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
미야가와 사토시 지음, 장민주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적 조회수 500만 뷰를 돌파한 화제의 만화 에세이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 제목이 참 섬뜩하다..

하지만 책을 넘겨보다보면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된다.

 

 

위암 말기였던 엄마를 떠나보낸 작가. 실제 경험담을 그렸고. 엄마가 떠난 순간과 그 이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엄마보다 앞서 오래전에 많이 아파본 작가는 엄마는 거뜬히 이겨낼 것 같았지만 점점 약해지는 엄마를 보고 현실을 부정하기도 했고... 하지만 결국 엄마는 돌아가신다..

 

 

장례식을 치른 후에 화장이 끝난 엄마의 유골을 보면서 먹고 싶다는 강렬한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생기게 되는데... 그렇게라도 엄마와 함께하고 싶은 그 마음이 그제서야조금이해되는 작가의 마음... ㅠㅠ

 

 

엄마가 돌아가시고 혼자 계신 아빠의 엄마에 대한 그리움, 작가의 형이 내뱉은 후회 또한 마음이 아팠다..

 

 

작가도 엄마와의 이별을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잔잔해지고.. 도쿄로 가서 만화를 그려보기로 한다.

슬픔은 슬픔으로 두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에.. 또 울컥..

 

 

155페이지를 보고는 우리 엄마가 생각이 났다. 나는 '우리 엄마'와 '엄마의 엄마'와의 이별을 눈으로 겪었는데..

가끔 엄마의 엄마를 잃은 슬픔을 목격하기도 했지만.. 슬픔에 틈을 주지 않으려는 듯이 바쁘게 일하시는 엄마가... 생각이 났다.. 말은 하지 않아도..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슬프고 너무 보고싶겠지...? ㅠㅠ

 

 

다소 섬뜩한 제목과는 다르게.. 눈물 범벅.. 휴지없이 볼 수 없었던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

 

 

사실 받고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몇 페이지 넘겨보고는 그냥 덮었다. 자신이 없어서.

며칠 뒤에 겨우겨우 넘겨보면서 꺼이꺼이 울면서 읽었고.. 또 며칠이 지나고 나서야 끄적여보는 지금도.. 눈물범벅..

손가락도 오열중..

 

 

언젠가 나에게도 있을 모습이겠지.. 나는 아마 작가처럼 도망치듯 이겨내지 못 하고.. 한동안 슬픔에 나를 가두고 나오려하지 않겠지.. 그렇게 폐인처럼 살다가 정신이 퍼뜩 들겠지.. 그렇게 또 정신차리면 또 생각이 나겠지.. 그러고 또 슬프겠지.. 그때가 오면 나의 슬픔이 너무 깊지 않기를 바라며... 오지 않은 이별에 벌써 슬프다... ㅠㅠ

 

 

엄마도.. 아빠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계셔주면 좋겠다.

건강맨날 하면 좋겠지만... 아픔이 없을리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별다른 큰 아픔없이..

옆에 오래오래 함께 계시면 좋겠다.

 

 

제목에 대한 거부감은 버리고 읽어보면 좋겠다. 진짜.

언젠가 이별을 마주할 때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다보면 오열할테지만..

이 책을 계기로 옆에 계실 때 더 다정하게, 더 살갑게, 더 마주볼 수 있기를. 그리고 덜 후회되기를.

 

 

 

 

 

 

 

#엄마가돌아가셨을때그유골을먹고싶었다 #미야가와사토시 #흐름출판 #에세이 #그림에세이 #추천도서 #눈물책 #오열각 #휴지없이못보는책 #손수건없이못보는책 #혼자있을때보세요 #오열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완서 작가의 책에 수록된 서문과 발문.

 

책을 읽을 때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읽게되는 서문. 그리고 책의 끝에 수록되는 발문.

박완서 작가의 책에 수록된 서문과 발문의 글을 모아놓은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솔직함, 부드러움, 따뜻함, 소박함, 강인함... 서문과 발문만으로도 작가의 마음을 한꺼번에 들여다볼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박완서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처음과 끝에서 느껴지는 시대적인 흐름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읽어보지 못한 책이 많기 때문에 읽어보고 싶은 책은 메모해 두었다. (꼭 읽어보기를 바라며....)

