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그때 다른 선택을 하였다면 이후 과연 어찌 되었을까.

 

작가 이문열이 쓴 소설을 열심히 읽던 시절이 있었다.

하구(河口)/ 우리 기쁜 젊은 날/ 그해 겨울, 세편의 중편 소설을 담은 소설 <젊은 날의 초상>을 처음 읽으며

소설이 이렇게 까지 신선할 수 있구나 내심 감탄 감탄을 하기까지 했고,

장편으로 개작하기 전 중장편으로 출간했던<사람의 아들>을  읽으며 문제 작가의 출현을 반가워했다.

그 이전에 읽던 김동리 류(流)와 소설 분위기가 무척 다른 모습이었다.

 

이후 내놓는 소설마다 성공을 거둬 판매 단위가 십만부, 백만부를 넘어서며 서점 매대를 장악하고

드디어 평역이라는 요상한 <삼국지>로 천만부를 돌파하며 낙양의 지가를 올리고 있었다.

소설을 써서 그이 만한 성공을 거둔 사람이 과연 누가 있었는가.

그쯤해서 욕심을 내지 않았다면 과연 지금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이문열의 실수라고 하면 책의 독자들이 모두 자신의 정치적 소신까지 받아줄꺼라는 과신에 있었다.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던 책의 장례식 행렬이 있었고, 반납운동과 책의 화형까지 있었으니. 

이름따라 간다고 하지만 그의 장편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베스트셀러로 손창민, 강수연을 주연 배우로 만든 영화 원작으로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세월을 길게 늘려보니 이 작명도 그리 틀리지만은 않은 것 같다.

얼마 전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그의 발언 내용을 살펴보면 신선했던 소설가 초년의 모습과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이다.

그것은 다 갖은 자 의 오만, 다 누린 자의 방자쯤으로 비쳐진다.

오래도록 그의 소설책들을 붙들고 펼쳐 본 독자의 눈에는.

 

인간의 탐욕, 그 중에 노욕이야말로 생의 의미가 추락하는 것에

오히려 무거운 돌을 달아주는 것이니까...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마치고나서)

책을 많이 읽었다고 자랑하지 마라.

책을 많이 지었다고 자랑하지 마라.

 

두꺼운 책 꽤나 읽었다고 과시할 일이 아니다.

자기가 갇힌 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았다.

결국 많은 독서가 한낱 자기 합리화의 과시 도구였을 뿐이다.

과연 이런 독서가 필요할까 의구심조차 생겨났다.

 

 

그가 이런 말을 했다고 기사는 전한다.

"엉성할 지 몰라도 모양은 잘 나왔다."

모 정당의 21대 국회의원 공천을 보고 한 훈수였다.

이제 잠들기 전에 입도 다물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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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1 21: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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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2 1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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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2 13: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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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3 01: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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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0 18: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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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1 01: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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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1 16: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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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2 00: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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