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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아웃 보이 ㅣ 문지 푸른 문학
정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9월
평점 :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어긋나 있는 소년 소녀의 특별한 이야기 『포커스아웃 보이』
주인공 정진. 진은 태어날 때부터 특별했다. 얼굴이 모자이크 한 것처럼 흐릿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데 마치 초점이 날아가 얼굴이 흐릿하게 나오는 '포커스아웃' 현상처럼 보인다. 엄마와 아빠는 진이의 얼굴은 로딩 중이라며 기다려보자고 한다. 그렇게 고 2가 되었다.
진은 존재감이 돋보이지 않은 아이였다. 있지만 없는 것처럼. 사람들은 진을 자주 잊었다.
내 얼굴의 특수함이 오히려 나를 더욱 평범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평범하다는 건, 기억된다는 것이다. 좋아함을 당하고, 싫어함을 당하고, 미움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누가 좋아하기는커녕 미움받지도 못하는 나는 자주 잊힌다. (p.27)
진은 이때껏 흐릿하기만 한 얼굴에 누구와도 눈을 마주쳐본 적이 없는데.. 난생처음으로 두 눈이 마주친다. 우왁! 자신의 얼굴이 또렷해진 것 같고, 존재감이 커진 것만 같은 그 순간에 유리 누나가 앞에 있었다.
그런 감각은 난생처음이었다. 그 사실이 당혹스러웠다. 물론 나는 늘 존재해왔지만 누가 나를 똑바로 봐주는 느낌은 달랐다. 다른 사람들은 항상 이런 기분으로 사는 걸까? 밝은 빛이 내게로 떨어져 내 존재자 환히 드러나는 느낌이 설레면서도 불편했다. (p.32)
진은 유리 누나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유리 누나는 진이랑은 다르지만 자신은 세상과 싱크가 맞지 않는다고 한다. 진은 의아하지만 유리 누나와 함께 있으면 편안했다.
나는 늘 늦어. 어쩔 수 없이 늦어. 마치 세상이 그러기로 작정한 것처럼 늦어. 나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늦었대. 날 때부터 세상과 싱크가 맞지 않는 싱크아웃이었어. (p.67)
흐릿한 얼굴의 포커스아웃 보이 진, 세상과 박자가 맞지 않는 싱크아웃 걸 유리. 성장하고 치유하는 특별한 이야기 『포커스아웃 보이』 ..
꼭 훌륭한 누군가가 되지 않아도 괜찮아. 대단한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괜찮아. 그저 너로 존재하기만 해도 돼. 어쩌면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몰라. 네가 자신과 잘 지낼 때에만 그렇게 할 수 있거든. 그러니까 우선은 너 자신하고 잘 지내도록 노력해 봐. (…) 너를 그대로 인정하는 거지. 잘나면 잘난 대로, 못나면 못난 대로. 게임 캐릭터 지우는 것과 비슷해. 너를 잘 관찰하고 지켜보면 돼. 네 마음을 잘 들여다보면 돼. 분노 게이지가 올라가면 화가 났구나! 알아봐 주고, 기쁘면 기쁘구나! 왜 기쁜지도 알아봐 주고. 그렇게 슬플 때는 슬퍼하고 행복할 때는 행복해하면 되는 거야. (p.161~162)
아- 뭉클했던 문장.. 아니 이걸 나는 왜 몰랐을까.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고, 너무 늦게 알게 되었음에 새삼스럽게 또다시 씁쓸... 이렇게 자신을 들여다보며 내가 나와 잘 지낼 수 있게 해 주는 과정을 어른들이 좀 잘 알려주면 좋을 텐데.. 그러면 조금 더 괜찮게, 조금 더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지나온 날들에 대한 아쉬움이 커지는 것만 같다.
그러니까. 너무 공부만 하지 말고(?) 청소년 친구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진짜. 정말. 완전.
늘 존재감이 없다고 느낀다면, 뭔가 자신에 대해 혹은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면 읽어보면 좋겠다. 그리고 누구보다 청소년 친구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기대 이상으로 좋았고, 어른 아이인 나에게도 다정한 위로를 건네준 『포커스아웃 보이』
추천 추천. 완전 추천. d=====( ̄▽ ̄*) b
#포커스아웃보이 #정은 #문학과지성사 #청소년소설추천 #포커스아웃보이_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르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