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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호장룡 수퍼비트 [dts]
리 안 감독, 양자경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20705193152980.jpg)
영화 <와호장룡((臥虎藏龍: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이안, 2000)> 중 대나무숲 결투 장면.
푸른 하늘과 초록색 숲, 주인공들의 백의와 함께 한편의 수묵화를 그려내고 있다.
리무바이(주윤발)와 용(장쯔이)은 고층 빌딩숲을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처럼 대나무 숲속에서 자유자제로 날아다닌다. (홍콩영화사, 최대 걸작 영화 <협녀(俠女: A Touch Of Zen, 호금전, 1969)>의 대나무숲 결투 장면을 리메이크했다.)
다소 과장된 액션이지만 옷 찟어지고 멍들고 피 튀기는 지저분한 액션을 주도했던 무협영화가 춤을 추듯이 '선'을 만들고 '곡선'을 창조했다는 것은 대단히 혁명적인 성과로 인정될 것이다.
이미 동양인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던 오락물에 불과했던 무협장르가 이 영화를 통해 미학적 차원으로 탈바꿈 되었다. 왕두루(王度盧)의 무협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와호장룡>은 무협영화라고 하면 이소룡의 영화로 단정지워버리는 서양 관객들에게 가치관의 전환를 가져다 준 영화이다. (물론 서양인들이 친숙하게 받아 들이는 데에는 거대 헐리우드 자본이 한몫했지만...)
배우의 움직임과 화면의 색채는 칭찬할 만하지만, 그에 비해 영화의 알맹이는 그리 대단하지 않다. 항상 동양배우들의 강점으로 여겨졌던 묵시적인 연기에 무게감이 없으며 단조로운 서사구조가 뭔가 허전한 감을 남겨놓는다.
지붕 위를 날아다니는 공중 결투신과 함께 유려한 대나무숲 장면이 연출된 데에는 음악 역시 큰 기능을 해 냈다. 다크 엔젤(Fallen, 1998), 영웅(英雄: Hero, 2002) 등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영화음악가 탄 둔 (Tan Dun)과 장르를 넘나드는 첼리스트 요요마(Yo-Yo Ma)가 음악을 담당했는데, 단조로우면서도 강한 비트를 만들어 내는 타악기와 현의 선율은 오케스트라의 웅장함 못지않게 영상을 훌륭하게 받쳐주고 있다.