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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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의 책에 수록된 서문과 발문.

 

책을 읽을 때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읽게되는 서문. 그리고 책의 끝에 수록되는 발문.

박완서 작가의 책에 수록된 서문과 발문의 글을 모아놓은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솔직함, 부드러움, 따뜻함, 소박함, 강인함... 서문과 발문만으로도 작가의 마음을 한꺼번에 들여다볼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박완서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처음과 끝에서 느껴지는 시대적인 흐름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읽어보지 못한 책이 많기 때문에 읽어보고 싶은 책은 메모해 두었다. (꼭 읽어보기를 바라며....)

 

 

또 하나, 나에게 집요한 간섭이 되어 작용한 것은 신문소설이란 형식이었다. 다음 회를 기다리게 끝은 맺는다는 잔꾀 같은 건 처음부터 염두에도 두지 않았지만, 어떻든 8장 미만에서 딱딱 호흡을 끊어야 한다는 것은 나로서는 상당한 괴로움이었다. 이런 고통은 나의 체질과 역량과 다분히 관계가 있는 개인적인 고통일 뿐이지 신문소설 작가의 보편적인 고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p.27) _ 「휘청거리는 오후」발문

 

 

 

내가 지금 도달해 버둥대고 있는 위치가 누추한 허명의 함정 속인지도 모르겠다. 함정을 함정으로 철저하게 인식하는 것만이 그곳에 매몰됨이 없이 성장의 한 과정을 삼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대작을 쓸 자신은 왠지 없다. 그러나 늙을수록 조금씩 더 나은 작품을 쓸 자신이 있고, 여사 티 안 나게 조촐하고 다소곳이 늙을 자신도 있다. (p.41~42) _ 「창밖은 봄」서문

 

 

 

작품을 끝내고 났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나의 글은 다른 아무하고도 아닌 바로 나 자신과의 싸움의 흔적일 뿐인 것 같다. (p.53) _ 「살아 있는 날의 시작」발문

 

 

 

책의 끄트머리에는 작가 연보, 작품 연보, 작품 화보가 있는데... 생각도 못한 페이지...

페이지를 넘겨 보고는 적잖게 놀란 마음으로 차분하게 한장 씩 넘겨보는데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렇게 많은 작품을 출간하셨는지 몰랐다.(손들고 서 있어. 반성해)

박완서 작가님의 글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로 처음 접했었는데..

그러고 한참을 건너서 그나마 최근에는「나의 아름다운 이웃」으로 작가님의 다른 책도 궁금해서.. 하나씩 하나씩 구입하는 중인데.. 많은 작품에 비해 많이 읽어보지 못한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의 부드럽지만 강한 문체에 매력을 느꼈다. 따뜻하고 다정하기까지한. 물론 책마다 다른 느낌이기도 하겠지만..

 

 

그리고 '서문'과 '발문'의 끝에는 항상 작가의 '감사하다'는 인사가 있다.

감사하는. 감사를 전하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덩달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는..

0000 출판사 여러분. 0000 출판사 식구들. 그 감사함이 이렇게 따뜻하고 다정할 수 있을까...

온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서 좋았던 부분... :)

 

 

 

내 글이 독자에게 위로가 되리라는 자신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읽고 쓰는 재주밖에 없고, 죽는 날까지 그걸로 버틸 작정이고 그게 자신에게 위로가 되는 건 사실이지만. (p.129) _ 「어른 노릇 사람 노릇」 서문 중에서..

 

 

 

많은 문장 속에 지금 기분에 가장 와닿은 문장..

작가님에게는 글을 쓰는 것이 위로였고, 우리는 그 글을 읽는 것이 위로이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되어주는... 작가와 독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감동적인 무언가가 왠지 묵직하게 와닿은...

 

 

공감되고 마음에 훅 다가오는 문장들에 치여 독자들은 작가의 글에 스스로 위로를 받는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비슷한 마음일거라 생각한다. 박완서 작가님뿐만 아니라 작가님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존경의 마음을.. 리뷰에 담으며.. 나 왜 먹먹하냐아....... 또르르....

 

 

문득 생각난 「나의 아름다운 이웃」 속의 한 줄- "사건은 흔해도 감동은 귀해." (p.343)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책에 수록된 서문과 발문만으로도 느껴지는 박완서 작가의 귀한 감동적인 '특별한 끝인사'를 꼭 안아주기를...

 

 

 

그리고 그 인사들을 모아 읽어볼 수 있게 출간해주신 작가정신 출판사에도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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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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