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따위 멸망해도 ㅣ 사계절 1318 문고 155
남유하 지음 / 사계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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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원고 일부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남유하 소설집 『세상 따위 멸망해도』






<숨은 머리 찾기> 

공포감이 담겨 있는 듯 한 제목. 죽은 자가 39일 째 되는 날 무덤에서 돌아오는데.. 돌아오는 모습은 두 가지라 한다. 살아생전의 모습 그대로 오거나, 머리가 없는 채로 오거나. 어떠한 모습이든 가장 소중했던 사람에게 온다는 점이 인정하면서도 특이한데.. 머리가 없는 채로 찾아온다면 죽은 자의 머리를 찾아 줘야하는 또 특이하면서 재밌는 스토리. 

엠마는 엄마아빠의 머리를 찾았지만 엄마에게만 머리를 돌려줬고 아빠에게는 그러지 않았다. 부모님을 같은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어쩐지 이기적이면서도 그러고 싶은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싶기도 하고... 흠... 그리고 죽는 순간에도 엠마를 원망했던 바이올렛은 엠마를 찾아와 나누는 그들의 속마음.. 어쩐지 가득한 그리움에 그들의 추억과 기억이 흩어지는 것만 같았다. 


어쩌면 죽은 이는 가장 소중한 사람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자기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오는 게 아닐까?  _ <숨은 머리 찾기>



<세상 따위 멸망해도> 


내가 가장 사랑한 사람이, 나를 가장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이 나를 해할 때, 인간에 대한 모든 신뢰는 무너진다. _ <세상 따위 멸망해도>


세상 마지막 날 이루어진 구남친과의 데이트. 세상에 둘만 있으면 좋겠다는 소원. 뭔가 풋풋한 10대의 사랑이 몽글몽글. 아무도 없는 세상이지만. 실제로 좋아하는 사람과 둘이 남았을 때의 기분이 어떨까하는 궁금한 마음이 생겼다. 낯선 세상에 둘만 남았다면 정말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ㅎ 


<비 오는 날> 

아빠가 실직한 이후 이상한 소리와 행동을 하는 엄마는 비만 오면 이상한 소리를 내고, 전을 부친다. 술에 취한 아빠는 엄마를 향해 욕설과 폭력을 행사했고 엄마의 흐느낌과 둔탁한 소리가 나지만 화자는 방 밖으로 나갈 용기가 없다. (휴..) 점점 가난에 가까워지는 집의 분위기. 아빠도 엄마도 변했다. 모두 음습하고 어두워졌다. 엄마는 비가 오면 전을 부친다. 재료는 정확하게 언급되지 않는다. 그저 상상할 뿐. 화자의 시선을 따라가면 전의 재료가 그것이구나 하게 되는.. 윽.. 처음부터 끝까지 불편한 상상을 일으키는 이야기.. 


엄마는 고개가 뒤틀린 각도 그대로 가스레인지 앞에서 전을 부치기 시작했다. 노릿하고 고소한 전 냄새가 난다. 목구멍으로 침이 꿀꺽 넘어간다. 그래도 먹지 않을거야. 나는 눈을 꾹 감는다. 개미가 기어가는 것처럼 손등이 근질거린다. 나는 오른손을 왼손으로 감싸 쥔다. 밖에서는 언제까지고 그칠 것 같지 않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_ <비 오는 날>



남유하 작가님만이 낼 수 있는 느낌이 가득 담긴 세 편의 이야기. 다른 이야기였지만 어쩐지 같은 이야기였던 것만 같은 기분. 

가정에서의 트러블, 친구와의 관계,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 등 현실에서 겪을 수 있는 일들로 전개되는 이야기였다. 결국 가족, 친구, 이성 등 각 단편의 등장인물들은 서로에게 사랑이라 말하며 애증이란 감정이 진하게 머물러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죽음을 통해 혹은 상대를 괴롭히고 소유하는 것만이 사랑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네. 정말.  관계라는 것이. 


