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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ㅣ 래빗홀 YA
추정경 지음 / 래빗홀 / 2024년 11월
평점 :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추정경 신작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스스로 격을 갖춘 뒤 고양이를 만나길. (p.9)
이야기는 두썸띵 동물 병원에서 시작된다. 길연주가 오픈한 동물 병원에 대학 동창 서준이 동생 테오를 데리고 있어도 된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일을 하게 된다. 서준은 동물 복제 연구소에서 일을 했었는데 근친 교배로 태어난 백호 '티그리스'와 동생 테오는 깊은 유대감을 가지게 된다. 티그리스가 안락사를 당하게 되는 순간 동물들의 언어와 감각을 알 수 있는 고양이의 다섯 번째 능력을 얻게 된다. 하지만 갑자기 한국에 가고 싶다는 말에 서준은 어찌어찌 하다보니 연주의 동물병원에서 일해야만하는 이유가 있었다. 테오는 티그리스가 그렇게 된데에 충격을 받았고 마음의 상처가 깊어졌기 때문인데... 말은 하지 않았지만 연주는 테오에게 마음이 아프다는 걸 알았는지 몸을 쓰게 했다. 그 덕에 점점 밝아지는 테오.
몸보다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처방은 건강한 일상임을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루가 건강하게 되풀이되고, 그날들이 쌓이다 보면 마음의 병은 점차 치유될 수 있다.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몸을 건강하게 쓰는 일이 필요했다. (p.52)
그리고 주인공 고덕. 경찰이고 살해당한 고덕의 엄마 품에서 죽어가던 새끼 고양이로부터 '자신을 찾아달라'는 부탁과 고양이 언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받게 된다. 엄마의 죽음의 진실을 알아내려는 고덕은 길고양이들과 소통하게 된다. 그 덕에 납치된 아이를 구할 수 있기도 했다.
인간은, 인간이란 동물은 탈을 뒤집어쓰지 않고도 돌변한다. (p.63)
고덕과 테오.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고양이들을 보살핀다. 그러다 새끼 고양이를 찌르며 일부의 능력을 얻게 된 연쇄 살인마가 자신의 능력을 올리려 고양이들을 위협하고 해친다. 이를 막기 위해 천 년 집사가 되어야하는데.... 고덕은 천 년 집사가 뭔지도 모르겠고 도무지 반응이 없는데.. 고양이와 이야기를 많이 할 수록 고양이의 매력을 알아간다. 차가워 보이지만 따뜻한 본심이 있음을..
천 년 집사는 누가 될까.. 억압받는 고양이들을 구원할 수 있을까.. 점점 궁금해지는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초반에는 테오, 서준, 연주의 이야기가 잠깐 나오다(더 궁금한데...) 중후반에는 고덕의 이야기만이 흘렀다. 여러 에피소드들이 나오는데.. 특히 고양이와의 대화에는 현웃 터지게 만드는 재미 포인트가 있었다. 고양이와 인간의 대화가 이렇게 찰떡콩떡찹쌀떡일 일인가..ㅋㅋㅋ 고덕도 고양이도 서로에게 다정하지 않은 것 같은데 한없이 다정해.
"이름은 주인 집사가 지어 주는 거라며?"
"인간과 인연이 얽히면 더 이상 길고양이라고 할 수 없어."
"그렇다고 내가 너를 집으로 들인 것도 아니잖아."
"오라고 해도 안 갈 거니까 걱정하지 마. 빨리 이름이나 하나 지어."
"그냥 108동으로 하면 되잖아."
"장기 입원 환자 같은 그런 이름 말고. 좀 더 성의 있게 지어 줄 수 없어?"
"난 작명에 소질 없어."
"충고 하나 하자면, 이름을 부른다는 건 아주 큰 의미가 있어. (…중략) ."
"또, 뭘 그렇게 거창한 의미를."
"얼른 지어."
"그럼, 그냥 나비로 하자."
"한 골목만 털어도 줄줄이 뛰쳐나오는 게 나비란 이름이야. 경찰 인간, 너무 성의 없잖아."
"아, 놔ㅡ." (p.211~212)
(TMI.. 아하하하하핳하하하핳하..... 우리 집 고양이 이름 나비... ㅋㅋㅋ) 후에 108동이 아닌 누룽지란 이름으로 불러주는데 뭉클... (나 울어...) 아무튼. 고양이와 고덕의 대화에 웃음이 킥킥!! 아니 되게 무딘 것 같은 고덕과 고양이들과의 대화는 귀여운 대환장파티이면서도 뭉클하기도 했다.
이야기의 흐름에는 동물 복제, 동물 학대, 동물 유기 등 생명이 존엄성을 무시하는 인간들에 대한 팩폭을 보여주는 부분들이 많았다. 생각해 볼 문제들, 무시해서는 안될 문제들, 생명 존중 가치를 되새겨 볼 문제들이 담겨 있었다. 그런 문제들을 테오와 고덕을 중심으로 천 년 집사의 자격을 두고 펼쳐지는 전개되는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 쉴 틈없이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게 되는데.......어랏...?
아닠!! 읽음서 어째 고덕의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는 듯 싶었는데... 테오와 서준이 그리고 연주의 이야기가 갑자기 끊긴 것 같은 그런 기분도 들고 남은 페이지가 이제 얼마 안남았는데 결말이 보이지 않는다아.... 뭐지이... 아... 이번에 끝날 수 있는게 아니었던 그런 이야기였구나.... 우워.... 그럼... 2권은 바로 볼 수 있나요...? 언제쯤... 볼 수 있을지.... 아... 또 기다려야 하는거라니.... 어서요. 제발 어서요...... ㅎㅎㅎ
아유. 정말. 앉은 자리에서 그냥 다 읽어버린 책. 판타지, 추리, 미스터리를 넘나드는 몰입도 굉장한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 추천추천!!
(추정경 작가의 처음인 것 같은데 첫인상이 너무 좋아서.. 전작들이 넘나 궁금해서 또 주섬주섬 담아봅니다..... :D)
#천년집사백년고양이 #추정경 #래빗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