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산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수녀님의 눈을 나는 두고두고 잊을 수가 없다.            

그 눈길과 마주쳤을 때 내 안에서는 전율 같은 것이 일어났다.

그것은 아득한 전생부터 길이 들어온 침묵의 눈이었다.

그 눈은 밖으로만 하는 현대 여성의 들뜬 눈이 아니라,

자기자신을 안으로 다스리는 맑고 고요한 수행자의 눈이었다.

진실한 수행자의 눈은 안으로 열려 있다.

내면의 길을 통해 사물과 현상 너머의 일까지도   멀리 내다볼 줄 안다.

그때의 그 눈길이 때때로 나 자신을 맑게 정화시켜 주고 있다.

영원한 여성이 우리를 이끌어 올린다는 말은 조금도 빈말이 아닐 것 같다.                       

오늘날 도시의 횡단보도나 버스 안에서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성스러운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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