 

 

또 하나, 나에게 집요한 간섭이 되어 작용한 것은 신문소설이란 형식이었다. 다음 회를 기다리게 끝은 맺는다는 잔꾀 같은 건 처음부터 염두에도 두지 않았지만, 어떻든 8장 미만에서 딱딱 호흡을 끊어야 한다는 것은 나로서는 상당한 괴로움이었다. 이런 고통은 나의 체질과 역량과 다분히 관계가 있는 개인적인 고통일 뿐이지 신문소설 작가의 보편적인 고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p.27) _ 「휘청거리는 오후」발문

 

 

 

내가 지금 도달해 버둥대고 있는 위치가 누추한 허명의 함정 속인지도 모르겠다. 함정을 함정으로 철저하게 인식하는 것만이 그곳에 매몰됨이 없이 성장의 한 과정을 삼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대작을 쓸 자신은 왠지 없다. 그러나 늙을수록 조금씩 더 나은 작품을 쓸 자신이 있고, 여사 티 안 나게 조촐하고 다소곳이 늙을 자신도 있다. (p.41~42) _ 「창밖은 봄」서문

 

 

 

작품을 끝내고 났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나의 글은 다른 아무하고도 아닌 바로 나 자신과의 싸움의 흔적일 뿐인 것 같다. (p.53) _ 「살아 있는 날의 시작」발문

 

 

 

책의 끄트머리에는 작가 연보, 작품 연보, 작품 화보가 있는데... 생각도 못한 페이지...

페이지를 넘겨 보고는 적잖게 놀란 마음으로 차분하게 한장 씩 넘겨보는데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렇게 많은 작품을 출간하셨는지 몰랐다.(손들고 서 있어. 반성해)

박완서 작가님의 글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로 처음 접했었는데..

그러고 한참을 건너서 그나마 최근에는「나의 아름다운 이웃」으로 작가님의 다른 책도 궁금해서.. 하나씩 하나씩 구입하는 중인데.. 많은 작품에 비해 많이 읽어보지 못한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의 부드럽지만 강한 문체에 매력을 느꼈다. 따뜻하고 다정하기까지한. 물론 책마다 다른 느낌이기도 하겠지만..

 

 

그리고 '서문'과 '발문'의 끝에는 항상 작가의 '감사하다'는 인사가 있다.

감사하는. 감사를 전하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덩달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는..

0000 출판사 여러분. 0000 출판사 식구들. 그 감사함이 이렇게 따뜻하고 다정할 수 있을까...

온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서 좋았던 부분... :)

 

 

 

내 글이 독자에게 위로가 되리라는 자신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읽고 쓰는 재주밖에 없고, 죽는 날까지 그걸로 버틸 작정이고 그게 자신에게 위로가 되는 건 사실이지만. (p.129) _ 「어른 노릇 사람 노릇」 서문 중에서..

 

 

 

많은 문장 속에 지금 기분에 가장 와닿은 문장..

작가님에게는 글을 쓰는 것이 위로였고, 우리는 그 글을 읽는 것이 위로이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되어주는... 작가와 독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감동적인 무언가가 왠지 묵직하게 와닿은...

 

 

공감되고 마음에 훅 다가오는 문장들에 치여 독자들은 작가의 글에 스스로 위로를 받는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비슷한 마음일거라 생각한다. 박완서 작가님뿐만 아니라 작가님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존경의 마음을.. 리뷰에 담으며.. 나 왜 먹먹하냐아....... 또르르....

 

 

문득 생각난 「나의 아름다운 이웃」 속의 한 줄- "사건은 흔해도 감동은 귀해." (p.343)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책에 수록된 서문과 발문만으로도 느껴지는 박완서 작가의 귀한 감동적인 '특별한 끝인사'를 꼭 안아주기를...

 

 

 

그리고 그 인사들을 모아 읽어볼 수 있게 출간해주신 작가정신 출판사에도 감사를...

 

 

 

#프롤로그에필로그박완서의모든책 #박완서 #작가정신 #에세이 #깊은에세이 #추천도서 #작가의말 #시작과마침 #박완서문학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aking Marks 건축가의 스케치북
Will Jones 지음, 박정연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Making Marks 건축가의 스케치북』

 

 

 

최고의 건축가는 뛰어난 창조자인 동시에 시각 예술가이다. 스케치는 건축가들의 의사소통, 건축적 발견 및 즐거움의 주요한 방식이다. 스케치는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업무의 중심이며, 디자이너로서 그리고 인격체로서 자리매김하게 한다. (p.7)

 

 

 

건축가 60여명의 900여장이나되는 일러스트를 모아 놓은 상당한 두께의 Making Marks 건축가의 스케치북』

 

 

 

저자는 스케치북을 공유하는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한다. 공유할 흥미로운 것을 만드는 기쁨에 관해서 말이다.

