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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문래
강이라 지음 / 득수 / 2023년 3월
평점 :

가족, 우정, 연인 사랑을 나누는 방식을 이야기 하다 『웰컴, 문래』
표제작 <웰컴, 문래>를 포함해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연인 관계를 그린 <웰컴, 문래>와 <수국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가족 관계를 담은 <우리의 공갈 젖꼭지 나무>, <버지니아 동굴로>, <우리 둘이 손잡고> 그리고 친구와의 우정을 담은 <스노볼>, <물고기 그라피티> .. 다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수국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와 <물고기 그라피티>이다.
부모로부터 외면받은 해나. (서로 양육을 미루는 부모라니...) 우정과 가족관계에 초점을 맞춘 <물고기 그라피티>
진실과 진심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모는 늘 진실했고 그것은 곧 그들의 진심이었다. 해나는 자신의 진심 또한 누구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해나는 말을 아꼈고 그래서 말이 짧아졌고 결국엔 누구에게도 다정한 말 한마디를 할 수 없었다. (p.154) _ <물고기 그라피티>
마음이 참 아팠던 문장이다. 그랬기에 그랬던 해나의 속사정. 해나의 친구 뱅크시에게도 아픔이 있었는데.. 뱅크시가 갑작스런 곤경에 처했을 때 해나는 친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부모의 양육 포기로 유학을 떠난 해나였기에 뱅크시와의 우정은 오래가지 못할 운명이기도 했다. 뱅크시는 홀로 남아 해나와의 추억을 발견한다. 완전하게 사이좋은 친구, 행복을 나누는 친구 사이는 아니었던 둘의 관계였지만 마냥 아쉽지만은 않았다. 서로의 상처와 불행함을 다독일 수 있는 관계도 우정이 될 수가 있겠구나 싶었던 이야기.
뱅크시가 물었다. 슬플 때 주의할 점은.
해나가 대답했다. 엄마를 찾지 않는다.
해나가 물었다. 높은 데서 떨어질 때 주의할 점은.
뱅크시가 대답했다. 전봇대를 보지 않는다.
왜?
왜냐고 묻지 않기로 했으면서.
해나가 팔을 내저었다. 제멋대로야.
뱅크시가 큭큭 웃었다.
물고기들은 모두 죽었다. 그라피티는 이제 끝났다. (p.166~167) _ <물고기 그라피티>
나는…… 사랑의 끝이 사람과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연인으로는 끝나지만 인연으로 남는 경우도 있어요. (p.53) _ <수국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수국은 거짓말을 못 하는 꽃이래. 땅 성질에 따라 색깔이 변하거든. (p.57) _ <수국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각각의 단편을 읽다보면 가족, 연인, 우정이라고 완전하게 구분하기보다는 관계가 조금씩 포함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부분은 공감도 되고, 이해도 되는 단편들. 흠.. 살면서 인생에 한번씩 관계들에게서 오는 상실, 이별, 불만, 불안 등등이 있는데.. 참 쉽지 않다.. 혼자 사는 것도,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는 것도 그렇고.. 어찌할 수 없는 가족 관계도 그렇고.. 단순하게 생각해도 되는데도.. 이야기의 끝마다 생각이 좀 복잡해지기도 했다.
쉬이 읽히지만 마음은 쉽지 않았던 『웰컴, 문래』 .. (그런거에는 아마 내탓...) 머릿속이 복잡해 그런가.. 책을 덮고 보니 조금 나른하고 느슨한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웰컴문래 #강이라 #득수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