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매스커레이드 라이프 ㅣ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스커레이드 라이프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hdmhbook)

1️⃣형사의 자리에서 한 걸음 물러난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일본 추리소설 신인상 심사회의 최종 후보 중 한 명이 경시청에서 주목하는 살인 사건의 참고인이라는 정보가 들어오고, 경찰복을 벗고 보안과장이 된 닛타는 수사1과의 협력 요청을 받는다.
💬이번 무대도 역시 호텔 코르테시아 도쿄에서 열리는 문학상 심사회장이다. 믿고 읽던 시리즈의 새로운 소재가 출판이라는 점이 반가웠고, 같은 장소에서 사건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신기하게도 경찰을 그만두고 거리를 두니 수사를 더 넓은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된 것 같네요. 현역 시절에 이렇게 침착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요.” (p177)
💬형사를 그만둔 선택이 손해가 아니었다는 걸 닛타 스스로 확인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사건 앞에서 몸속에 뜨거운 무언가가 용솟음치는 감각은 여전하다. 직함은 바뀌었어도 그 캐릭터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게 반가웠다.


📖“저는 예전에 누군가에게 들었습니다. 문학상 심사회는 화제작을 만들기 위한 퍼포먼스에 불과하고, 누구의 작품이 상을 받을지는 미리 정해져 있다고요. (중략)”
”그 소문, 저도 인터넷에서 봤어요. 만약 사실이라면 앞으로 문학상 수상이라는 광고 문구는 무시해야겠네요.” (p237)
💬그럴싸하지만 확인할 길은 없고, 그렇다고 아주 웃어넘기기도 어려운 이야기. 그런 소문을 슬쩍 꺼내 등장인물끼리 주고받게 두는 대목이 신선했다. 정작 이 작품 속 심사회는 그 소문보다 훨씬 소란스럽게 흘러가지만☠️


📖“이렇게 길게 이야기한 건 오랜만이에요. 어쩌면 처음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덕분에 알았어요. 아버지도 아버지 나름의 가면을 쓰고 살아왔다는 걸.” (p427)
💬진실을 좇지 말라던 아버지에게 등을 돌렸던 프롤로그의 고등학생이, 마지막에 와서야 그와 마주 앉는다. 아버지를 알아보는 데 30년이 걸린 셈인데, 사건이 풀리는 순간보다 이 대화 쪽의 여운이 훨씬 오래 남았다.


📖여담 2. 본문에 등장하는 ‘일본 추리소설 신인상’ 최종 후보작 중 하나인 「남은 목숨」은 그야말로 걸작인 듯한데, 언젠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 플롯으로 꼭 글을 써주길 바란다. (p431)
💬옮긴이의 바람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제는 영영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 되었다는 걸 떠올렸다. 작가의 부고를 전해 듣고나서 읽으니 이 문장은 아무래도 다르게 다가온다.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게 하던 작가를 잃으니, 남은 작품을 곱씹을 일만 남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매스커레이드 게임 ㅣ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스커레이드 게임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hdmhbook)

1️⃣복수라는 이름의 단죄, 그 이면에 감춰진 진정한 형벌의 무게를 묻다🌔


📖세 건의 살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다.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과거 누군가의 목숨이나 인생을 빼앗았던 전과자라는 것. 그리고 이 사건들의 유족들이 약속이나 한 듯 호텔 코르테시아 도쿄에 차례로 체크인한다. 다음 타겟, 혹은 네 번째 살인을 막기 위해 닛타는 다시 한번 프런트 클러크로 위장 잠입한다.
💬가해자를 노린 연쇄 살인과 한곳에 모여드는 유족들. 다크웹 '팬텀'과 블로그를 통해 얽히는 정보들 속에서,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 경계가 흐릿해진다. 호텔이라는 거대한 무대는 각자의 목적을 숨긴 이들의 긴장감으로 어느 때보다 팽팽해진다.


📖“호텔을 찾아주신 고객님은 하나같이 가면을 쓰고 계십니다. 그 가면을 지켜드리는 것이 우리 호텔리어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건 동시에 가면 뒤의 얼굴을 믿어드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설령 경찰에서 용의자로 단정했다고 해도 저희 고객님은 범인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응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게 호텔리어의 자세예요.” (p255)
💬범인을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청까지 감행하는 형사 아즈사와 대립하면서, 닛타는 나오미의 굳건한 신념을 통해 인간을 대하는 태도를 되돌아본다. 가면을 벗기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엇갈림이 이번에도 이 시리즈의 흔들림 없는 중심을 잡아준다.