다양한 느낌의 일러스트를 보는데 뭔가 다른 세계를 접하는 느낌이 들었다. 스케치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는건가 싶게.... 진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D

 

 

 

"과거에는 새로운 건물을 위한 설계의 모든 선이 그것을 손으로 그리는 한 개인으로부터 쏟아져 나왔으나, 이제는 대부분의 평면, 입면 및 단면이 플라스틱 마우스 부대에 의해 만들어진다!" (p.11)

 

 

 

요즘은 연필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많이 작업하기도 하겠지만... 음... 어떤 방식의 작업이든 소통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책을 넘겨보다보니... 직접 종이의 스케치의 감정이 확연하게 뭔가 감성적이고 그만의 매력이 있지 않나 싶다.

 

 

 

 

건축가들은 스케치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종이로 꺼내놓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기에 스케치하는 것이다. (p.15)

 

 

_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종이로. 머릿속의 그림을 손으로 그대로 옮겨놓는 자체가 너무나 흥미롭다. 작업하는 사람의 감정이, 감성이 그대로 느껴질 것만 같은.

 

 

 

페이지의 상단에는 건축가인의 간략한 정보가 있고, 바로 아래부분에는 건축가인이 말하는 스케치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스케치에 대한 생각이 비슷한 그들이지만. 결국은 같은 예술을 하는. 그들만의 소신이 당당하게 느껴져서 또 멋있었네 그냥. :)

 

 

▲ p.47

p.81

 

 

p.158 ~159

 

 

 

▲ p.160~161

 

 

개인적으로 뭔가 시선을 확 잡은 페이지. (p.158~161)   연필은 상상력과 지면상의 표현을 매개하는 유일한 중개자. 

너무 멋진 말 아니야?! :D

 

 

"스케치는 일정 부분 느슨하고 애매한 측면이 있어서, 반복할수록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다."라고 그는 설명한다. "나는 연필을 선호한다. 선 두께와 진하기, 규준선, 음영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 아이디어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스케치한다. 연필은 상상력과 지면상의 표현을 매개하는 유일한 중개자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스크립팅 된 디지털 명령에 국한되지 않는 자유로운 과정이다." (p.158) _ CHRISTOPHER LEE

 

 

 

 

스케치는 건축가에게 창의적인 과정이며, 진정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소장 가치 있는 『Making Marks 건축가의 스케치북』

건축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래서 어떻게 공부해야하고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 잘 모르지만.

일단 건축인의 꿈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 완전 추천....!!

60명의 건축인들의 각자만의 매력으로 전부 다른 일러스트와 그들의 생각이 담긴 짧은 글..

그것을 보는 것만큼 비록 책이지만 시야가 넓어지는데 충분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

 

 

 

#건축가의스케치북 #MAKINGMARKS건축가의스케치북 #영진닷컴 #WILLJONES #건축스케치 #건축드로잉 #핸드스케치 #건축도면 #건축책추천 #드로잉 #스케치 #이것은신세계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일 1클래식 1기쁨 - 하루하루 설레는 클래식의 말 1일 1클래식
클레먼시 버턴힐 지음, 김재용 옮김 / 윌북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 한 곡으로 마음을 다정하게. 삶을 아름답게.

 

클래식을 읽어보다닛..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인 저자는 일년 내내 그날의 느낌에 따라 한 곡을 추천한다.

각각 시작되는 달의 첫 페이지에는 QR코드가 있는데 스캔하면 유튜브 링크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일일이 찾아서 듣지 않아도 되고 금세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

 

클래식을 들어보고 싶은데 어떻게 무엇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을 때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은 <1일 1클래식 1기쁨>

 

 

하지만 내가 결심한 일은, 클래식 음악의 세계가 마치 초대받지 못한 파티 같은 것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다. (p.9)

 

 

 

하루 한 곡 240여 명의 음악가와 366곡의 클래식.

 

하루 한 곡 클래식 음악에 대한 느낌과 곡의 설명도 같이 읽어볼 수 있는 각각의 날들.

괜히 페이지 넘기는 손끝도 우아해지는 느낌이 드는건 기분탓이겠지... ㅋ

 

 

 

어떤 날은 그날에 맞는 그 음악에 어울리는 시가 있고, 어떤 날은 음악의 느낌, 어떤 날은 음악가의 소개..

클래식을 읽어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매일 한 곡씩 듣도록 구성되어 있지만, 어느 때든 어떤 날이든 몇 번이고 계속해서 이 곡들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리고 '클래식 음악'이기 때문에 아주 경건한 분위기에서 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지 않기를 바란다. (...) 여러분이 누구든, 어디서 왔든, 어쩌다 이 책을 펼쳤든, 이 곡들은 여러분의 것이다. (p.15)

 

 

 

사실 클래식은 너무나 어렵게 느껴진다, 여전히. 어쩐지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 ㅠ

클래식이라함은... 굉장히 웅장하고 음악의 감정기복이 있고.. 또... 모차르트, 바흐, 슈만, 차이코프스키 ... 정도의 이름만 알고 있고.. 무지한 편인데.. (물론 그마저도 학창시절에 배운..)

