 연상하게 해서 그림의 내용 뿐만 아니라 형태에서도 포근함과 평화의 이미지를 준다. 내 안에 깃든 평화가 중요한 만큼 다른 이들의 평화 또한 존중해주어야 함이 절로 느껴진다.

읽어주는 5세 이전의 유아들에게 아주 적합한 이 그림책은 새와 벌레, 토끼등 지구상의 온갖 동물들을 '우리'의 범주에 묶어줌으로써 아이들이 자연과 어떻게 공생해야 하는지도 은연 중에 일러준다. 또 돋보기를 대고 들여다 보듯 한 공간을 자세히 들여다 봄으로써, 거기에 존중해주어야 할 생명이 있다는 것과 세계와 자연에 대한 자세히 보기를 할 수 있어 여운이 길게 남는다. 더불어 동물의 종류나 사막이나 바다 하늘 등 자연 환경에 대한 인지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달님 안녕'이나 '구두구두 걸어라' 류를 좋아하는연령대의 아이들 책꽂이에 꼭 있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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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3-08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깃든 평화... 유익하고 자상한 리뷰 잘 읽고 갑니다.~~

2004-03-09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화롭게 다녀 가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