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죠 2004-10-12  

나비가 나인가, 내가 나비인가
솔직히 말해봐요. 사과님도 나처럼이나 부끄럼쟁이죠? 사과님도,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더라도 마음 열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일순간 확 풀어지는 사람이 있죠? 그런 스스로가 스스로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지요? 가끔 어떤 종류의 못된 사람들을 라면박스에 넣어 재활용 쓰레기통에 확 쳐넣어 버리고 싶다고 이를 박박 갈기도 하나요?

모든 갑작스러운 것을 싫어하나요. 변화를 꿈꾸지만 그것이 크게 일상을 무너뜨리지 않기를 원하나요. 하지만 자신의 일상을 가장 질려 하는 건 바로 자신인가요. 너구리 열개랑 양은냄비 하나, 부탄가스만 부르스타만 있으면 얼마든지 혼자 살아나갈 수 있나요. 일주일쯤 이를 안 닦고서라도 말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나요. 그러면서 자책하길 아아, 나는 말이 너무 많아! 라고 하나요.

나비가 나인가요, 내가 나비인가요. 그렇담 이건 내 이야기인가요, 아님 사과님 이야기인가요. 아아, 오즈마는 또 비겁하게 사과님을 걸고 넘어지고 말았네요 :)
 
 
미완성 2004-10-12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즈마님 오랜만이어요. 음, 새벽 2시 50분에 이 방명록을 쓰셨군요. 음, 다시 야화로 복귀하셨구나아..
뭔가 더 솔직하게 말할 것도 없이 그냥 제 모습이 바로 오즈마님 이야기 안에 녹아있군요. 자책도 하고, 이를 박박 갈기도 하는데 이젠 그게 아주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라 더 슬퍼할 것도 특별할 것도 없어요.
적어도 저는 그렇그든요. 혼잣말로 '뭐 어때?'라고 자위할 건덕지도 없고, 그냥 그게 그것일 뿐이어요. 산이 저기 있으니 오를 뿐이듯이, 원래 제가 이러니 그냥 이리 사는 거지요 뭐..;;
오즈마님, 그르니까 넘어지지 마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