그뿐인데.. 이렇게라도 접하게 되어 감사하다.. :)

 

 

2020년의 어떤 날에는 <1일 1클래식으로 1기쁨>으로 음악과 함께 그날을 기억해보기를... :D

 

 

 

#1일1클래식1기쁨 #클레먼시버턴힐 #윌북 #willbook #클래식 #음악 #예술 #교양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빛의 마녀 새소설 4
김하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태어난지 스물여섯 시간만에 세상을 떠난 아이의 엄마 태주.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홀로 피켓 시위를 한다. 불을 질러 딸을 죽였고 자기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스스로 마녀라 하는 니콜. 태주에게 다가간다.

 

 

다르지만 딸을 잃은 같은 상처를 가진 두 엄마. 태주와 니콜의 만남.

니콜은 태주에게 자신은 마녀라며 시키는 대로만 하면 죽은 아이를 살려줄 수 있다고 한다.

태주는 무엇이든 하겠다며 그녀가 시키는 대로 다 할 작정이다. 여섯손가락을 가진 아이의 손가락 하나를 잘라오는 등 뱃 속의 태아를 죽여야하는 일에도 서슴없이 행하려한다. (흐억-)

 

 

태주와 니콜은 자신의 아기를 지키지 못 했다는 죄책감과 자기혐오로 인해 현실속에서도 이해받지 못 하고 폭력적인 세상의 시선을 그대로 받고 있었다. 넘치게 큰 간절함이 부작용이 되어 그 상처속에 자신을 가두어 현실을 망각하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믿는. 둘다 상처투성이.

 

 

사람들의 염려는 틀리지 않아요. 불행은 회색 먼지 같아서 누구의 어깨에나 내려앉아요. 그게 불행의 법칙이에요. 부자든, 가난하든, 젊었든, 늙었든, 공평하게, 예고 없이, 순식간에 악의 꽃을 피우죠. (p.28)

 

 

예고없이 찾아온 불행의 두려움이 자기혐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생긴 피해의식. 그 때문에 비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었던 그녀들의 이야기. 읽는 내내 안타까웠고. 조금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줘야만 할 것 같았던.  김하서 작가의 <빛의 마녀>.

 

 

 

 

 

세상에 뽀족하고 날카로운 것들이 너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들과 마주칠 때마다 몸을 웅크렸다. (P.20)

 

 

"진짜 악이 뭔지 아나?"

나는 침을 삼키며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어요.

그는 내 눈을 꿰뚫어 보며 속삭였어요.

"사람이야."   (p.73)

 

 

나는 그날의 기억을 지우고 싶었어요. 기억이란 곪은 상처처럼 도려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죠. 그 기억을 거즈로 덮을 만한 다른 기억이 필요했어요. 나처럼요.  (p.217)

 

 

 

그날 나는 그림자가 사라진 듯 삶의 일부를 잃어버린 기분이었어요. 내가 잃어버린 건 무엇이었을까요. 분명한 건 누구도 생의 함정을 피해 갈 수 없을 거라는 거예요. 당신도 나처럼 소중한 걸 잃어버린 채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게 바로 우리 삶의 그림자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p.244)

 

 

 

어쩌면 간절함때문에 니콜에게 위로를 받았을지도 모르는 태주. 어쩌면 잠시나마 그랬을지도 모를.

 

 

가장 경이로운 게 뭔지 알아요? 어떤 일이 일어나도 삶은 강물처럼 계속 흐른다는 사실이에요. 그게 삶의 숭고함이죠. 아침이면 어김없이 눈을 뜨고 빵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화장실에 가고 뉴스를 보죠. 삶에서 기쁨이나 감흥을 느끼지 못해도 절망하거나 고통스러워하지 않아요. 다들 그렇게 박제처럼 살아가니까요. (p.236)

 

 

<빛의 마녀>는 니콜과 태주의 교차되는 시선이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니콜과 태주의 문체가 달랐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괜찮았고, 결말 또한 감사했고.

위태위태 했던 태주의 마음에 빛이 생긴것 같아서 감사했다. :D

 

 

그리고 김하서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다. :)

 

 

 

▼ 자음과 모음 새소설 시리즈

 

 

#빛의마녀 #김하서 #장편소설 #자음과모음 #한국장편소설 #추천도서 #위로 #빛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