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무비 2010-01-03  

니르바나 님, 사흘째 아침 기도 약속(저와의)을 지키고 있습니다.
열흘쯤은 가야 체면이 설 텐데...
2009년의 마지막날인가 하루 전인가 <위대한 침묵>이라는 영화를 봤어요.
박찬종 의원과 함께.
(물론 우리는 모르는 사이입니다. 유머랍시고 한마디.=3=3)

삼청동 뒤편 단칸방에서 혼자 사는 시인 언니와 함께였는데
책만 있는 낡은 방이 시베리아 벌판이더라고요.
깊고깊은 산중 수도원에만 수도승들이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 들른 안국동의 치킨집에서 술에 비해 안주를 너무 안 시킨다고 쫓겨났고요.
(장사가 가장 안 되는 초라한 집을 고른 것인데...)
이상한 얘기지만 아주 상쾌했습니다.

엉뚱한 이야기만 늘어놓았네요.
니르바나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뭣보다 건강하시고요.
쾌적하고 알찬 경인년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니르바나 2010-01-04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여전히 멋지십니다.
새해의 신 새벽을 기도로 문을 여시니 말입니다.
사흘이 어딥니까
그 사흘이 한달이 되고 일년이 되어 로드무비님 주위에
기도의 아우라가 퍼져가리라 믿습니다.

<위대한 침묵>이라는 영화 내용을 몰라 일단 검색해 보았습니다.
20년전에 기획하고 19년이라는 오랜 기다림 끝에 완성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네요.
비록 전직 의원이라도 연말이라면 꽤 바쁘셨을텐데 로드무비님과 같은 공간에서
영화관람하셨다니 참 의외로군요.

그건 그렇고,
삼청동 수도원(?) 시인 언니와 같이 영화를 보신
로드무비님의 교유가 더 신비롭습니다.
한마디로 부럽다는 말씀입니다.

안국동의 그 술집 참 야박하군요. 두 분이 생각해서 들르셨을텐데
술 안주 좀 안 시켰다고 쫓아내다니 장사 안되는 집은 이유가 있게 마련입니다.
저도 지난 연말 친구와 일년에 한 두번 찾는 대형일식집에 갔다가 그냥 나왔습니다.
전화로 예약하려고 하니 그냥 오시면 됩니다 해서 갔더니 자리 없다면서
미안한 표정 하나없이 귀찮아 하더군요.
단골을 둘 만큼 식탐을 하지 않는 제 선택으로 찾았던 곳인데
이제 다시는 가지 말아야 할 음식점이 되었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 저의 지론은 아주 잘 되서 손님이 넘쳐나는 소위 대박음식점도 그렇고,
장사가 안 되어 파리 날리는 가게도 피하는게 음식점 선택의 묘라 생각되는군요.

올해가 경인년인가요?
로드무비님의 한해는 더도말고 덜도 말고
아침에 드리는 기도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행복한 날들이 되시길
니르바나 간절히 바라옵니다.^^

로드무비 2010-01-05 11:11   좋아요 0 | URL
니르바나 님,
우리가 놓치고 싶지 않은 아날로그적인 느낌이랑 그냥 초라한 것과는
사실 다른데 제가 아무래도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위대한 침묵>을 보고 나와서도 그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낭패를 봤으니
아마도 제가 많이 어리석은 거겠지요.

니르바나 님의 식당 선택론에 공감합니다.
다시는 파리 날리는 가게 갔다가 나와 투덜거리는 부류가
되지 않겠습니다.ㅎㅎ

니르바나 님이 가셨다는 대형일식집도 좀 거시기하네요.
일식집은 모름지기 좀 아담하고 오래된 집들이 좋은 것 같습니다.
서비스도 좋고요.^^

아침 기도는 아주 짧게라도 중얼거림에 그치는 것이라 할지라도
계속하려고요.
전 기도도 안하면서 항상 기도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사는 사람이거든요.
지난 연말은 여러 가지 착각에서 깨어나 좀 아프고 황망했습니다.

니르바나 님은 요즘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살짝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