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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 - 상처 입은 동물들을 구조하며 써내려간 간절함의 기록
김정호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1월
평점 :

동물들을 구조하며 써내려간 간절함의 기록 『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의 공존을 향한 마음을 담은 에세이다. 김해 실내 동물원에서 갈비뼈를 드러낸 채 가쁜 숨을 몰아쉬던 '갈비사자 바람이'를 구조한 김정호 수의사. 전에 뉴스로 본 적이 있는데 영상으로 보았던 바람이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훠우) 지금은 청주동물원에서 편안한 여생을 지내고 있다는 바람이.
사자 바람이 외에도 웅담 채취용 사육곰 구조, 하늘을 실컷 날아야하는데 죽어서야 돌아간 흰꼬리수리 관우.. 식당 앞 구경거리로 데려온 곰.. 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을 구조하고 상처를 치료해 준다. 각기 다 달랐는데 야생동물, 큰 동물들의 마취의 부작용은 긴장감이 들었다. 구조하기 위해, 살리기 위한 행위가 폐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하니.. ㅠ
과거 수의대생 시절 실습 개의 마지막을 대하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고.. 뙤약볕에 짧은 줄에 묶여 있던 수박이도... 다발성 종양이 가득해 고통스러워하던 먹보의 마지막 날의 모습도.. 모든 페이지의 순간이 안쓰럽고 아팠고 씁쓸했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눈물없이 볼 수 없......) 그 틈에 담긴 저자의 다정함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
동물 종별로 공통된 특성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개체마다 보내는 일상은 조금씩 다르다. 같은 고양잇과 맹수라도, 커다란 물새장에서 함께 지내는 새들이라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하루를 산다. 자기만의 일상을 오롯이 누릴 수 있을 때 동물들은 비로소 평온하다. 동물을 돌보는 일은 동물들이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돌본다는 것은 개체별 특성을 이해하고 필요한 것을 해주며 끝까지 책임지는 일이다.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많은 애를 써야 하고, 기쁨은 잠깐이며, 오래 슬프고 종종 그립다. (p.226~227) _ 에필로그
책을 읽기 전에는 그냥 단순하게 '동물원은 동물들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뒤에는 무거운 마음이었고, 생각의 정리가 쉽지 않았다. 인간에 의해 동물원이라는 울타리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과연 그들은 어떤 마음일까.. 인간을 원망하지는 않을까.. 희망, 행복.. 그런 활기찬 단어들은 스치지도 않았다. 그런 그들의 삶에 저자이자 수의사인 김정호님의 노력과 그들을 향한 마음이 닿아 조금은 덜 고통받고 조금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ㅠㅠ
모든 동물들이 편안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늙고, 아프고, 장애가 있는 동물들 모두가. 너무너무 맞는 말씀. 하지만 사람이 사람에게도 그러하듯이.. 약하고 늙고 아프고 장애가 있는 동물들에게도 자연스럽게(사람이 사람한데 하듯이...) 소홀하고 멀리하고 관심이 적어지는 것 같다. 그러니까 뭐랄까. 아직도 내 주변의 몇몇 어른들은 너무 차갑다. 반려동물에게조차 그깟 개-라는 말도 서슴치않고.. (제발. 그러지말아주세요옼!!!!!!!!) 하아- 그래서그런지.. 그런 어른들이 바뀌지 않으면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세상..
이 책을 읽고 저자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닿아 우리가 세상을 바꾸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솔직히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손톱만큼이라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일부만 노력해서는..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짙게 올라왔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자꾸자꾸 언급하고, 조금 더더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행동하면 인간과 동물 모두가 편안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하고.. (그래도 꽤 어려운 문제이긴 한 것 같다...ㅠㅠ)
동물원이 있어야 한다면 사람이 아니라 야생동물에게 필요한 장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가 있거나 노령인 야생동물이 여생을 보내는 곳, 다친 야생동물이 치료를 받고 자연으로 복귀하기 전 적응훈련을 받는 곳, 방문객들이 이러한 야생동물을 경험하고 같이 살아갈 방법을 고민해보는 곳이면 좋겠다. (…) 자연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p.142~143)
사담이지만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지내고 있는데 그것도 꽤 노력이 필요함을 느낀다. 시간도 마음도 돌봄에 꽤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구나를 절실히 크게 느끼는 요즘.. (시작은 내 의지가 아닌 떠밀리듯이 맡게 되었지만..) 지금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필로그의 문장에 공감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저자이자 수의사 김정호님의 진심이 닿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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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