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서점에 주문해서 받은 책 꾸러미를 손에 넣으면
아주 잠시동안은 갖고 싶은 책을 손에 넣었다는 기쁨에 휩싸이지만
이내 앞뒤로 넘기며 두꺼운 양장본의 무게를 손으로 가늠하는 순간
이 요망한 물건이 단지 검은 색 글자가 인쇄된 종이뭉치란 사실 앞에 절망하곤한다.
너무 값비싼 댓가를 지불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에 떨면서.
한 4년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스피커의 좌우 양 날개가 노쇠했는지
어제부터 소리 토해내기를 거부하고 있다.
중앙 우퍼스피커에서만 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듣기에는 무리가 없는 상태.
이전, 책 구입하는데 가산을 탕진하던 시절이라면 어림없는 일이었지만
어제는 과감하게 위에 보이는 스피커의 구매버튼을 눌러버렸다.
일금 59.000원
이쯤에서 과연 책값이 적당한가 대차대조표를 만들어보건대
두꺼운 양장본 한 두권이랑 저 스피커의 효용을 아무리 냉정히 비교분석해 보아도
어쩌다 걸리는 '마음의 양식'에 혹해 구입하여 쌓아놓은 책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요즘 책은 정말 제값 구실 못하는 물/껀/이라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이쯤에서 책들의 분발을 요구하고 싶다.
아울러 값이 아깝지 않은 책의 출현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