📖“그들을 살해하더라도 그건 형벌이 되지 않아요. 형벌에는 반드시 반성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범한 죄를 정면으로 마주하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지요. 이리에 유토에게서 그걸 꼭 확인하고 싶었는데 영원히 알 수 없게 되고 말았잖아요.” (p409)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가해자가 죽음으로 죗값을 치렀으니 통쾌해야 할 복수극은 오히려 유족의 담담한 고백 앞에서 멈칫하게 만든다. 반성 없는 죽음은 그저 목숨을 앗아간 또 다른 범죄일 뿐, 결코 진정한 속죄나 형벌이 될 수 없다는 뼈아픈 진실. 남겨진 자들의 상실감은 타인의 죽음으로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시리즈의 네 번째 무대, 이번 사건은 단순한 추리를 넘어 '죄와 벌'이라는 묵직한 화두를 남긴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결말에 이르러 경찰복을 벗고 호텔의 경비팀 매니저로 새로운 길을 걷게 된 닛타의 선택이다. 형사로서의 직감과 호텔리어의 시선을 모두 온전히 갖추게 된 그가, 앞으로 코르테시아 도쿄에서 또 어떤 가면들을 마주하게 될지 다음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ㅣ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hdmhbook)

​1️⃣가면이 벗겨지는 마지막 밤, 12월 31일의 가면무도회🌔


​📖연말 준비로 붐비는 호텔 코르테시아도쿄. 12월 31일 밤, 이곳에 살인 사건의 범인이 나타난다는 밀고장이 도착한다. 호텔은 어느 때보다 화려하지만, 그 환대의 무대 뒤에서는 닛타와 경시청 형사들이 손님처럼 스태프처럼 호텔에 스며드는 잠입 수사가 다시 시작된다.


​📖“빗나갈 가능성도 많지만요.”
“괜찮아. 서툰 총질을 마구 해대는 것이 형사의 일이야." (p134)
​💬닛타 고스케 특유의 직감과 노세의 집요함이 이번에도 사건의 흐름을 잡아간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관계의 균열과 모순은 가면이라는 시리즈의 공통된 테마를 더 선명하게 비춘다.


​📖“직업 정신이 투철하네요. 나도 선배에게 자주 그런 충고를 들었어요. 취미나 기호가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라고.”
”그거 재미있군요. 형사와 호텔리어의 업무는 정반대라고 생각했는데 공통된 부분도 있었다니.”
”서로 다른 것은 목적이겠죠. 우리는 최상의 접대를 하기 위해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는데…….”
”우리는 거짓말을 간파하기 위해 상대를 알아보려고 하죠. 정말 그런 점은 전혀 다르네.” (p211)
​💬목적은 다르지만 겉보기엔 완전히 반대처럼 보이는 두 직업이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은 닮아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오미와 닛타가 사건을 함께 마주할 때, 두 시선이 서로를 보완하며 인간의 마음을 더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순간들이 생기곤 한다.


​💬이번 작품은 제목처럼 진짜 가면무도회를 소재로 하며, 축제와 사건, 환대와 의심이 가장 자연스럽게 뒤섞인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번에도 인간의 약함과 모순을 추리와 감정의 사이 어딘가에서 포착해낸다.


​💬시리즈의 다음 무대는 과연 어디일까. 나오미가 전근을 떠난 LA일지, 전작에서 스쳐 지나간 오사카일지. 가면들의 도시는 다양한데, 코르테시아의 밤이 설마 또 도쿄라면 어떤 사건이 펼쳐지더라도 너무 억지일 것 같아 약간 걱정이 된다... 그래도 믿고 보는 히가시노 게이고니까 계속 기대하겠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매스커레이드 이브 ㅣ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스커레이드 이브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hdmhbook)


📖손님으로 맞이한 과거의 연인의 뒤치다꺼리를 맡았던 나오미의 하루부터,
화이트데이에 감춰진 결혼의 민낯을 드러낸 루키 형사의 활약상🍬
신원 미상의 여류 작가의 정체를 둘러싼 팬, 편집부, 호텔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
살인 사건 알리바이의 빈틈에 스며드는 장미 향기가 가리킨 교환 살인의 퍼즐🧩
그리고 직전의 시리즈로 이어지는 이야기까지.

