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이 소리 없이 새로 바른 창문에 오시다. 풀벌레 소리에 시냇
물도 숨을 죽이는가.
이 맑음과 고요를 어디서 누릴 수 있으리. 차오르는 맑은 복에
감사 감사하다."
스님은 가을 밤 창가에 비치는 달빛을 보며 자연이 주는 청복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를 생각하면 차가 밀리는 귀성의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스님의 글을 읽자니 도시 빌딩과 아파트 숲 사이로 숨어버린 둥근 달이 마음속으로 차오릅니다.
"하느님도 마음속으로는 음식을 위아래 없이 풍족히 나누어
먹고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하실 것 같아요. 저는 교회들이
좀 자그만하면 그것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싶어요. 교회들이
너무 커지다 보니까 모든 것이 형식적으로 흐르게 된 것 같아요."(박완서의 말)
"그래요. 형식이 아니라 그 내용이 항상 중요한 거예요.
그 알맹이만 있으면 껍질은 자연히 생겨나는 거예요."(피천득의 말)
절이나 교회 할 것 없이 도그마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교리로 조직과 건물을 키웠는지는 모르지만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들에겐 죄를 만들어 씌우기 십상이니까요.
중세이래, 바른말하는 멀쩡한 사람들을 화형시킨 것도 교리라는 칼을 든 종교권력자였고
진리를 말하는 자연과학자들에게 거짓말하라고 강요한 것도 그들입니다.
그렇다면 시대가 달라진 지금은 나아졌나요.
말로는 예수 부처 마호메트를 달고 살지만 제 눈에는 어찌 장삿속으로만 보입니다.
심지어 사랑과 평화의 화신이신 이 분들의 이름을 팔아 전쟁을 일으킵니다.
종교는 종교일 뿐이고, 종교지도자는 종교지도자일 뿐입니다.
자기를 바로 알고 저들에게 속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