남은 이야기들도 너무나 궁금하다.  :D 




#세상따위멸망해도 #남유하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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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
김유진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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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클럽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기억 회복술과 기억 제거술 두 의사의 대립 『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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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김수오. 브레인 임상 연구센터의 레지던트 4년 차이다. 교수들 몰래 엄마 김소희에게 '기억 회복술'을 집도한다. 수술하는 과정에서 엄마는 이미 누군가에 의해 뇌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술 이후 잊혔던 남편의 존재가 떠올라 괴로워하는 엄마를 보고 수오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던 중 기억 제거술을 시술하는 의사 주경재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 주경재가 30여 년 전에 발표했던 뇌과학 논문에 빠진 김수오는 주경재에 대해 궁금하고 관심 있어 한다. 김수오는 주경재의 의술을 갖고 싶어 한다. 김소희의 기억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주경재, 김수오, 김소희 이 세 사람에게 얽힌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김수오가 주경재에게 복수의 마음을 가지게 되면서 점점 긴장감이 더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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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스포는 NONO.... ㅎ)



어떻게 기억을 회복시키고, 기억을 제거할 수 있는 수술이 있을까. 이게 만약 가능한 일이라면 어디까지 원하는 데로 할 수가 있는 일일까..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정말 가능한 일이라면 기억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을 의향이 있으려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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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말 이런 시대가 온다면 정체성도 없고 혼란에 빠질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을 보관하는 자체부터 이미 혼란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보관된 기억이 분실이나 유출, 도난 등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야말로.. 대혼란...!! 나의 기억이 누군가에게 삽입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무섭다. 내 기억이 누군가에게 들어가 있다는 생각을 하니 소름.. 후들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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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뇌를 디자인하는 화가다. 기억을 도려내고 새로운 기억을 채워 주는 일, 그게 내 업이다. 내 손끝에서 뇌의 밑그림이 다시 그려지고 기억의 삼원색이 칠해진다. 내 의술은 의과 대학에서 배운 알량한 지식의 집합이 아니다. 신의 계시처럼 오직 나에게만 허락된 능력이다.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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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가지고 도려내고 채워내는 능력이 존재한다면 감히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가능한 일이라 가정하에 생각을 해봐도.. 정상적이지 않은 일이라 생각된다. (단호)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할 수 없는.... 기억 제거, 기억 회복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상식을 벗어난 일이라는 생각이... ㅎ 소설은 소설일 뿐...! 소설을 읽고 많은 생각들이 엉킨 건 또 첨이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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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와 의학, 스릴러 복수극의 정교함에 이 소설에 몰입하게 했다. 시간 가는가는 줄 모르고 읽은 소설 『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 .. 흥미롭고 몰입도 좋은 이 소설 추천 추천!! :) 



#스핑크스의왼쪽눈동자 #김유진 #북다 #스릴러 #살인범 #기억회복술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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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
김유진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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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회복술과 기억제거술의 대립. 얽히고 얽히는 스릴러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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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몫
장성욱 지음 / 득수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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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지 못하는 자 VS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 『기억의 몫』


중학생 시절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박선용. 특히 좀 과하게 괴롭혔던 임영빈. 그의 엄마는 과하게 보호했다. 

한편 프로게이머였던 선용은 인터넷 방송 진행자로 전향한다. 어느 날 방송에서 지난 학창 시절 괴롭힘을 당했음을 고백하는데... 


선용은 내내 기억에서 머물고 있는 반면 선용을 괴롭혔던 영빈은 결혼 준비하며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결혼 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영빈은 이상한 낌새를 느꼈고 그의 삶은 점점 무너지기 시작한다. 


엄마가 말했잖아. 너는 잘못을 한 게 아니야. 실수를 했을 뿐이지.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해. 그런 때를 위해서 엄마가 있는 거고. (p.84) 



우워... 엄마가 이래서 임영빈이가 기억을 못 할 수도 있는 게 아닐까. 아들을 보호한답시고 선용의 집에 찾아가 돈을 건네고. 심지어 후에 영빈의 엄마 유현정 씨가 영빈에게 한 말에 경악을.... 



"제가 잘못한 일이잖아요."

"누가 뭘 잘못했다는 거야. 엄마는 정말 이해를 할 수가 없네. 그건 실수였을 뿐이야. 생각을 해봐. 그 일에서 잘못된 사람이 누가 있니? 우리는 그 아이한테 기회를 준 거야." 

간사한 말이었다. 같은 '잘못'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잘못'한 사람과 '잘못'된 사람은 엄연히 다른 의미였다. 진짜 잘못은 실수라는 말로 교묘하게 포장되고 있었다. 영빈은 그런 말들에 속으면 얼마나 안락한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모르고 속으면 멍청한 인간이 되어고, 알면서도 속으면 비열한 인간이 될 뿐이었다. 양쪽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  (p.96) 



이게 무슨 말이야. 기회를 준거라니. 어떻게 그게 기회를 준거야. 어떻게? 이해할 수 없.. 다.. 정말.. 



영빈과 선용의 대면에서는 긴장감이 흘렀다. 영빈은 지난날 자신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선용에게 어떻게 했는지, 어떤 말로 폭력을 가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휴...) 선용은 영빈에게 자신이 받았던 행위들을 그대로 돌려주려 했다. 말과 행동으로 모두. 


