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마녀 새소설 4
김하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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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지 스물여섯 시간만에 세상을 떠난 아이의 엄마 태주.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홀로 피켓 시위를 한다. 불을 질러 딸을 죽였고 자기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스스로 마녀라 하는 니콜. 태주에게 다가간다.

 

 

다르지만 딸을 잃은 같은 상처를 가진 두 엄마. 태주와 니콜의 만남.

니콜은 태주에게 자신은 마녀라며 시키는 대로만 하면 죽은 아이를 살려줄 수 있다고 한다.

태주는 무엇이든 하겠다며 그녀가 시키는 대로 다 할 작정이다. 여섯손가락을 가진 아이의 손가락 하나를 잘라오는 등 뱃 속의 태아를 죽여야하는 일에도 서슴없이 행하려한다. (흐억-)

 

 

태주와 니콜은 자신의 아기를 지키지 못 했다는 죄책감과 자기혐오로 인해 현실속에서도 이해받지 못 하고 폭력적인 세상의 시선을 그대로 받고 있었다. 넘치게 큰 간절함이 부작용이 되어 그 상처속에 자신을 가두어 현실을 망각하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믿는. 둘다 상처투성이.

 

 

사람들의 염려는 틀리지 않아요. 불행은 회색 먼지 같아서 누구의 어깨에나 내려앉아요. 그게 불행의 법칙이에요. 부자든, 가난하든, 젊었든, 늙었든, 공평하게, 예고 없이, 순식간에 악의 꽃을 피우죠. (p.28)

 

 

예고없이 찾아온 불행의 두려움이 자기혐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생긴 피해의식. 그 때문에 비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었던 그녀들의 이야기. 읽는 내내 안타까웠고. 조금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줘야만 할 것 같았던.  김하서 작가의 <빛의 마녀>.

 

 

 

 

 

세상에 뽀족하고 날카로운 것들이 너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들과 마주칠 때마다 몸을 웅크렸다. (P.20)

 

 

"진짜 악이 뭔지 아나?"

나는 침을 삼키며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어요.

그는 내 눈을 꿰뚫어 보며 속삭였어요.

"사람이야."   (p.73)

 

 

나는 그날의 기억을 지우고 싶었어요. 기억이란 곪은 상처처럼 도려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죠. 그 기억을 거즈로 덮을 만한 다른 기억이 필요했어요. 나처럼요.  (p.217)

 

 

 

그날 나는 그림자가 사라진 듯 삶의 일부를 잃어버린 기분이었어요. 내가 잃어버린 건 무엇이었을까요. 분명한 건 누구도 생의 함정을 피해 갈 수 없을 거라는 거예요. 당신도 나처럼 소중한 걸 잃어버린 채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게 바로 우리 삶의 그림자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p.244)

 

 

 

어쩌면 간절함때문에 니콜에게 위로를 받았을지도 모르는 태주. 어쩌면 잠시나마 그랬을지도 모를.

 

 

가장 경이로운 게 뭔지 알아요? 어떤 일이 일어나도 삶은 강물처럼 계속 흐른다는 사실이에요. 그게 삶의 숭고함이죠. 아침이면 어김없이 눈을 뜨고 빵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화장실에 가고 뉴스를 보죠. 삶에서 기쁨이나 감흥을 느끼지 못해도 절망하거나 고통스러워하지 않아요. 다들 그렇게 박제처럼 살아가니까요. (p.236)

 

 

<빛의 마녀>는 니콜과 태주의 교차되는 시선이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니콜과 태주의 문체가 달랐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괜찮았고, 결말 또한 감사했고.

위태위태 했던 태주의 마음에 빛이 생긴것 같아서 감사했다. :D

 

 

그리고 김하서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다. :)

 

 

 

▼ 자음과 모음 새소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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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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