💬단편들은 모두 ‘가면’이라는 소재를 다른 각도에서 보여준다. 호텔이라는 장소는 누군가의 정체를 숨기기 가장 좋은 무대이면서, 그 안에서 모두는 자기만의 이유로 보이고 싶은 대로 얼굴을 선택한다. 이 책은 그 무대의 중심에 서 있는 나오미의 시선을 통해 호텔 코르테시아라는 무대를 디테일하게 소개한다.


📖“네, 크게 배웠습니다. 다음에는 결코 여자의 가면에 속아 넘어갈 일은 없을 겁니다.” (p124)
💬아직은 미숙했던 루키 시절의 닛타 고스케가 활약하는 에피소드를 통해 새로운 시리즈의 주인공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그려줌으로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감초처럼 등장했던 코즈미 리사나 주변 인물들이 만들어주는 작은 파동들은 모두 닛타의 매력을 한 겹 더 깊게 만드는 장치로 충분한 기능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매스커레이드 호텔』의 프리퀄이라는 점이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처음부터 생각해두었다가 분량·구성 때문에 이번 작품에 쓴 것일까? 아니면 전작을 쓰고 난 뒤에야 “매스커레이드 호텔의 사건의 전말은 이렇게 시작되었다”고 보여주고 싶어진 걸까? 무대 뒤의 비하인드 씬을 보는 듯한 이 느낌이 책의 매력을 한층 더 키운다. 전작에서 이미 알고 있던 장면의 직전 상황을 이렇게 복원하는 방식은, 마치 작가가 비밀의 서랍을 열어 남몰래 적어둔 초고를 꺼내 들고 온 듯한 기분마저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매스커레이드 호텔 ㅣ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스커레이드 호텔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hdmhbook)

1️⃣화려한 환대의 무대 아래, 진짜 얼굴은 언제나 조용히 숨어 있다🌓


📖도쿄의 최고급 호텔 코르테시아 도쿄. 다음 연쇄살인의 장소로 지목된 이곳에 경시청 형사들이 스태프로 위장 잠입한다. 손님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 직업인 프론트 직원 야마기시 나오미와 모든 걸 의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형사 닛타 고스케.
💬정반대의 신념으로 같은 하루를 살아가지만, 서로를 마주할수록, 사람을 이해한다는 일의 의미를 다시 배우게 된다.


📖화려한 호텔의 로비와 프론트, 객실까지. 모든 공간이 이야기의 무대가 되고, 모든 인물들은 배우가 된다. 손님들은 가면을 쓰고 들어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퇴장한다. 그 속에서 닛타의 서비스와 위장의 경계는 흐려지는 듯 하다가도 노세와의 협력을 통해 수사의 진실을 밝혀낸다.
💬이야기의 밀도도 그렇지만, 도대체 이런 매력적인 인물들을 어떻게 계속해서 창조해내는 걸까. 놀라움의 연속인 작가다. 냉철함 속의 인간미, 그 이성 뒤에 숨어 있는 진심은 유가와 못지않게 또 강렬하다. 책 뒷표지에 유가와 교수, 가가 형사를 잇는 닛타 고스케라는 설명이 있는데, 매스커레이드 시리즈를 끝내면 얼른 가가형사 시리즈까지 달려봐야겠다.


📖그런 사소한 일로, 라고 닛타는 생각했지만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어떤 일로 인간이 상처를 입는지, 타인으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다. (p283)
💬누군가의 무표정 뒤엔 언제나 사연이 있다. 호텔은 그런 마음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일지도 모른다. 노력이 때로 객실 안보다 복도에 숨어 있듯이, 진실은 사건보다 일상에 숨어 있다.


📖“예전에 선배에게서 들은 말이 있어요. 호텔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손님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 그걸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요.
”가면……”
”호텔리어는 손님의 맨얼굴이 훤히 보여도 그 가면을 존중해드려야 해요. 결코 그걸 벗기려고 해서는 안되죠. 어떤 의미에서 손님들은 가면무도회를 즐기기 위해 호텔을 찾으시는 거니까요.” (p394)

💬히가시노 게이고는 장르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든다. 단단한 추리에 부드러운 로코의 분위기를 한 스푼을 섞어, 인간 심리의 미묘한 층위를 그려낸다.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것도 흥미롭지만, 가면을 쓴 고객들의 에피소드 하나하나마저 재미있다. 그리고 그 표정 뒤에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상처가 숨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