"나는 언제나 네가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어. 그리고 유명해질수록 그러기를 더 바랐지. 어떤 이유에서건 나를 보며 불편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어. 겨우 그 정도가 내가 생각한 복수였던 거야. 그런데 너한테는 이게 다 기억조차 못 하는 일이라니."  (p.229) 


그러게. 얼마나 기가 차고 화가 날 거야. 선용의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혹시라도 그가 보다 더 과한 폭력을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헉....!!!!! 선용의 분노가 느껴지는 엔딩... ㅠㅠ 그런데... 읽다 보니 반복적으로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 영빈을 보니.. 혹시 선용의 기억이 잘못된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는..


선용은 영빈에게 복수를 했다. 하지만 엔딩은 영 찝찝하고 우울하다. 그럴수밖에 없었나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아 이해를 못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학교 폭력은 어떤 이유에서건 있어서는 안 될 일인데.. 친구들하고 웃으며 추억 쌓기도 바쁜데.. 왜들 그렇게 꼭 하나씩 그런 애들이 있는 건지... 심지어 가해자들은 기억도 못 해. '기억의 몫'은 오로지 피해자만이... 휴 휴...


해선 안될 일을 구분할 정도의 판단력이 있을 텐데..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않아야지 말이야.. 그것도 그렇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영빈의 엄마가 영빈의 인생을 더 망친 셈이 아니었을까 싶다... 쯧... 제발 사람답게 생각이란 걸 하면서 살자요.... 상식적인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몰입도가 좋아서 앉은 자리에서 금방 읽었다. 오! :)


#기억의몫 #장성욱 #득수 #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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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놓고 돌을 쥐다 - 당신의 삶이 슬픔과 허무함으로 흔들릴 때 건네고픈 그림에세이집
서빈 지음, 국향 그림 / 득수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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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시가 되지 못한 문장들. 파편같은 문장의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책이 된 그림에세이 『꽃을 놓고 돌을 쥐다』 


문장들에게서 온기가 느껴진다. 함께 담긴 그림도 가만히 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감정을 느낄수 있고,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게 되는 것 같다. 뭔가 애쓰는 마음을 꺼내어 어루만지고 싶어지고 페이지마다의 문장들에 가만히 기대고 싶어졌다. 



☆★ 문장 감상 타임-!! 


약속이란 말, 언약이란 말, 맹세란 말. 짧고 가느다란 새끼손가락이 감당했던 것들이다. 그것들에게는 왔다가 가버린 바람의 냄새가 난다. (p.23)


새끼손가락의 감당이 생각보다 많네.. 왔다가 가버린 바람의 냄새는 어떤 냄새일까..? 오와.. 정말 시적인 예쁜 시선... 

아침에 가출했던 문장 한 줄이 저녁에 돌아왔다. 

하루를 백년처럼 떠돌다가 신발도 없이 어둠에 끌려왔다. 

보고 들은 것들, 만지고 밀어낸 것들을 모두 잊었거나 잃어버린 채, 

형용사 하나도 데려오지 못했다. 

닦아도 닦아도 등피가 뿌연 밤이 폐허처럼 멀어졌다.  (p.54)



아침에 가출했던 문장 한 줄이 저녁에 돌아왔다니..... 히야... 문장 너무 좋다.. 


해가 지고 밤이 시작되면 어둠은 총구처럼 다가온다. 

어둠은 에두르지 않는다. 

어둠은 직진한다. 저벅저벅 군화소리를 거느리고서 거침없이 온다. 

다급하게 커튼을 친다. 

그리고 고요한 항복의 자세로 엎드려 칠흑빛 완전한 어둠에 복종한다. (p.99)



어둠이 오는 과정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다. 어둠에서도 모양새와 소리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페이지의 문장.. 멋있다..  :D 



언젠가 나중에 내 삶에 허기가 생겼을 때 다시 건네고 싶어졌다. 문장과 단어의 기분에 시선의 끝이 닿았다. 슬프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했다. 자책과 원망도 있었고 그 기분을 따라가다보면 나의 어떤날의 기분이 떠올랐다. 함께 느껴보자는 식으로. 그래서 좋았다. 나도 그랬다며 같이 비슷한 상처를 끌어안아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고. 뭐. 읽는 사람마다 다른 느낌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기대보다 참 좋았던 책 『꽃을 놓고 돌을 쥐다』




#꽃을놓고돌을쥐다 #서빈 #득수 #그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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